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희 박사의 건강칼럼] 가랑비에 옷이 젖고 잔매에 골병든다!
[이윤희 박사의 건강칼럼] 가랑비에 옷이 젖고 잔매에 골병든다!
  • 편집국
  • 승인 2018.12.17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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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과 설탕에 대하여
이윤희
운동생리학 박사
파워스포츠과학연구소 대표

예전에 네덜란드* 운하를 지킨 한 소녀의 일화를 들은 적이 있다. 

진위야 알 수 없지만 바다를 막은 둑에서 틈이 생겼고 거기에서 바닷물이 안으로 새들어 오고 있었다. 이 소녀는 그 둑이 무너지면  마을이 물바다가 되고 대단한 재앙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는지? 물이 나오는 틈을 팔뚝으로 막았고, 그 후 보완공사를 하여 둑을 잘 보존하게 되었다는 줄거리다.

(* Netherlands(Nether:아래의, 지하의+lands, Holland 화란(和蘭)) 면적은 약 4.1만㎢으로, 국토의 1/4정도가 바닷물의 높이보다 낮으며, 국명(國名)의 유래이기도 하다.)

이렇듯 겉으로 보면 아무 일도 아닌 것 같기도 하지만, 만약에 그 작은 구멍을 막지 않았더라면 그 구멍은 점점 커지고 마지막에는 둑을 무너트렸을지도 모르는, 큰 국가적인 재난으로 진행되었을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큰 교훈을 읽을 수 있다. 큰 재난이 닥치기 전에 작은 것이라도 소홀히 하지 않고 사전에 예방하고 준비하는 것이다.

최근 들어 과체중, 비만에 따른 대사질환을 경고하는 기사가 자주 나온다. 당뇨인구(환자?)가 500만 명 정도로 추산되고 과체중, 비만은 전 인구의 1/3 이상을 상회한다는 보고도 있다. 

원인이나 배경은 다양하지만 일부를 제외하고는 음식을 많이 먹고 덜 움직여서 남는 에너지가 몸 안에 쌓여서 진행되는 만성질환들이다. 

그 중에서 최근에 눈여겨 볼만한 원인중 하나로 TV만 틀면 어느 채널에서나 나오는 이른바 ‘먹방’(음식, 먹는 방송?)도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많이 먹는 원인 중에 70~80%정도는 TV의 영향이라는 통계도 보고되고 있으며, 과하게 맵고 짜고 달기에 대부분 건강관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뭐 하기는 그 동안 못 먹고 죽은 조상이 많으니 후손들이 한(恨)풀이 하는 보상심리의 성격도 있을 수 있다. TV를 보면서 식사를 하면 판단력이 흐려져 식사량이 많아지는 것은 강 건너 불을 보듯 자명하다. 

거대한 몸집의 출연자들도 무조건 많이 먹어라! 배 터질 때까지 먹어라! 하고 한껏 과식을 부추긴다. 화면 밑에 보이는 자막은 해괴한 외래어, 축약어 등을 섞어 저급함의 극치를 이루며 또 부추긴다.

식사량이 조금씩 늘어나면 위가 커지고, 커진 위를 채워야하니 비례해서 식사량이 많아진다. 악순환의 연속이다. 게다가 어떤 출연자는 음식이란 음식에는 이유 불문하고 무조건 설탕을 넣어야만 직성이 풀리는지? 남북통일이 앞당겨지는지는 모르지만 시종일관 설탕 타령이다.(설탕홍보대사?, 설탕회사 홍보임원?)  

대부분의 외식에는 끔찍한 일이지만 알게 모르게 웬만한 음식물에 설탕이 들어간다. 달게 느껴지고 뇌가 통제능력을 잃어버리면서 서서히 자기도 모르게 음식섭취량이 늘어나게 된다. 

더구나 TV ‘6시 내 고향’등 농촌프로그램에 나오는 과일에 대한 홍보에도 반드시 ‘당도’가 높다는 것을 극구 강조한다. 이것저것 할 것 없이 소량씩이라도 당(糖)이 끊임없이 몸 안으로 들어오게 된다. 

비록 과일 한 개에 들어 있는 당의 양은 적을지라도 장기간에 걸쳐 당이 내 몸 안에 쌓이면 결국에는 내 몸을 공격하는 독소로 변하는 것이다. 알지 못하는 사이에 내 몸은 가랑비에 옷이 젖고 잔매에 골병이 들게 된다.

음식은, 식자재는 나름대로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성분에 의해 고유의 맛이 있다. 각 구성분에 따른 자연의 맛을 있는 그대로 오롯이 음미하고 느끼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설탕이 들어가는 순간 고유의 음식 맛은 일순간 사라지고 설탕 맛만 남는다. 

외식이 왜 모두 달게 느껴지는지? 곰곰 생각해봐야 한다. ‘달달하다’는 유혹에 넘어가 섬세한 미각은 점차 둔화되고, 섭취하는 음식량에 대한 판단이 흐려진다. 

조금씩 먹는 것 같아도 어느 덧 과체중, 비만인 으로 변해 버린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그 때부터 또 다이어트란 다이어트는 다 시도해본다. 다이어트의 성공률은 이론적으로 1/200에 불과하다. 

즉 생각만큼 잘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무질서가 어디 있는가?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서 서서히 망가지는 내 몸을 어찌 할 것인가?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 이렇게 본능을 조절하기란 실로 얼마나 어려운가? 를 알게 해준다. 

물론 각자 식생활에는 나름대로 원칙과 흐름이 있을 것이다. 그냥 원론적으로 생명유지를 위한 먹고 살기 위해서, 건강을 위해서, 타인과의 사회적인 관계와 조화를 위해서, 분위기를 즐기기 위해서 등 살아오면서 터득한 지식과 상식 그리고 주위 배경으로부터 듣고 보고 배운 바를 실천하는 것이기에 마땅히 존중받아야 한다. 

다만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물은 가능하면 자연식품이 우선이요, 가공식품은 어찌할 수 없을 때 부득이 대체제로만 역할을 해야 한다. 양념도 가능하면 최소한으로 하여 식자재 고유의 맛을 풍부하게 느끼게 하는 것이 가장 좋다. 

좀 적게 먹고 좀 더 움직이자! 나를, 내 몸을 사랑하는 길이다.

이윤희 
-운동생리학 박사
-대한운동영양학회 부회장
-이제는 운동도 식사처럼 삶의 일부라고 생각하는 '파워스포츠과학연구소 대표'
-(주)파시코 대표이사
-국가대표 선수 영양컨설팅, 운동, 100세건강, 영양섭취 관련 수많은 기업 강연 전문가.
-보디빌딩 1급 지도자.
-풀코스 마라톤 230여회 
-울트라마라톤 50여회 완주 매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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