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물류시장 장악해 나가는 '물류로봇'의 득과 실
[기획] 물류시장 장악해 나가는 '물류로봇'의 득과 실
  • 손영남 기자
  • 승인 2018.08.24 0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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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 프로세스의 혁신 원한다면 피할 수 없는 선택
"로봇 기술 더 발달하면 일자리 손실 불가피" 전망도
인간과 로봇의 역동적 협업이 이뤄지는 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번은 거쳐야 할 과정.. 새로운 일자리 창출로 극복해야
아마존의 물류로봇 키바. 물류시장에 혁신을 불러온 장본인이다.

[아웃소싱타임스 손영남 기자] 전화 한통 혹은 클릭 한번으로 물건을 구매하는 세상, 홈쇼핑이 바꿔놓은 일상의 단면이다. 이에 따라 덩달아 유망 산업으로 주목받는 산업이 물류 산업이다.

현재 물류 산업은 비약적인 성장세를 이뤄내고 있다. 국가미래연구원에 따르면 세계경제의 폭발적인 성장이 물류수요를 증대시키고 2020년까지 세계 물류시장 규모는 약 8조 1천만 달러까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국내 물류시장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현재 국내 물류 시장 규모는 연간 110조원에 달하고, 물류 전문 인력 수요는 제조업에서 3만여 명, 유통업에서 1만여 명에 이를 정도로 그 덩치를 과시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물류산업의 급성장은 온라인 쇼핑 확대, 택배와 같은 신규 서비스 확대 등에 기인한다. 

앞으로도 이 기조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 걱정되는 부분이 없는 건 아니다. 최근 국내 물류 산업은 급격한 양적 성장세와는 달리 질적 성장은 다소 정체된 상황이다. 무엇보다 기업당 평균 매출액이나 1인당 매출액 성장이 부진하다는 것이 맘에 걸리는 부분이다.

정체 현상을 보이는 국내 물류산업의 발전을 위해 AI(인공지능)와 빅데이터 등 ICT 기술의 활용과 함께 로봇, 자율주행차 등 자동화기술의 도입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물류 산업의 지능화·자동화 및 생산성 제고 기반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중 가장 대중화된 기술은 물류로봇이다. 아마존의 물류로봇 키바로 대표되는 물류로봇은 물류 산업의 또 다른 미래를 그리게 할 만큼 막강한 위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 기하급수적 증가세 보이는 물류로봇
물류로봇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선정한 ‘대한민국 로봇산업 기술로드맵’ 8대 핵심분야 중 하나다. 한국산업기술평가원(KEIT)에 따르면 전세계 물류로봇은 2016년~2019년 예상 판매대수 기준, 전문서비스 로봇의 53%를 차지해 전문서비스 로봇 중 가장 유망한 분야로 전망됨에 따라 정부 역시 관련 산업의 지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이다.

시장조사기관인 트랙티카(Tractica)에 따르면 세계 물류로봇 시장 규모는 2016년 4만대에서 2021년 62만대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뜨거운 시장이다.

자료 트래티카
로봇시장 규모. 자료 트래티카

국내 물류로봇 시장 규모 역시 2013년 66억원에서 연평균 13.1% 성장해 2018년에는 126억 원에 달할 것으로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은 전망한 바 있다.

물류로봇을 도입하는 이유는 자명하다. 아마존의 물류로봇 키바는 등장 이후 기존 60분~75분이었던 물류 순환속도를 15분으로 단축시켰고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면서 재고를 둘 수 있는 공간도 50% 정도 증가시킬 정도로 효율성을 과시했기 때문이다.

물류 프로세스의 혁신을 원하는 기업들로서는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인 셈이다. 향후 물류로봇 성장률이 가파를 것이라고 점쳐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아쉬운 것은 물류로봇의 개발에 우리가 한걸음 뒤쳐져있다는 점이다. 물류로봇의 생산지 비중은 북미(81.1%), 아시아 태평양(10.7%), 유럽(8.1%) 순으로 북미 편중 현상이 심한 상태다.

그러나 정부의 관심과 지원에서 드러나듯 국내 물류로봇 개발사들의 참여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은 희망적인 부분이다.

