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제2의 김용균은 없다.. 발전5사 하청노동자 2200명 직고용
[초점]제2의 김용균은 없다.. 발전5사 하청노동자 2200명 직고용
  • 신영욱 기자
  • 승인 2019.02.07 11: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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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환경설비 운전 2200여명 자회사 신설, 공기업 전환 고용
위험의 외주화 근본적인 해결책으로는 아쉬운 면 많아
정부가 발전소 하청업체 연료환경설비 운전 분야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발전소 하청업체 연료환경설비 운전 분야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아웃소싱타임스 신영욱 기자] 태안화력발전소 하청노동자였던 고 김용균씨가 떠나며 남긴 선물이 그 정체를 드러냈다.

정부와 여당이 발전소 하청업체에서 근무하는 노동자 2200명을 발전 관련 공기업이 직접고용토록 하는 방안을 마련한 것이 그것이다.

노동계에서는 당연하다는 반응이지만 일각에서는 구체적인 직고용 방식 등이 신속하게 처리되지 않을 경우 ‘위험의 외주화’를 막기는 역부족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당정은 발전소 하청업체에서 근무하는 연료환경설비 운전 분야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2월 5일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사망한 노동자 고(故) 김용균씨와 산업재해 피해자 발생을 막기 위해 마련된 대책 중 하나이다.

발표에 따르면 현재 한국전력 산하 5개 발전 자회사의 운전 정비 담당 인력의 상당수는 민간 발전사에서 파견된 사람들인데, 이 파견 직원들을 공기업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당정은 직접고용을 위해 한국전력 산하 5개 발전사의 업무와 관련된 공공기관을 새로 만들기로 하고 신분 전환 방식, 임금, 근로조건 등은 발전 5사의 노사와 전문가를 포함한 ‘노·사·전 협의체’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이번 직고용은 민간업체 5곳에서 총 2266명의 노동자를 대상으로 실시할 예정이며, 이중 비정규직은 436명이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1702명을 기록한 한전산업개발 인력이 가장 많고 한국발전기술에서 300명, 수산인더스트리 142명, 금화PSC 73명, 일진파워 49명 등이다.

이들을 모두 합친 총원은 5개 발전 공기업의 정원인 1만 1800여명의 약 19%에 달한다.

정부는 이들을 새로운 공공기관을 신설해 정규직으로 직고용해 흡수한다는 계획이다. 이 방안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별도의 자회사를 통해 고용한 방식에서 끌어온 것이다.

현재는 5개 발전 공기업이 함께 출자하는 통합 자회사를 만드는 방안과 한전이 2대 주주인 한전산업개발을 공기업으로 만드는 방안이 거론되는 중이다.

한편, 정부는 연료 환경설비 외에 경상정비 분야의 공기업 직고용도 검토하고 있다. 경상정비 분야의 민간업체 인력은 3091명에 이른다. 이들까지 공기업 직고용이 확정된다면 총 5357명의 민간 인력이 공기업 직원이 된다.

정부의 이번 발표에 대해 몇몇 전문가들은 문제의 본질을 외면한 엉뚱한 해법이라며, 공기업 직고용 직원이 많아진다 한들 근무 환경이 변하지 않으면 무의미하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새로운 공공기관을 만들어 하청 노동자들을 직고용한다 해도 발전사가 업무를 맡기는 현 구조하에서는 원하청 관계가 근본적으로 유지되는 까닭이다.

기본적인 처우문제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외험의 외주화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목소리가 그를 잘 보여준다.

일단은 직고용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노·사·전 협의체’의 행보를 주목해야겠지만 합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언제든 논란의 불씨는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이 못내 꺼림칙하다.

업체별 직고용 대상자 인원 현황
업체별 직고용 대상자 인원 현황. 자료 공공운수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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