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길의 CEO칼럼] 전국 8도(道) 이름 유래(由來)
[전대길의 CEO칼럼] 전국 8도(道) 이름 유래(由來)
  • 편집국
  • 승인 2019.02.13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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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경기도의 ‘경기(京畿)’란 이름은 어디에서 왔을까? 이를 아는 사람이 주변에 없다. 호기심이 일어나 한번 알아보았다.  

고려태조(918~943) 왕 건은 919년에 도읍을 철원에서 개성(開城)으로 옮겼다. 고려 6대왕 성종은 개성을 개성부(開城府)로 고치고 그 아래에 경현(京縣)과 기현(畿縣)을 두었다. 

이것은 중국 당(唐)나라에서 왕궁 주변 100 리(里) 이내 지역을 경현(京縣)과 기현(畿縣)으로 나누어 통치한 데서 비롯된다. 도읍과 가까운 지역을 ‘경현(京縣)’, 먼 지역을 ‘기현(畿縣)’이라고 했다. ‘경현’과 ‘기현’의 첫 글자를 딴 게 바로 ‘경기(京畿)’라는 이름이다.  

고려 성종 때 경기도는 ‘도(道)’자가 없이 그냥 ‘경기’라고 불렸다. 그러다가 고려 8대왕 현종 때 지방제도가 정비되어 도읍과 경기가 나뉘게 된다. 경기는 이때 비로소 도읍에서 떨어져 나와 독립했다. 

경기는 처음에는 왕이 있는 도시를 중심으로 주변에 있는 땅을 가리켰다.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도읍을 둘러싼 주변 지역을 일컫는 말이 되었다. 1390년에 오늘날과 비슷한 형태가 된 것이다. 
   
그렇다면 나머지 7개 도(道) 이름은 어디에서 왔을까?
 
조선시대 초기 이전에는 대관령을 중심으로 강원도 지역을 ‘교주강릉도’라고 했다. 조선 초기에 들어서 큰 고을이었던 ‘강릉’의 ’강(江)’자와 ‘원주’의 ‘원(原)’자를 따서 ‘강원도’라고 이름 지어진 것이다. 

우리나라 광주, 진주, 경주, 여주, 양주 등이나 중국의 소주, 항주, 광주처럼 ‘0주(州)’라는 지명은 큰 고을을 가리킨다.  

조선시대 충청도 지역은 반란이 있을 때마다 ‘공충도, 충홍도, 충공도, 청공도’ 등 지명이 16번이나 바뀌었다. 
충주의 ‘충(忠)’, 청주의 ‘청(淸)’자를 따서 충청도라고 이름이 지어졌다. 

전주의 ‘전(全)’. 나주의 ‘나(羅)’자를 따서 이름 지어진 전라도(全羅道)의 어원도 재미있다. 호남지방의 ‘호남(湖南)’이란 어원을 제대로 아는 사람도 없다. 

전라북도 장수군 장수읍에서 발원하여 충청남북도를 거쳐 강경에서부터 충청남도와 전라북도의 도계(道界)를 이루면서 군산만으로 흘러드는 길이 394.79Km의 금강과 호남(湖南)이란 말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내 고향, 충청북도 보은의 보청천(報靑川), 조치원 남부의 미호천(美湖川) 등 20여개의 지류가 금강에 합류한다. 무주구천동, 영동의 양산팔경을 흘러 부여 부소산(扶蘇) 낙화암을 만든 금강이다. 금강유역의 년 강수량은 1,100~1,300mm다.

예전에는 금강의 상류를 ‘호강(湖江)’이라고 불렀다. 호강의 남쪽인 전라북도와 전라남도 지역을 호남(湖南)이라고 했다.  우리가 쓰고 있는 ‘호남(湖南)’이란 말은 이렇게 생겨난 것이다. 

좀 더 살펴보면 <당서(唐書)>에는 금강을 웅진강(熊津江)이라 했다. 〈동국여지승람〉에는 금강의 이름이 상류로부터 적등강(赤登江), 호강(湖江), 차탄강(車灘江), 화인진강(化仁津江), 말흘탄강(末訖灘江), 형각진강(荊角津江) 등 지역별로 달리 기록되어 있다. 

공주에서는 웅진강(熊津江), 부여에서는 백마강(白馬江), 하류에서는 고성진강(古城津江) 등으로 말이다. 

옛 날 신라의 수도였던 경주의 ‘경(慶)’자와 문화적으로 큰 중심지인 상주의 ‘상(尙)’자를 따서 경상도(慶尙道)라고 이름이 지어졌다.

고려 원종 12년(1271)년 삼별초(三別抄)가 제주에 들어가면서 부터 제주도가 역사의 전면에 등장한다. 진도에서 배 중손이 전사한 후 김 통정이 지휘를 맡아 제주로 갔다. 애월 읍의 항파두리 성(城)을 정부군이 짓다 만 것을 삼별초가 완성하여 항몽(抗蒙) 성(城)으로 이용했다. 

개벽설화(開辟說話)의 고량부 3성(高·梁·夫) 중에 고을나(高乙那)의 15대 손이 신라에 입조하여 ‘탐라(耽羅)’라는 국호를 받아와 개국해서 탐라로 부르다가 고려 때 제주(濟州)로 개칭되었다. 

고려 말에 원나라와 고려에 번갈아 예속되면서 명칭도 수시로 바뀌었다. 1374년(공민왕 23) 원나라 세력을 몰아냄에 따라 비로소 제주(濟州)라는 이름으로 굳어진 것이다. 

우리나라 8도의 어원은 주로 해당도의 크고 주요한 읍의 앞 글자를 따서 그 이름이 아래처럼 지어진 것이다. 

‘경상도’ - 경주와 상주
‘전라도’ - 전주와 나주
‘강원도’ - 강릉과 원주
‘충청도’ - 충주와 청주
‘평안도’ - 평양과 안주
‘황해도’ - 황주와 해주
‘함경도’ - 함흥과 경성

제주는 전라남도에 속했으나 1946년에 전라남도에서 분리, 승격되어 제주도(濟州道)란 이름이 붙여진 것이다. 도읍의 인근 지역이란  뜻의 경현(京縣)과 기현(畿縣)에서 ‘京畿(경기)’란 이름이 지어졌다. 

여태까지 ‘경기(京畿)’와 ‘호남(湖南)’이란 말의 유래를 제대로 모르다가 “아~하! 그렇구나!” 하면서 뒤통수를 나도 모르게 긁적인다.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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