청소기 로봇으로 지명도를 획득한 유진로봇은 올해부터 물류로봇 ‘고카트(GoCart)’를 앞세워 국내외 병원, 공장, 호텔 등 거대 물류시장을 뚫는다는 야심찬 계획을 표방하고 있다. 

고카트는 국내 대형병원 등에서 필드 테스트를 거친 후 인천공항이나 창이공항 등에서 시범적으로 운영된 바 있는데 만족할 만한 결과치를 올렸다는 것이 유진 로봇 측의 주장이다. 이미 기술 검증 과정은 통과했다는 의미다. 

사진제공 유진로봇
국내로봇제조사인 유진로봇에서 개발한 물류로봇 고카트. 사진제공 유진로봇

유진로봇 개발팀 관계자는 “물류시장은 제조 현장 외의 공장, 의료, 제약, 호텔 등 규모가 매우 크다. 물류시장에서 물류로봇의 도입은 시대적인 흐름일 수밖에 없다. 현재 전 세계 물류로봇 시장은 3년 후 약 20조원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거대 시장이다. 우리만의 기술력으로 그 시장을 공략하는 중인데 현재 세계 각국의 바이어들과 활발히 접촉 중이다. 기대해도 좋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 물류 근로자에서 로봇 관리자로 변신하다
이제 물류로봇의 도입은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말이다. 물류시설물의 대형화 및 고도화에 따라 인간의 힘만으로는 이를 감당해내기 어렵다는 점이 물류로봇의 도입을 부추기고 있는 것. 

폭주하는 홈쇼핑 등의 물량을 소화해내기 위해 대형 물류센터가 건립되면서 현장근로자의 업무 부담이 가중되고, 센터 내에서 이동하는 거리와 시간이 증가하고 있다. 취급하는 품목 역시 다양해짐에 따라 작업 동선이 복잡해지고 이를 원활히 처리하기 위해 업무 효율화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를 위한 최적의 선택이 물류로봇이다.

뿐만아니라 국내 물류사들의 입장에서는 단계적인 최저임금 인상이 예고되어 있는 터라 더욱 물류로봇의 필요성은 커져만 가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물류로봇의 도입이 불러올 이득은 한 둘이 아니다. 운영비용 절감, 생산성 증가, 근로시간 제약의 탈피 등 물류기업이라면 절대로 놓칠 수 없는 메리트를 지닌 것이 물류로봇이기 때문이다.

아마존이 자사의 물류센터에 물류로봇을 도입한 후 보여주는 드라마틱한 성과들로 인해 현재 세계 각국의 물류 기업들은 누구랄 것도 없이 물류로봇 도입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아마존 키보 도입에 따른 효율. 자료 도이치뱅크

2018년 현재, 각국의 물류산업이 돌아가는 모습을 지켜보면 결국은 노동의 주체가 인간에서 자동화 로봇으로 이동할 것이란 점은 너무도 자명하다. 또한 로봇 자동화 기술을 이용한 효율 최적화 기업이 경쟁에서 승리할 것이란 분석 역시 손쉬워진다. 

이런 이유로 인해 지금이 물류로봇 도입의 필수적인 시점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문제는 이로 인해 야기되는 일자리 논란은 여전히 부담스러운 일이다. 

국내 기업의 경우, 물류기업 대부분이 300인 미만 중소기업인 탓에 아직 로봇 적용 사례가 많지 않은 관계로 이런 논란에서 자유롭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마냥 안심할 수만은 없다. . 

기업의 규모에 상관 없이 로봇 도입은 필연적으로 이뤄질 것이고 그때가 되면 일자리 논란이 불거질 것은 기정사실이다.

아무리 논란이 커진다 해도 물류로봇 도입은 이뤄져야 한다. 물류산업체계의 비효율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해결책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아마존은 상자를 나르던 노동자들을 재교육해 로봇 관리자로 육성하는 등 다양한 일자리 창출을 통해 논란을 잠재웠다.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하지 않는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증명한 셈이다.

아마존의 예에서 보듯, 앞으로의 물류센터는 인간과 로봇의 역동적 협업이 이뤄지는 공간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협업을 가장 성공적으로 수행해내는 기업이 최후의 경쟁에서 승리하는 기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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