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콜센터 상담원 자리 뺐는 챗봇? 공존의 묘 찾기 시급
[기획] 콜센터 상담원 자리 뺐는 챗봇? 공존의 묘 찾기 시급
  • 이윤희 기자
  • 승인 2018.08.16 1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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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봇 도입 통해 업무효율 증강과 인건비 절감 동시 구현
24시간 응대 가능한 불평없는 일꾼 챗봇 선호 경향 늘어나
챗봇 활성화가 새로운 일자리 창출 출구가 될 수도 있어
카카오가 8월 8일 '카카오 i 오픈빌더' 시범테스트 성과 발표를 통해 고객상담 업무가 10% 감소했다고 밝혔다. 챗봇이 활성화 될 경우 고객상담 업무 등 인력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카카오가 8월 8일 '카카오 i 오픈빌더' 시범테스트 성과 발표를 통해 고객상담 업무가 10% 감소했다고 밝혔다. 챗봇이 활성화 될 경우 고객상담 업무 등 인력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아웃소싱타임스 이윤희 기자] 사람이 아닌 기계가 응답하는 세상, 챗봇이 구현해낸 신풍경이다. 이는 기술의 진화에 따른 자연스런 흐름이지만 문제는 이로 인해 인간의 일자리가 위협받게 된다는 점이다. 

업무량이 줄어들면 당연히 거기에 투입된 인원이 사라질 수밖에 없다. 일차적인 피해자는 관련 업무를 진행하던 고객상담센터의 종사자들이다. 어느날 불쑥 챗봇이 차지해버린 자신의 책상을 돌려받을 길이 막막해지는 것이다.

동시에 울상을 짓는 곳도 있다. 해당 분야에 파견·도급을 주로 하던 아웃소싱 업체들이다. 그들 역시 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고객센터 관련 인력파견을 주로 진행하는 아웃소싱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고객상담 쪽이나 유통 쪽에 챗봇이 가시화되면서 파견이나 도급직은 물론이고 직접고용근로자까지 인력 자체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하며 "기술의 발달은 피하거나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있는 문제가 아니다"고 한탄했다.

이어 그는 "사람이 하는 고객상담 업무가 전부 사라지진 않겠지만 숫자는 분명히 감소할 것"이라며 "단순 정보 안내는 챗봇이 대신하고 전문적인 상담이 필요한 분야에 인력이 투입될 것이다. 그만큼 아웃소싱 기업도 전문성 갖춘 인력을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래저래 아웃소싱업계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다. 그러나 기술의 진보에 따른 직업 형태의 변화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피할 수 없다면 그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고 공존의 묘를 찾는 지혜가 필요하다. 

■ 챗봇 사용에 적극적인 유통업계 속사정
 유통업계 등 여러 산업분야에서 챗봇도입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여러가지다. 일단 인공지능을 이용한 챗봇을 통해 24시간 일대일 고객 응대 서비스가 가능해짐으로써 고객들과의 소통이 한결 용이해진다는 점이다. 또한 관련 업무 종사자들의 업무 재배치를 통해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도입 사유가 된다. 

금융권, 유통업계 등 각종 산업 분야에서 챗봇 도입이 본격화되고 있다.
금융권, 유통업계 등 각종 산업 분야에서 챗봇 도입이 본격화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과 롯데백화점은 지난해부터 각각 'S마인드'와 '로사(LOSA)'를 선보이며 소비자 상담 챗봇을 활용하고 있다. 밝혀진 바에 따르면 챗봇을 도입한 후 신세계몰은 하루 평균 전화문의가 9.5%, 이메일 상담이 32.4% 감소하는 성과를 보였다.

이렇듯 챗봇은 고객상담업무의 효율화와 함께 인건비 감소를 구현해낸다는 장점이 있다. 때문에 금융, 유통, 외식업계 등이 적극적으로 챗봇 도입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도입 단계에 있는 '딥러닝 방식' 챗봇의 정확성 문제와 더불어 디지털 처리 방식에 따른 안전성 논란은 챗봇이 해결해야할 주요 문제로 언급되고 있다.

축적된 빅데이터를 통해 내용을 학습하여 보완하는 '딥러닝' 방식의 경우 초기 정보가 적은 상용화 초기 단계에서는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상용화 전 많은 시나리오와 질문에 따른 대답을 사전 입력하더라도 천차만별의 상황을 모두 담아낼 수는 없기 때문이다.

현재 금융권에 도입된 챗봇의 경우 일반적인 질문 내용에서 벗어난 응용식 질문에는 응답 처리를 못하는 등 취약한 면모를 나타냈다.

다음으로 짚어야 하는 부분은 챗봇의 안전성 문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금융계 챗봇 도입기업 중 법규위반 회사는 없었으나 개인정보 보호조치 및 정보주체의 권리보장 절차가 미흡한 것으로 밝혀졌다.

해외 챗봇 투자자인 앤드류 롤린스는 "웹사이트의 경우 SSL인증서 시스템과 인증서를 관리하는 인증기관들을 통해 사용자와 브라우저 간 암호화를 확인하는 프로토콜이 마련되어 있지만, 챗봇의 경우 아무 것도 없다"고 지적했다.

