먼 산 불구경, 국내제조업체 62% 4차산업혁명 대응책 마련 못해
먼 산 불구경, 국내제조업체 62% 4차산업혁명 대응책 마련 못해
  • 손영남 기자
  • 승인 2018.06.26 0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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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제조업체의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인식 및 대응 현황’
국내 제조업 10곳 중 6곳, 4차 산업혁명으로 고용 감소 우려

 

한국은행의 조사결과 우리나라 제조업체들의 4차산업혁명 대비 준비는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닌 것으로 집계됐다.. 

[아웃소싱타임스 손영남 기자] 국내 제조업체들 중 절반 이상이 4차 산업혁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는 있지만, 정작 대응책 마련에 앞장 선 회사는 과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제대로 된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하는 이유는 기술역량부족이나 핵심인력 확보 부재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25일 한국은행은 6월 지역경제보고서를 통해 ‘제조업체의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인식 및 대응 현황’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응답한 기업의 경우, 4차 산업혁명이 각 업체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57.9%가 중요하다고 봤다. '매우 중요하다' 6.3%와 '중요하다'는 51.7% 응답을 합친 수치다. 28.4%는 '중요하지 않다'로, 13.7%는 '잘 모르겠다'로 응답했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알고 있다'고 응답한 업체의 69.7%, '들어보았다'고 응답한 업체의 38.0%가 중요하다고 응답해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수록 각 업체에 미칠 영향이 클 것으로 판단했다. 

자료 한국은행

4차 산업혁명이 각 업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응답한 업체들은 긍정적 영향으로서 '생산성 향상'(26.1%), '생산비용 절감'(23.3%), '고객의 다양한 니즈 충족'(17.3%) 등을 들었다. 부정적 영향으로는 '신규투자 관련 비용 증가'(39.0%), '경쟁 심화와 수익성 악화'(20.2%), '사업환경의 불확실성 확대'(18.5%) 등을 제시했다.

자료 한국은행

하지만 이들 가운데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실행 중인 곳은 절반도 안됐다. 4차 산업혁명 영향력이 중요하다고 응답한 업체 중 25.6%만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었다. 계획 마련 이후 실행 직전이라고 답한 기업은 12.2%였다. 10곳 중 6곳 이상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지 못하는 있다는 것이다. 

대응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응답한 기업이 43.6%로 가장 많았다. 어떤 대응도 하지 않고 있다고 응답한 곳도 18.6%로 적지 않았다. 

자료 한국은행

중요성을 알면서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로 기업들은 '기술역량 부족(29.9%), '핵심인력 확보 애로(21.3%), 국내 인프라 부족(17.5%), 투자자금 부족(16.0%), '정부 지원정책 미흡'(10.4%) 등의 순으로 답변을 내놓았다. 

업종별로 대응 계획을 수립한 업종 비중은 자동차(52.6%), 석유화학·정제(50.0%), 정보기술(IT)(42.3%)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반면 철강, 조선, 기계장비 등 최근 구조조정 등으로 부진을 보이는 업종은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곳이 절반을 넘었다.  

4차 산업혁명이 고용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업종별로 다른 반응을 보였다. 전통적인 제조업인 석유화학·정제, 자동차, 철강, 조선 등은 인공지능(AI), 로봇 등이 일자리를 대체하면서 고용 감소를 예상하는 비중이 높았다. 하지만 IT 업종은 오히려 관련 산업 활성화로 고용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전체적으로는 고용이 감소할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 비중이 59.0%로 절반을 넘었다. 고용이 늘어날 것이라는 응답 비중은 15.4%에 그쳤다. 고용 감소를 예상한 업체 중 정규직·풀타임직은 61.8%, 계약직·임시직·일용직은 38.2%가 4차 산업혁명으로 고용이 줄어들 것으로 봤다. 반면 고용 증가를 예상한 업체들 가운데 정규직·풀타임직은 89.5%가 고용이 되레 늘어날 것이라고 답했다.

자료 한국은행

이번 보고서는 한은 15개 지역본부가 지난 5~6월간 지역 내 대표적인 272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규모별로는 대기업이 138개, 중소기업이 134개였다. 업종별로는 IT 37개(13.6%), 자동차 30개(11.0%), 석유화학·정제 29개(10.7%), 기계장비 26개(9.6%), 철강 22개(8.1%), 조선 12개(4.4%), 기타 업종 116개(42.6%)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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