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청년 실업 시달리는 에코세대.."테스트 세대 되기 싫다"
[취재수첩] 청년 실업 시달리는 에코세대.."테스트 세대 되기 싫다"
  • 이윤희 기자
  • 승인 2019.01.21 0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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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캐슬' 배경인 입시경쟁은 에코세대 무렵부터 시작
갖가지 청년정책, 시행착오 끝에 제대로 된 지원 못받아
청년 실업 위기 직접 겪고있는 이들 위한 실질적 정책과 투자 절실

[아웃소싱타임스 이윤희 기자] '베이비붐세대'라는 용어는 익숙하지만 '에코세대'는 생경하게 느끼는 이들이 많다.

산 정상에서 소리치면 메아리가 되어 돌아온다는 뜻에서 유래된 '에코세대'는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세대로, 해마다 약 70만명 이상의 인구가 축적된 세대다.

그리고 그들은 현재 대한민국에 닥친 최악의 고용지표와 청년실업, 높아지는 고령인구에 대한 복지를 짊어지고 나가야 할 주역이기도하다.

에코세대들은 베이비붐 세대를 비롯한 이전 세대보다 양질의 고등 교육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구조적으로 취업난에 시달릴 수 밖에 없다.

국가에 몰아닥친 IMF로 인해 이들이 노동시장에 나왔을 때 일터가 되었어야 할 장소가 상당 수 사라졌기 때문이다. 결국 좋은 대학을 나와도 취업을 하지 못한다는 압박을 받으며 한 줄의 스펙이라도 더 쌓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이어갈 수 밖에 없었다.

경기불황에서 시작된 취업난은 곧 입시 경쟁으로 이어졌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드라마 '스카이캐슬'의 배경이 되는 입시경쟁은 이들 에코세대 무렵부터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에코세대들은 태어나서 몇해 지난 후 IMF를 겪어야했고, 청년실업 ㅇㅇ만 시대라는 말을 들으며 성장했으며, 역대 최악의 청년 실업률이라는 기사 타이틀을 보며 취업을 준비해야 하는 끊임없는 경쟁세대인 것이다.

청년 실업문제가 악화일로를 걷자 정부는 분주하게 청년 대책을 마련했다. 현재 국가장학금, 청년취업수당 등 정부가 청년을 위해 마련한 정책들은 수없이 많다.

하지만 정작 에코세대들은 그런 정책이 여러가지 시행착오를 겪은 탓에 제대로 된 혜택을 받아보지도 못했다고 항변한다. 위기가 닥친 후 마련된 정책들인 탓에 이들은 테스트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던 것. 해당 정책들이 도입된 초기에는 제대로된 홍보가 되지 않아 청년들은 기회를 모르고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정부가 청년정책에 적극적인 홍보와 개선을 이어가며, 올해부터는 청년일자리 정책이 어느정도 자리를 잡아가는 것 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시점에 2차 베이비붐 세대의 에코세대의 시작인 1990년생은 이미 올해를 기점으로 서른을 넘겼다.

많은 전문가들이 현재 청년들이 겪고있는 청년실업은 곧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고 말한다. 

새롭게 공급되거나 남아있는 청년 일자리 수보다 출생률 감소가 더 급격하게 나타나고있고, 이로인해 노동시장 진입인구 급감 현상이 가속화를 보이며 공급 일자리보다 노동인구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심각한 청년실업을 먼저 겪었던 독일, 일본 등도 현재는 청년구인난을 겪고 있다. 특히 그동안 외국인 인력 채용에 폐쇄적이었던 일본은 자국에서 청년 인력을 구할 수 없어 외국인 인력 채용 문을 적극적으로 개방한 상태다.

결과적으로 현재 청년실업을 이겨내고 있는 에코세대들이 청년이 아니게 될 때쯤이면 청년실업이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에코세대들에겐 어떻게 보면 억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청년실업을 겪어낸 에코세대들에겐 몇년 후 다시 중장년 실업난이 찾아올 가능성이 높다.기업은 기업이 원하는 경력이나 경험을 쌓지 못한 채 중장년을 맞이한 이들에 대한 선호도가 낮기 때문이다.

현재 20대 임금 근로자 가운데 3분의 1은 비정규직이고, 우리나라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전환률이 OECD국가 중 최하위권을 기록한다는 사실만 대입해 봐도 지금의 20대들이 향후 중장년이 되었을 때 고용환경이 개선 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그들은 새롭게 도입되는 신기술과 무인기계의 확산, 고급 교육을 받은 자신들보다 더 어린 노동인구들과도 경쟁해야 한다. 이에 더해 중장년이 된 이들은 고령인구를 책임져야할 역할을 짊어지게 될 것이다. 부모세대가 대부분 정년을 넘겨 고령인구로 진입하기 때문이다.

2020년에는 고령화로 인해 경제활동인구가 약 24만명 이상 급감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신기술에 대한 교육이나 고령인구에 대한 시니어 정책과 복지 준비는 미비한 것으로 보여진다.

지금부터라도 이들 세대를 위한 적극적인 해법을 내놓지 못한다면 에코세대들은 또다시 '테스트 세대'가 될 공산이 높다.

어느 한 세대도 미래를 위한 '테스트 세대'가 되어선 안된다. 미래세대를 위한 투자와 함께 현재 청년실업 위기를 직접적으로 겪고있는 이들을 지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정책과 투자가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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