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희 박사의 건강칼럼] 아침식사! 해야 하나? 안 해도 되나?
[이윤희 박사의 건강칼럼] 아침식사! 해야 하나? 안 해도 되나?
  • 편집국
  • 승인 2018.12.31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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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희
운동생리학 박사
파워스포츠과학연구소 대표

예전에는 식사하는 것이 꽤 큰일이었다. 시골에서는 어르신을 만나면 “진지잡수셨어요?”가 인사로 가름했었다. 

그 속에는 은연중에 식사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는 것을 담고 있다. 지금으로는 상상불가일 수도 있지만 ‘보릿고개’가 있던 시절에는 먹고 사는 것이 절체절명의 일이었다. 식량이 절대부족이었기에 초근목피로 끼니를 대신하는 경우도 있었으니까...

20세기들어 과학문명의 눈부신 발달과 농생명공학의 혁혁한 진보에 의하여 식량의 생산량이 급격히 증가하였고 그에 따라 배를 곯던 시대를  벗어난 지가 겨우 한 세대도 되지 않았다. 

더구나 사시사철 농사를 지을 수 있어 제철이 아니더라도 싱싱한 채소, 과일을 먹을 수 있고 수입식품도 차고 넘치는 상황에 이르렀다. 냉장냉동 등 보관할 수 있는 시설이나 설비가 잘 갖춰져 있어 먹거리의 유통기한도 상당히 늘어났다. 

배고픔의 시대를 지나 이제는 과도하게 먹어서 반대로 살을 빼야 하는 숙제를 받아든 사람들이 급격히 증가하여 개인의 과제를 넘어 사회문제로까지 진전되었다. 

그러다보니 예전에 행해왔던 하루 3끼의 식사시간에 대한 규칙성이 조금씩 변해왔다. 아침점심을 10~11시쯤에서 한 끼로 한다든가, 아침이나 점심식사를 일부러? 거르는 경향도 보이고 있다. 

그만큼 심신을 유지하는 에너지가 여유가 생기고 굳이 아침식사를 하지 않아도 되지 않느냐? 하는 생각을 갖고 있는 분들도 있다. 

당장은 건강에 큰 문제가 생기지 않으니까 문제가 없다고 볼 수 있고 이런저런 여건으로 습관이 되어 그냥 그렇게 살아가고 있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보자면 아침에 일어나면 밤새 노폐물을 분해하고 여러 생명현상을 진행하기 위하여 물질대사를 한 신체는 에너지가 부족한 상태에 놓이게 된다. 다시 채워 넣어야 하는 상태에 있다. 

배가 고픈 현상이 아주 자연스런 것이다. 영어로 아침식사는 ‘Breakfast’라 하여 fast(공복, 단식)를  break(깨다, 중단하다)하는 것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이처럼 공복상태에서 배고픔을 느끼는 것이 인체의 정상적인 생리현상이다. 

에너지가 부족하기에 뇌에서는 ‘채우라’고 명령을 한다. 위(胃)에서는 그렐린(Ghrelin)이 라는 식욕촉진 호르몬이 분비된다. 이 호르몬이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배꼽시계’이다.

아침에 이런 현상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은 전날 야식, 간식을 포함하여 저녁식사가 늦었거나, 식사량이 많았거나, 수면부족 등의 이유로 인체생리현상에서 과히 바람직하지 않았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낮 시간에 발생한 물질대사의 노폐물 등을 분해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하는 몸이 밤새도록 쉬지 못하고 끊임없이 일을 한 상태에 놓였다는 것을 반증한다. 

혈액 중에 피로물질, 염증반응 물질이 말끔하게 분해되지 않은 상태이므로 알게 모르게 심신이 피곤한 상태에서 아침을 맞이하고 일상의 생활을 시작한다. 

혈당이 낮은 상태이기에 오전에 뇌가 긴장하여 신경이 예민하고 사소한 것에도 견디지를 못하고 화를 내거나 평정심이 쉽게 깨지곤 한다. 

농담이지만 ‘아침식사를 하지 않는 직장 상사에게는 오전시간에는 결재를 올리지 마라’. 왜냐하면 위의 이유로 심신이 과긴장 상태이거나 극도로 신경이 예민하기에 사소한 것으로도 트집을 잡히거나 결재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다가 점심식사를 하게 되면 허기진 상태에서 식사량이 많아지고 혈당은 급격히 올라간다. 몸은 혈당을 하향조정하고자 가능한 움직임을 줄이고 휴식상태를 필요로 하기에 오후시간이 나른해지며 업무능률도 떨어질 수 있다. 

이렇게 물질대사에 급격한 변동을 주는 생활이 반복되면 혈당을 조절하는 동화호르몬인 인슐린(Insulin)의 기능이 서서히 떨어지거나, 췌장에서 인슐린 호르몬의 분비량이 줄어들어 당뇨로 갈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따라서 신체의 물질대사가 선순환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가능하면 아침식사를 충분히 하는 것이 심신의 건강을 위해서 가장 바람작하다. 혈당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고 섭취한 에너지의 사용도 원만하게 진행된다.  

아침식사는 충분히 점심은 중간정도로 저녁식사는 좀 적은 느낌이 들도록 하여 다음날 아침 일어났을 때 공복감과 배고픔이 느껴져 아침식사가 맛있게 느껴지게끔 생활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

이윤희 
-운동생리학 박사
-대한운동영양학회 부회장
-이제는 운동도 식사처럼 삶의 일부라고 생각하는 '파워스포츠과학연구소 대표'
-(주)파시코 대표이사
-국가대표 선수 영양컨설팅, 운동, 100세건강, 영양섭취 관련 수많은 기업 강연 전문가.
-보디빌딩 1급 지도자.
-풀코스 마라톤 230여회 
-울트라마라톤 50여회 완주 매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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