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 쥐들은 굳이 난파선에 오르려는 걸까?
왜 그 쥐들은 굳이 난파선에 오르려는 걸까?
  • 손영남 기자
  • 승인 2018.07.13 05: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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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소싱이 사양산업?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소리

[아웃소싱타임스 손영남 기자] 먼 항해를 떠나는 배에 탑승하는 것은 인간만이 아니다. 마치 노아의 방주처럼 수많은 동물들이 알게 모르게 함께 동승하는 탓이다. 그런데 그 배에 사고가 생긴다면 어떻게 될까? 그때까지 남는 것은 인간뿐이라고 한다. 함께 탔던 다른 동물들은 사고 전에 배에서 하차하기 때문이라는 것. 대표적인 동물이 바로 쥐다.

인간은 미처 느끼지 못하지만 쥐들은 머지않아 닥칠 위험을 미리 예견하고는 누구랄 것도 없이 일사분란하게 난파선을 탈출한다는 것은 너무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래서 경험 많은 선원은 자신들의 배에 쥐가 보이지 않게 되면 곧 거대한 해일이나 미증유의 풍랑으로 인해 배가 가라앉을 것을 점치곤 한다. 

요즘 세간에서는 아웃소싱산업을 바로 이 난파선에 비유하곤 한다. 얼핏 보면 그럴 수도 있다. 장려는 못할망정 발목을 잡는 온갖 규제들이 넘실대고 업계 내부에서도 그런 비관적인 시선이 없는 것은 아니니까.

그렇다면 정말 아웃소싱산업은 가라앉게 되는 걸까. 혹자들이 말하듯 사양산업이란 단어 하나로 규정해도 좋은 것일까?

우리보다 앞서 아웃소싱산업을 키워온 해외의 사례를 보면 그에 대한 대답은 ‘No’일 수밖에 없다. 

아웃소싱이 정말 사양산업이라면 다른 선진국에서도 그래야만 옳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선진국의 경우 갈수록 아웃소싱산업의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 그를 잘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이 시대의 화두인 4차산업혁명을 연구하는 학자들 역시 이와 비슷한 의견을 표명하고 있다. 4차산업혁명 시대가 오면 정규직은 줄어들고 오히려 프리랜서,임시직으로 대변되는 아웃소싱 인력들이 득세할 것이라는 주장이 그것이다.

눈으로 드러난 모든 징표는 아웃소싱 산업이 절대로 사양산업이 아님을 입증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만 왜 그렇게 느끼는 걸까?

개인적으로는 과도기를 거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믿고 있다. 대한민국은 더 이상 연간 성장률이 10%를 넘는 고성장 국가가 아니다. 현재 대한민국은 고성장, 수출 무역 중심, 제조업 중심이 아닌 저성장, 내수경제, 서비스업 중심으로 탈바꿈하는 나라가 아닌가. 주변 환경이 변하면 노동 환경도 변하는 것이 자연스런 이치다. 

문제는 그 과정이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너무 빠른 변신을 시도하다 보니 연착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뜻이다. 

너무 빠른 속도로 착륙을 시도하다보면 어쩔 수 없이 그만큼의 충격음이 전해지게 마련이다. 결국은 착륙에 성공할 것이라는 것은 해외의 사례를 보면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물론 업계 내부에서도 그에 따른 노력은 필요하다. 지금까지 해왔던 구태의연함은 버리고 전문적인 노하우를 갖춘 프로페셔널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이 그것이다.다행히 최근 업계 내부에서도 이런 움직임들이 심심찮게 포착되고 있다. 그러니 믿고 기다릴 일이다.

사족 하나. 기자의 지인 중 몇몇이 최근 아웃소싱 사업에 관심을 갖고 열심히 공부를 한다는 말을 들었다. 그들은 모두 자신의 분야에서 베테랑 소리를 듣는 유능한 인재들이다. 배울 만큼 배웠고 일할 만큼 일한 프로들이란 이야기다. 그런 그들이 아웃소싱 산업을 눈여겨 보고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몇 번을 고쳐 생각해봐도 그들은 가라앉는 난파선에 오를 만큼 어리석지는 않다. 아니 너무도 현명해서 문제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다. 아웃소싱산업은 절대 난파선이 아니라는 것. 그것 말고는 이를 설명할 방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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