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동 박사의 경제칼럼] 왜 한국경제는 위기 논란에도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을까?
[김근동 박사의 경제칼럼] 왜 한국경제는 위기 논란에도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을까?
  • 편집국
  • 승인 2018.10.29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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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동 박사
-현 국제협력포럼 위원
-전 산업연구원(KIET),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
-전 삼성그룹 회장비서실(도쿄 주재)

요새 주가 투자 소비가 하락하거나 얼어붙고 있다. 이런 때에 금년 10월 20일 기준 한국 수출입 실적이 발표되었다. 놀랍게도 수출이 전년동월 대비 26%나 증가했고 무역흑자도 5.9%나 늘어나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18년도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8%가 될 것이라고 발표해 호황을 보이고 있는 미국 2.9%와 별차이가 없을 것이며 일본 1.1%를 크게 따돌릴 것이라고 했다. 

한국내의 고용 악화, 제조업 및 자영업자 붕괴, 공무원 및 공사의 정규직 채용 부작용 등으로 국민들이 살기 힘들다고 아우성치면서 위기를 호소하는 가운데 나온 놀랄만한 경제 성과인 것이다. 

그러면 왜 지금의 한국경제가 위와 같은 수많은 위기 논란에도 견실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일까? 우리가 궁금해 하는 한국경제를 둘러싼 국내외 배경 및 이유를 살펴본다.

첫째 달러 강세 환율을 들 수 있다. 최근에 들어와 미국의 경기 호황과 금리 인상 등의 영향에 따른 달러 강세 기조로 원화 약세 경향이 뚜렷해 지고 있다. 

한국은 수출의존도가 매우 높은 국가이다. 원화가 국제결제 통화인 달러에 연동되어 움직인다. 달러 강세는 해외시장에서 한국 제품의 달러 표시 가격을 낮춘다. 다시말해 한국 제품 가격 경쟁력을 높여 수출 증가로 이어지게 한다는 것이다. 

지금과 같이 최저인금의 대폭적인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으로 발생하는 원가부담을 달러 강세-원화 약세가 상쇄해 주는 강점이 있다. 금년도 사상 최대의 수출 실적이 이를 말해준다. 

둘째 선진국 경기 호황을 들 수 있다. 미국과 일본은 완전 고용에 따른 인력 부족을 호소할 정도로 활황을 보이고 있다. 유럽도 경기 회복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경제 호조에 힘입어 한국의 핵심적인 대미 수출이 위와 동일한 기준시에 전년동기 대비 69.6%나 늘어났다. 미국에 판매할 제품을 생산하는데 사용할 중국 베트남 등에의 부품 및 자재 등 간접재 수출도 증가하였다.  

한국은 수출 확대를 통해 미국의 활황과 국제경기 호황이라는 경제 선순환 싸이클의 효과를 어느 국가들보다도 잘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셋째 한국 제조업의 생산혁신을 들 수 있다. 한국은 미국이나 일본 등의 선진국 산업기술을 이전받아 공장의 제조 프로제스를 혁신해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최첨단 디지탈 제품의 핵심 부품인 반도체, 액정, 2차 전지 등의 공장은 제조 프로세스 혁신을 통해 생산성 향상과 원가 절감을 이루었다. 석유화학 공장은 제조 플랜트의 프로세스 개선으로 원가를 대폭 절감했다. 이제 추가 고용없이 가동율을 조금만 높여도 수요 증가에 즉시 대응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생산공정의 분사화 및 외주 처리 등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효율적인 협업의 연결고리를 완성했다. 제품 조립공장이나 핵심 부품의 생산라인에 대규모 자본과 기술을 투입해 자본장비율을 크게 확대해 자동화를 실현하면서 제조단가를 낮추었다.  

위와 같은 제반 요인 외에도 한국정부의 친 중소기업 정책 지속과 효율적인 산업단지 클러스터 조성 그리고 도로 항만 물류 등의 사회간접자본 기반 구축으로 납기 단축 및 물류비 절감을 이루어 한국 수출 제품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인 것이다. 

하지만 이제 막 선진국에 진입한 한국의 나갈 길은 아직도 멀고 험난하다. 국제적으로는 자국 우선 보호주의 물결이 강하게 몰려 오고 있고 북한과의 관계 정립도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다. 

국내적으로는 잠재성장률 제고와 4차 신산업과 같은 미래 동력 산업의 성장이 지연되면서 규제개혁 요구가 거세게 일고 있고 국민들이 바라는 고용 침체 개선이나 빈부 및 소득 격차 해소 등 풀어야 할 수많은 난제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세차게 휘몰아치는 국내외 환경에 잘 대처하지 못하면 한국경제가 예상외의 커다란 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 한국인들이 애써 구축해 온 경제 기반이 한꺼번에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경제란 단순히 한세대의 좌우익간 이념 갈등 문제로만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영원한 생존과 직결되는 과제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는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려야 한다. 국민도 정부정책을 이해하고서 협력하려는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

김근동 박사
-현 국제협력포럼 위원
-전 산업연구원(KIET),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
-전 삼성그룹 회장비서실(도쿄 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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