챗봇용 SSL이 없기 때문에 해커가 인증을 받은 챗봇을 가장해도 사용자가 이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챗봇 업계 관계자는 "챗봇이 시범테스트를 거치지 않고 상용화할 단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디지털화, 선진화 이미지를 위해 사용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한다.

제시된 것처럼 아직 챗봇의 한계는 명확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챗봇 시장은 빠르게 활성화될 것이다. 

국내 챗봇 관련 전문기업인 원더풀플랫폼의 디렉터는 "챗봇은 개인정보보호 부분 정도만 제외하면 다른 신기술 분야에 비해 정부의 제도적 제약도 까다롭지 않고 도입될 수 있는 분야도 무궁무진하다"며 챗봇의 활성화를 확신했다.

실제로 해당기업은 외식업계 등에 챗봇 프로그램을 도입, 제공하고 있으며 올해 국방부 주관 정부 행사 2곳에서 챗봇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원더풀플랫폼은 중국 챗봇 제조업체와 독점 계약을 통해 챗봇 하드웨어를 국내 유통 중이다. 사진은 원더풀플랫폼이 유통중인 챗봇 기기
원더풀플랫폼은 중국 챗봇 제조업체와 독점 계약을 통해 챗봇 하드웨어를 국내 유통 중이다. 사진은 원더풀플랫폼이 유통중인 챗봇 기기

■챗봇 안착 후 인력감소, 소프트웨어 전문관리자 확대
상용화 시기와 제도적 장치 마련에 대한 갑론을박이 존재하지만 이미 전세계가 챗봇을 활용하고 있다. 발전 단계인 챗봇산업이 과도기를 거쳐 안정적으로 안착될 날이 머지 않았다는 뜻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챗봇이 안정적으로 활성화 될 경우 가장 우려되는 것은 역시 '인력대체' 문제다. 현재 시범테스트 단계에 있는 카카오의 챗봇 프로그램도 고객센터 업무의 10%를 감소시키는 효과를 달성할 만큼 향후 업무감소 효과는 더욱 증대될 것이 유력하다.

업무량이 줄어든 분야에 인력감소는 불 보듯 뻔한 예측이다. 고객센터의 경우 업무적 특수성으로 인해 24시간으로 운영되어야 하는 점을 비롯하여 고객 응대시 발생되는 감정노동자들이 인권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기업들은 최저임금상승과 근로시간 단축으로 상승된 인건비 문제와 근로자들의 인권 문제로 발생할 수 있는 기업 이미지 저하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인력을 대체할 챗봇 도입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7월 23일 경기도 판교에서 진행된 '핀테크 활성화를 위한 현장 간담회'에 참석한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직접적으로 "챗봇이 인력을 줄게하지 않겠냐"고 언급할 만큼 이미 챗봇은 상당 부분 인간의 영역을 잠식한 상태다.

이처럼 부정적인 시각에서 본다면 챗봇과 인간의 공존은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지만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다. 

챗봇의 활성화가 새로운 일자리 창출의 출구가 될 수도 있다는 의견이 그것이다. 챗봇이 사람이 하던 업무를 대체하면서 해당 분야의 인력은 감소하지만, 챗봇 도입을 위한 전문 인력은 새롭게 필요해진다는 것.

경기도 광명시는 지난해부터 '챗봇 트레이너' 양성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챗봇 프로그램이 시중에 상용화 되기 전 다양한 질의응답을 통해 시나리오와 데이터 구축을 마련하는 작업을 진행하며, 챗봇을 활용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사용방법을 교육하게 된다.

이에 대해 양기대 광명시장은 "챗봇 트레이너처럼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창의적인 일자리 등 시대 변화에 맞는 새로운 일자리를 꾸준히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챗봇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전문적으로 다루게 될 인력도 필요해진다.

현재 챗봇 관련 유통을 진행중인 기업 관계자는 "단순 Q&A 챗봇이 아니라 기업에서 사용될 정도의 전문화된 챗봇 프로그램을 커스트마이징 하는 작업이나 하드웨어를 현장에 설치하고 적용시키는 일은 전문가가 필요하다"며 이와 관련된 전문 인력이 확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실제로 챗봇을 유통하면서 이 부분을 다루는 물류 인력은 확대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최근 챗봇을 도입한 일부 기업들은 안정성, 정확성의 문제로 보수공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명확하다. 챗봇 도입 자체를 무효화 하지는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인 셈이다. 인건비나 업무 효율성 문제와 함께 최근 소비자들 또한 면대면 접촉보다 챗봇을 선호하는 성향이 높기 때문에 기업들은 챗봇 정착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다행스럽게도 아직 챗봇 등 신기술은 발전하고 있는 상태이다. 이는 곧 신기술이 가져올 일자리 변화에 대처할 시간이 남아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해외 챗봇 투자자 앤드류 롤린스가 "구현할 것에 대해 많이 생각해야한다. 모든 것이 구현된 후 무엇을 되돌려 구성하기란 어렵다"고 언급한 것처럼, 활주로에 오른 챗봇 산업이 정착화 되기 전, 챗봇이 가져올 일자리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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