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정당한 근로대가조차 받을 수 없는 요양보호사..처우개선 시급
[초점]정당한 근로대가조차 받을 수 없는 요양보호사..처우개선 시급
  • 손영남 기자
  • 승인 2018.12.17 0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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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울뿐인 휴게 시간동안에는 근무수당도 못 받아
지정업무 외의 노동은 애교, 폭언·폭력에 노출되는 경우도 많아
사진제공 전국요양보호사협회
비현실적 처우개선을 바라는 요양보호사들의 목소리가 이어지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사진제공 전국요양보호사협회

[아웃소싱타임스 손영남 기자] 초고령화 사회의 진입이 의미하는 것은 의료 혜택을 필요로 하는 노인들이 늘어난다는 것을 뜻한다. 

정부가 각종 요양 서비스 제도를 보완하는 것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 그중 가장 직접적인 제도는 장기요양서비스다. 장기요양서비스는 이미 이용자가 5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을 만큼 대중화된 제도다. 

문제는 이 제도를 꾸려나가기 위해 필수적인 요양보호사들의 처우가 너무도 열악하다는 데 있다. 실질적으로 최저임금을 밑도는 임금체계는 물론이고 고용안정성을 보장받지 못하는 업무환경에 이르기까지 요양보호사들이 처한 환경은 시급한 개선을 요하고 있다.

그중 가장 직접적인 애로점은 임금이다. 기본적으로 지급되는 임금 자체가 최저임금을 간신히 면한 정도에 그치고 있기 때문에 생활을 꾸려나가기 힘들 정도인 탓이다. 심각한 건 그 임금조차도 불법과 편법을 오가는 외줄 위에 놓여있어 요양보호사들의 애를 끓이고 있다는 점이다. 

충북 청주의 한 요양병원에서 일하는 요양보호사 A씨는 저녁 6시에 출근해 아침 9시까지 꼬박 15시간을 치매 환자의 일거수일투족을 케어한다. 

치매 환자의 특성상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어 격무라는 표현이 제 격인 근무환경이지만 A씨는 그중 7시간을 휴게시간으로 부여받아 실제로는 8시간에 해당하는 야간근무수당만 챙겨야 한다.

말이 좋아 휴게시간이지 실제로는 맘 편히 발 한번 뻗을 수 없는 처지다. 휴게시간이라고 해서 수시로 울려대는 호출벨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요양보호사의 숙명이기 때문이다. 덕분에 그녀는 본의 아니게 7시간의 무급 노동을 영위할 수밖에 없는 것.

이는 명백한 불법이다. 2012년 신설된 근로기준법 제50조 제3항 ‘근로시간을 산정함에 있어 작업을 위하여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에 있는 대기시간 등은 근로시간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 역시 이에 관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근로계약에서 형식적으로 휴게시간으로 규정하더라도 제재나 감시·감독 등에 의해 근무 장소에서 강제로 대기하는 시간은 근로시간으로 본다. 또한 야간수당(임금인상) 회피 등을 목적으로 휴게시간을 과다하게 부여하거나 불법적(편법적)으로 운영하지 않아야 함도 명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요양보호사들은 A씨와 유사한 상황에 놓여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어떻게든 법망을 피하려고 갖은 꼼수를 쓰는 요양원들에 맞서기는 50대-60대가 대부분인 요양보호사들로서는 자신의 권리를 구체화시키기엔 현실적인 제약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요양보호사들이 겪는 애로는 이뿐만이 아니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상당수 이용자들은 요양보호사를 마치 종 부리듯 대하는 경우도 심심찮기 때문이다. 커피를 타오라고 시키는 것은 오히려 애교에 속한다는 것이 요양보호사들의 증언이다.

심한 경우는 집 청소나 음식 심부름을 시키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때로는 인격모독성의 발언을 듣는 것조차 감내해야 하는 직업이 요양보호사의 숙명이라는 것. 

궁극적으로 이용자들이 질 높은 서비스를 받으려면 요양보호사의 처우 개선이 먼저라는 것은 너무도 상식적이다. 

요양 보호사의 낮은 처우는 곧 환자와 요양 노인의 생명과 안전 문제와 직결된다. 요양 보호사가 조금이라도 덜 피곤할 때 좋은 돌봄이 가능해지고, 정상적인 휴식 시간이 보장될 때 환자에게 더 질 좋은 케어를 제공할 수 있다. 이것이 요양 보호사의 처우 문제를 단순히 '노동권의 문제'로만 한정지을 수 없는 이유기도 하다. 

그러나 현재 요양보호사들이 바라는 것은 이 정도 수준조차도 아니라는 데 사태의 심각성이 있다. 요양보호사들은 당장 최소한의 처우만 요구하고 있음에도 이조차 개선되지 않은 현실에 절망하고 있다.

고정임 전국요양보호사협회 회장은 "요양보호사들의 임금은 최저임금보다 못한 경우가 다반사다. 실제로는 쉴 수 없음에도 휴게 시간 등으로 처리하는 등의 꼼수를 계산해보면 더더욱 그렇다. 이건 요양보호사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라면서 "노인·복지 의료시설 종사자의 경우 노인복지법에 따라 인건비 가이드라인이 마련돼 있지만 요양보호사들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 관계로 편법 임금을 받는 피해를 보고 있다. 시급히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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