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희 박사의 건강칼럼] 2018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마라톤 결산-한국마라톤의 현주소?
[이윤희 박사의 건강칼럼] 2018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마라톤 결산-한국마라톤의 현주소?
  • 편집국
  • 승인 2018.08.28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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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희
운동생리학 박사
파워스포츠과학연구소 대표

마라톤애호가로써, 전공자로써, 연구자로써  마라톤은 언제나 관심의 주대상이다. 이번 아시안게임도 마찬가지다. 

세계수준은 아니지만 아시아지역에서는 그래도 해볼만하지 않을까? 일본선수들의 저력을 알기에 미미하나마 아주 가느다란 희망을 갖고 있었다. 

마라톤은 가끔은 의외의 기록도 세우곤 하지만 선수들의 기본적인 자질이나 훈련에 따라 대략 실력이 나오며 상관관계를 나타낸다.

우선 이번 대회의 겉으로 나타난 기록을 보자.

■ 남자(15명 완주/21명출전)
1. 이노우에(일본)   2:18:22
2. 엘라바시(바레인) 2:18:22
3. 두오(중국)        2:18:48
6. 이광범(북한)     2:23:42
10.박철(북한)       2:29:07
12.김재훈 한국     2:36:22)
15.신광식           2:56:16

■여자(17명 완주/19명 출전)
1.첼리모(바레인)  2:34:51
2.나가미게이코(일본) 2:36:27
3.김혜송(북한) 2:37:20
4.최경선 2:37:49초
6.김도연 2:39:28

(마라톤을 잘 모르는 기자들의 수준에서 본) 언론에 나타난 자료만으로만 본다면

1.새벽 6시에 출발하는 경기는 처음이다. 그런 이유로 아직 선수촌식당이 열지 않기에 식사를 각자 준비해서 새벽 2시에 했다.

2.스모그와 고온인 악조건하에서 경기에 치러졌다.

1,2의 조건은 출전선수 누구에게나 다 똑같은 조건이다. 이미 공지된 경기요강이다.

선수라면 그에 맞춰 훈련하고 식사하고 경기에 임해야 한다. 순수한 풀뿌리마라토너들도 대회요강이 발표되면 그에 맞춰서 모든 것을 스스로 준비하고 실행한다. 

대회요강을 선수가 바꿀 수는 없지 않는가 말이다. 자는 것, 먹는 것도 연습이요 훈련인 것이다. 그러기에 평상시 대회에 맞춰서 준비하고, 실시해 보면서 내 몸에 맞는 것을 찾아가야 한다. 

한 두 번에 되는 것이 아니기에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준비하고 최상의 몸상태로 출발선에 서는 것이 선수들이 해야 할 의무이자 기본이다.

언론에서는 비인기종목이라서 지원이 약하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요? 우리나라 선수들의 경우 각 팀이나 시,도 선수로 등록되어서 직장에서의 급여를 받는다. 

또한 17개 광역시,도 소속으로 전국체전 출전을 위한 시,도 와 선수간의 계약(기간과 연봉)에 의해 일정수준의 연봉을 받는다. 준(準) 프로선수나 다름없다. 예전에 비해 대우가 많이 나아졌다 그 이상의 대우라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충분하지는 않지만 선수의 기록이나 역량에 따라 선수생활동안 일반인들의 직장과 비슷하거나 더 많은 급여를 받고 있다.

남자의 경우 기록이 본인들의 최고기록보다 현저히 낮거나 겨우 완주하는데 그쳤음을 알 수 있다.

중간에 기권하면 국민정서상 그 후에 돌아올 좋지 않은 평가 때문에 겨우 겨우 억지로라도 완주를 해야만 하는 마음은 달리는 내내 오죽이나 괴로웠을까? 

“중간에 다리가 뻣뻣해지면서 탈수증세를 느꼈다”고  인터뷰한 김재훈 선수의 경우 훈련 중에 급수를 어떻게 했는지 무척이나 궁금하다. 

물 마시는 것도 훈련이기 때문이다. 신광식 선수는 어떤 몸상태였는지 궁금하기는 하나 기록만으로만 본다면 풀뿌리 아마추어 마라토너들보다도(아마추어 상위입상자들의 기록은 대략 2시간 30분 내외) 못한, 국가대표라기에는 얼굴들기가 참으로 민망한 기록이었다.

여자의 경우 본인들의 역량과 훈련한 만큼 기록이 나온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약간의 경미한 부상이 있었다고는 하나 그것도 실력의 일부이기에 뭐라 정상참작을 할 여지는 없다고 본다.

90년대 이후 황영조, 이봉주 라는 걸출한 천재에 의해 우리나라 마라톤의 명맥을 이어왔다. 이봉주 선수가 은퇴를 한 후 대한민국 마라톤은 기대는 크나, 그저 육상종목의 하나로만 남아 있을 뿐이다. 

선수들의 의지나 지도자들의 노력은 예나 지금이나 별로 변함이 없을 것이다. 다만 그 동안 겉으로 나타난 기록은 아시아권에서도 명함을 내밀기가 여간 곤혹스러운게 아니다. 

2년 전 리우올림픽에서도 마찬가지로 일본의 아마추어마라토너인 코메디언(올림픽에 참가하고 싶어 캄보디아로 귀화하여 출전함)보다도 늦은 기록으로 겨우 완주한 사실이 있었다.

밖에서 보기에 일본. 케냐 기타 세계급 선수들과 비교해보면

1.선수생활동안 일정수준의 수입이 보장되어 있으니 심리적으로 절박한 마음이 덜해 보인다.
2.고통의 시간과 거리를 통과해야 기록이 향상되는데 그에 걸맞은 절대 훈련량이 적다.
3.기초체력의 육성에 소홀히 하고 훈련과 실전에서 경쟁적인 상황이 별로 없기에 훈련강도가 약하다.

위에서 열거한 각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앞으로 한국마라톤에 거는 기대는 크지 않다. 

다만 케냐의 에루페 선수(2시간 6~7분대 주자, 한국이름 오주한)가 현재에 안주하려는 기득권층의 거센 저항에도 불구하고 우여곡절 끝에 귀화를 하여  한국국적선수(충남 청양군청 소속)로 달리게 되었으니 약간이라도 동기부여나 자극제가 되어 훈련방법의 변화나 기록단축에 도화선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이윤희 
-운동생리학 박사
-대한운동영양학회 부회장
-이제는 운동도 식사처럼 삶의 일부라고 생각하는 '파워스포츠과학연구소 대표'
-(주)파시코 대표이사
-국가대표 선수 영양컨설팅, 운동, 100세건강, 영양섭취 관련 수많은 기업 강연 전문가.
-보디빌딩 1급 지도자.
-풀코스 마라톤 230여회 
-울트라마라톤 50여회 완주 매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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