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희 박사의 건강칼럼] 'Heartbreak hill' 심장파열의 언덕인가? 상심(傷心)의 언덕인가?
[이윤희 박사의 건강칼럼] 'Heartbreak hill' 심장파열의 언덕인가? 상심(傷心)의 언덕인가?
  • 편집국
  • 승인 2018.12.0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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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희
운동생리학 박사
파워스포츠과학연구소 대표

같은 단어이지만 알고 보면 뜻이 완연히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요즈음 언론에서나 방송에서 영어, 외래어가 난무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쉽고 적절한 우리말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뭔가 아는 체, 있는 체를 하려고 하는지?’는 모르지만 텔레비전 자막이나 대화 중에 굳이 영어를 사용하려는 경향이 지배적이다. 

지하에 계신 세종대왕이 이를 아신다면 뭐라 하실까요?  제대로 알고 사용했으면, 가능하면 우리말을 사용했으면 해서 하는 말이다.

1936년 미국의 40회 보스톤 마라톤대회(1897년부터 개최)에서의 일이다. 그 당시 강력한 우승후보로는 전년도 우승자인 ‘존 켈리’라는 선수가 있었다. 

아메리칸 인디언인 엘리슨 브라운이라는 선수가 초반부터 치고나가 속도를 높일 때 대부분의 선수들이나 관계자들은 그가 끝까지 완주하리라고는 예상을 하지 않았다. 드디어 중반을 넘어 27~28km 쯤부터 브라운의 속도가 느려지고 이윽고 켈리가 브라운을 따라잡아 추월하면서 격려하는 듯이 어깨를 치고나갔다. 

하지만 이때부터 상황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브라운이 다시 원기를? 되찾아 속도를 높여 켈리를 따라갔고 결국 32km 지점쯤에서 완만하게 올라가는 언덕(약 2km정도)에서 브라운이 켈리를 다시 추월하였다. 

브라운은 우승(02:33:40)을 하였고 켈리는 5위(02:38:49)에 그치고 말았다. 브라운은 39년에도 우승(02:28:51)을 하였다.

이 과정을 취재한 보스톤글로브의 제리 네이슨(Jerry nason)이라는 기자가 기사를 작성하면서 그 언덕을 “상심(傷心)의 언덕:breaking kelly's heart:켈리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이라 썼고, 그 이후 이 부근을 ”상심의 언덕“이라 불리게 되었다. 

우리나라에 소개될 때 위와 같은 사연을 잘 모르는 채 단어의 뜻에 충실하게? '심장파열의 언덕'( Heartbreak hill ;경기후반부이고 언덕으로 올라가니 심장 박동이 더 올라가 터질 듯한 느낌을 유추해서 표현한 것으로 미루어 짐작됨)으로 잘못 알려지게 되었다.

필자도 2002년 106회 보스톤 대회에 참가하여 이 언덕(30m의 상승고도)을 달려 올라가면서 (사전에 위의 내용을 알고 있었기에)그 당시 켈리와 브라운의 불꽃 튀는 장면이 실제처럼 머릿속에 연상되면서 힘들어지는 느낌을 받긴 했었지만, 비교적 수월하게 올라간 것으로 기억된다. 

더구나 달리는 도중에 존 켈리 옹이 의전용 무개차량을 타고 가면서 선수들을 격려하는데 연도의 수많은 시민들이 ‘존 켈리, 존 켈리’ 하면서 환호성을 질렀고, 직접 볼 수 있는 것도 개인적으로는 큰 영광으로 간직하고 있다. 

(*존 켈리 John kelly(1907~2004)는 전설적인 마라토너였다. 1928년 처음으로 보스톤대회에 출전하여 완주를 하지 못했으나 1935년 처음 우승(02:37:07)했고, 45년에 2회째 우승(02:30:40)을 하였다. 2위를 7번이나 기록했으며, 5위안에 15번 기록했고, 61회 출전하여 58회 완주를 하였다. 

25세부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보스톤대회에 출전하였으며, 43년에는 본인의 최고기록(02:30:00)을 세웠고, 59세인 66년에 sub-3(02:55:00)를 기록했다. 73세인 80년에는 03:35:21의 기록으로 완주했으며, 81세인 88년에 04:26:36로 완주했고, 84세(1992년: 05:58:00)에 마라톤대회를 마지막으로 완주하고 은퇴를 하였다. 

36년,48년(런던,21위,02:51:56) 2회에 걸쳐 올림픽 미국대표로 출전하였다. 

특히 36년 베를린올림픽에서 우승자인 손기정 선수와 함께 달렸고(18위, 최종완주선수), 손기정 선수의 운동화를 선물? 로 받았고 올림픽이후 2켤레나 추가로 받아서 서로의 우정이 돈독하였다 한다. 

켈리가 마라톤의 영웅이자 불멸의 전설로 회자되는 것은 기록은 물론 한결같은 인내와 꾸준함과 끈기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1993년에 32km 지점에 켈리의 동상(이름은 마음은 청춘;young at heart)이 세워졌다.

"People always ask me why I keep on running," he said several years ago. ''I keep running because I love it. To me, there's nothing else like it in the world: 사람들은 항상 내가 왜 계속해서 달리는지 물어본다. 나는 달리기를 사랑하기에 달리고 있다. 나에게는 세상에서 달리기만큼 좋은 것 없다)

이윤희 
-운동생리학 박사
-대한운동영양학회 부회장
-이제는 운동도 식사처럼 삶의 일부라고 생각하는 '파워스포츠과학연구소 대표'
-(주)파시코 대표이사
-국가대표 선수 영양컨설팅, 운동, 100세건강, 영양섭취 관련 수많은 기업 강연 전문가.
-보디빌딩 1급 지도자.
-풀코스 마라톤 230여회 
-울트라마라톤 50여회 완주 매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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