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4차산업 시대 미래직업, 반려동물 플랫폼 노동자가 뜬다
[기획] 4차산업 시대 미래직업, 반려동물 플랫폼 노동자가 뜬다
  • 신영욱 기자
  • 승인 2019.03.04 12: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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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그워크 등 플랫폼 통해 업무 수주, 정해진 근무지 따로 없어
반려동물장례 코디네이터, 반려동물행동상담원, 동물물리치료사도 인기
반려동물 1000만 시대가 부른 새로운 형태의 노동자 탄생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특수고용종사자 도그워커가 신종 고소득 직종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내용과 무관함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특수고용종사자 도그워커가 신종 고소득 직종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내용과 무관함

[아웃소싱타임스 신영욱 기자] 정해진 출근시간도, 특별한 사무실도 없지만 A씨는 엄연히 근로자다. 단지 지금까지 우리가 알아왔던 일반적인 근로 형태를 취하고 있지 않을뿐, 그에게도 주어진 일이 있다. 산책하는 강아지의 일거수일투족을 체크하고 그 모든 것을 휴대폰 앱에 기록하는 것이 A씨의 일이다.

A씨의 직업은 도그워커다. 시간이 부족한 보호자를 대신해 반려견의 건강과 정서적 안정을 챙겨주는 신종직업인 도그워커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근로자와 유사한 노무를 제공하지만 근로기준법 등이 적용되지 않는 특수 형태 근로종사자에 해당한다.

한국고용정보원에서는 스마트 기술 발달로 도그워커와 같은 디지털 플랫폼 기반 플랫폼 노동자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A씨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가장 각광받을 것으로 여겨지는 플랫폼 노동자인 것.

A씨는 모든 일을 플랫폼을 통해 지정 받고 이를 처리한다. 현재 A씨처럼 플랫폼에서 도그워커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지정된 교육을 이수하고 프로필 촬영 및 신원 인증 과정 등을 거쳐야 한다. 이때 교육비용은 플랫폼에 따라 각기 다르다.

A씨가 소속된 워키도기가 운영하는 도그워커 서비스 우푸의 시간당 서비스 이용 비용은 2만 5300원이다. 그중 20%의 수수료와 세금 등을 제외하면 도그워커가 받는 시급은 1만 8400원으로 최저시급의 2배 이상이다. 직업으로서의 가치가 충분하다는 뜻이다.

도그워커 매칭 플랫폼 우푸. 사진제공 우푸 홈페이지
도그워커 매칭 플랫폼 우푸. 사진제공 우푸 홈페이지

■ 펫팸족의 증가가 부른 새로운 직업군의 부상
반려동물 1000만 시대에 접어든 지금, 관련 사업이 플랫폼화되면서 A씨와 같은 특수 형태 근로종사자들이 늘고 있다. 우푸의 지난해 10월 도그워커 서비스 월 이용 건수는 800건 이상으로 2017년 대비 4~5배 증가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강북구에서 계획하고 있는 도그워커 양성 사업 역시 그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강북구에서는 오는 4월부터 이와 관련된 사업을 진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구는 반려견 산책에 필요한 필수지식, 안전한 산책을 돕는 방법, 반려동물 민원해결, 펫티켓 등을 강의할 예정이다.

반려동물 관련 직업은 다양한 형태로 부상하고 있다. 반려동물 장의사인 반려동물 장례 코디네이터도 최근 눈길을 끌고 있는 신종 직업. 반려동물 장례 코디네이터는 죽은 반려동물의 화장부터 운구 서비스, 유골 단지 및 관 종류, 염습 여부와 납골당 안치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지난 2017년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새로운 일자리’에 관한 특별세미나에서 반려동물 장례 코디네이터를 언급했을 정도로 이 역시 새로운 직업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반려동물 장례는 2007년 동물보호법 개정으로 동물장묘업이 등록 가능해지며 시작된 사업이지만 정작 활성화 되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반려동물 장례 중개 플랫폼의 등장과 함께 비로소 직업으로서의 가치가 재조명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반려동물행동 상담원 ▲동물 물리치료사 ▲수제간식 전문가 등 역시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반려동물 관련 신직업군에 해당된다. 

반려동물 관련 직업과 상품의 증가세는 반려동물을 가족과 같은 존재로 여기는 펫팸족의 증가에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저출산과 고령화, 1인 가구의 증가로 인해 펫팸족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으며 이에따라 반려동물을 위한 소비가 증가하는 펫코노미도 함께 성장 중이다.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 차세대 반려동물 시장이 극복해야 할 한계가 극명히 존재한다. 도그워커와 같은 반려동물 대상 서비스 관련 시장의 대부분이 서울에만 집중돼 있다는 것이다. 수도권에서 활동 중인 한 도그워커 활동자는 "서울 지역에는 찾는 사람이 많지만 경기나 인천으로만 가도 사실상 없는 수준이다"고 전했다.

그렇다고는 해도 점차적으로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는 점만은 자명해보인다. 세계미래학회는 국내 펫코노미 시장 규모는 2020년 5조 80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된 새로운 직업들이 나타나고 각광 받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문제는 그를 위한 준비가 얼마나 제대로 되어 있냐는 점이다. 제대로 된 준비 없이 일을 하다가는 시장 형성의 적기를 놓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웃소싱업계 역시 이런 흐름을 놓쳐서는 안 될 것으로 보인다. 관련 산업에서 파생될 수 있는 신직업과 필요한 인력 공급을 위한 준비에 소홀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그를 통해 침체된 산업 전반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4차산업혁명 시대는 기회일 수도 혹은 위기일 수도 있다. 그를 결정짓는 것은 얼마나 제대로 된 준비를 해왔냐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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