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기도 설워라커늘 일조차 못하게 하실까
늙기도 설워라커늘 일조차 못하게 하실까
  • 손영남 기자
  • 승인 2018.07.30 0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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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연장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할 때 

[아웃소싱타임스 손영남 기자] 어눌한 목소리엔 힘이라고 실려 있지 않다. 내가 그를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목소리뿐. 말하는 주제나 목소리의 노화로 판단해보면 그는 대략 66세 내지는 67세 정도인게 분명하다.

“우리가 가서 말해봐야 들어도 주지 않으니 기자님이 가서 따져주시면 안 될까요? 아무래도 기자님 말은 들어줄 것 아닌가요?”

밑도 끝도 없는 이야기다. 무언가 억울한 일이 있는 모양인데 처음부터 이렇게 말하시니 도통 무슨 일인지 알 수가 없다. 조금은 달래서 내용을 들어보니 교육기관에서 일하는 분이신 것 같다. 조금 더 상세한 정보를 여쭤보고 싶었지만 말이 워낙 횡설수설이라 더 이상의 정보를 알아내기는 힘들 것 같다. 

아무튼 결론은 그랬다. 

자신은 모 교육기관에서 일하는 65세를 넘은 근로자인데 사용업체에서는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로 1년 단위의 계약만을 용인한다는 것이다. 다른 젊은 근로자들에겐 그런 식으로 하지 않으면서 왜 자신들-그분의 표현대로라면 늙은 것들-에게만 그러느냐는 것이다. 

잘은 모르지만 이건 불공평한게 아니냐는 말이었다. 주변에 물어보니 교육청에 가서 따져야 한다는데 교육청이 어딘지도 모르고 누구를 찾아가야 되는 지도 모른다는 게 그분의 말이었다. 무엇보다 자신들이 가서 이야기해봐야 들어줄 것 같지 않으니 기자인 내게 그 일을 대신해 달라는 것이 그의 말이었다.

사정은 딱하지만 그건 내 영역 밖의 일이었다. 그를 채용하고 있는 기관이 법을 어긴 것도 아니었고 이해관계가 없는 내가 해당 교육청에 가서 따질 수 있는 일도 아니잖은가. 

기껏 해줄 수 있는 일이라곤 교육청에 가서 문의를 해보란 정도가 다였다. 그렇게 통화는 끝났다. 능력에 차이가 있는 것도 아니고 단지 나이 때문에 제대로 된 대접을 못받는다는 게 합리적인 걸까.

백세시대다. 평균 수명만 놓고 봐도 남성 78.5세, 여성 85.1세로 평균 81세를 사는 세상이다. 병 없이 사는 기간을 뜻하는 건강수명도 73세. 그러니 적어도 70세까지는 팔팔하게 일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회사들은 60세 정도면 일을 그만두라고 말한다. 

한가지 다행스러운 건 최근 법원이 육체노동자의 정년을 65세로 규정한 판결을 내놓았다는 점이다. 물론 그게 모든 회사에 65세 정년을 강제할 수 있는 효력을 가지지는 않지만 적어도 그에 대한 경각심은 불러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만은 분명하다. 

일자리가 없어 사회문제가 되고 있지만 정작 사람을 찾는 회사 입장에서는 사람이 없이 골머리를 싸매는 경우도 다반사다. 그를 해소할 수 있는 대안 중 하나가 정년 연장일 수도 있다.

물론 많은 사업주들이 정년연장에 대해 부담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많은 경험을 지닌 사람들이니 임금도 신경써야 하고 몸을 쓰는 직종이라면 느린 반사 신경 때문에 사고를 당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러나 그건 기우다. 3-40대 못지않게 정정한 6,70대가 얼마나 많은가. 

너무 상투적이지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요즘이다. 심각하게 정년연장에 대해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 있다면 바로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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