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국내선 찬밥 신세 아웃소싱, 글로벌 시장에선 혁신도구 각광
[기획] 국내선 찬밥 신세 아웃소싱, 글로벌 시장에선 혁신도구 각광
  • 이윤희 기자
  • 승인 2019.02.27 0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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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웃소싱 산업 2018년 순이익 전기 대비 24.5%↑
생산 인력 감소·구인난 심화→채용대행·인력관리 아웃소싱 증가
영국, 공공서비스 아웃소싱 도입 가이드라인 'Playbook' 발표
국내 아웃소싱, 글로벌 기조 따라 산업융합 및 발달 도구로 활용해야
아웃소싱(outsourcing)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유연성과 대응 속도를 갖출 수 있는 혁신 경영 기법으로 여겨지고 있다.
아웃소싱(outsourcing)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유연성과 대응 속도를 갖출 수 있는 혁신 경영 기법으로 여겨지고 있다.

[아웃소싱타임스 이윤희 기자] 격심한 부침에 시달리는 국내와는 달리 해외의 아웃소싱 산업은 나날이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근본적인 이유는 아웃소싱 산업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최적화된 혁신기법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드라진 특징 중 하나는 이질적인 산업 간의 융합과 협업에 있다. 주변 여건의 변화로 산업 간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역설적으로 핵심 영역에 대한 전문성 확보가 강조되고 있는 것. 

이에 기업들은 핵심 영역의 전문성은 최대화시키되 융복합적인 산업 영역에서 고객 응대를 융통성 있고 신속하게 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아웃소싱'이라는 것을 체감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아웃소싱 기법의 활용이 나날이 늘어가고 있다. 

아웃소싱 산업이 호조를 띠고 있는 일본이나 영국 등의 사례는 그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일본은 지난해 아웃소싱 산업이 전기 대비 순이익이 24.5% 증가하며 호조를 이어가고 있고, 영국 역시 공공기관에 도입되는 아웃소싱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아웃소싱 도입 확대를 지원하고 나섰다.

선진국들이 4차산업혁명 시대의 혁신기법으로 아웃소싱 활용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정작 국내 아웃소싱은 아직까지 비용 절감의 차원으로 매도되며 올바른 활용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간극을 좁혀도 모자랄 판에 점점 더 멀어지는 이 상황이 온전한 것이라도 볼 수 있을까. 대답은 당연히 ‘No’.다. 

■일본 아웃소싱, 생산인구 감소 및 구인난 증가로 호황
일본의 아웃소싱 산업 지표는 지난해도 '맑음'이었다.

최근 일본 통상성 등 정부기관과 민간 아웃소싱 업계의 산업예측 발표에 따르면 일본은 지난해 12월 연결 결산 기준 순이익이 전기 대비 24.5% 증가한 76억 9000엔을 기록했다.

매출 수익은 전기대비 무려 35.3% 증가해 3113억 엔에 달했으며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32.7% 증가해 150억 엔을 나타냈다. 올해 총 순이익은 100억 엔을 돌파할 것으로 추측된다.

2019년 일본 내에선 자국의 아웃소싱 산업이 올해보다 더 확대될 것으로 예측하고있다.
2019년 일본 내에선 자국의 아웃소싱 산업이 올해보다 더 확대될 것으로 예측하고있다.

아웃소싱 산업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국가였던 일본의 아웃소싱이 지난해 호황을 누린 이유 중 하나는 인구 절벽·생산인구 감소로 인한 구인난이 큰 몫을 차지했다.

구인난 심화는 필수적으로 기업을 유지하기 위한 인원 외 기타 업무에서 아웃소싱 활용도가 높아지는 원인이 됐다.

이와 함께 자국민 채용이 어려워진 일본 기업들이 외국인 채용 빈도를 높이며, 외국인 근로자 채용을 위한 채용대행 아웃소싱과 외국인 기능 실습생 관리 수탁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것 역시 아웃소싱의 활황을 부추겼다.

올해부터 급격한 인구 절벽에 돌입한 국내 고용시장이니만큼 이 부분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고용노동부의 발표에 따르면 국내 고용시장은 돌아오는 2020년 생산 가능인구가 24만명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구직자보다 공급되는 일자리 수가 더 많아질 때 앞선 선진국의 사례처럼 기업의 비핵심 업무의 아웃소싱이나 구직을 위한 채용대행, 외국인 근로자 관리를 위한 근태관리 아웃소싱의 활용도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공공기관 외주 Out!' VS 영국 'Welcome Outsourcing'

영국에서 발표된 'Outsourcing Playbook'의 표지 이미지.
영국에서 발표된 'Outsourcing Playbook'의 표지 이미지.

우리 정부가 공공기관의 비정규직 제로화 정책을 추진하며 기관 내 외주·용역 소속 근로자들이 속속들이 직접 고용 또는 자회사를 통한 정규직 전환이 진행되는 가운데, 영국에서는 공공기관 내 아웃소싱의 확대와 효율 상승을 위한 가이드북을 제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월 20일, 영국 정부 국무조정실의 올리버 다우든 국무장관은 정부조달의 개선과 공공서비스의 질적 향상 및 서비스 제공을 위해 'Outsourcing Playbook'을 발표했다.

가이드북은 정부 산업 및 자원 부문에 대한 업무 방식 개선과 아웃소싱 서비스를 통해 향상된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발간된 것으로, 외주화 시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과 신규 시범 사업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국내에선 비정규직 양산 사업이라며 찬밥 취급받는 아웃소싱 산업이 정작 해외 선진국에서는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위해 도입해야 할 필수 방안으로 여겨지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공개된 가이드북은 실패 가능성이 낮은 아웃소싱·외주 공급업체들에게 사업의 계획을 일임하는 대신 핵심 성과 데이터를 공개하도록 요구하는 것을 포함했다. 확실한 서비스 질 개선에 대한 성과 도출을 위해 민간 기업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한 것.

플레이북을 발표한 올리버 다우든은 "공공기관의 아웃소싱 사용과 외주화는 금전적 가치뿐 아니라 혁신적인 공공서비스 등 상당한 혜택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아웃소싱 문제는 '도구'가 아니라 '사용법'
해외 선진국에서는 혁신 기법으로 활용되는 아웃소싱이 국내에서는 유달리 기를 펴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근본적인 문제는 국내 기업인들이 범하고 있는 아웃소싱 사용법에 대한 오류다. 도입 취지와 달리 아웃소싱을 단순히 코스트 다운을 위한 용도로만 활용하다 보니 해외에서처럼 선진 기법으로 발전시키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아웃소싱 산업의 한 전문가는 "아웃소싱을 하나의 도구로 표현하자면 도구로 인해 발생된 피해 책임은 도구에 있는가 아니면 도구를 사용하는 사용자에게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아웃소싱의 도입 목적이 비용 절감과 시간 단축 업무 품질 향상이었는데 업무 품질 향상에 대한 부분은 도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용 절감만 고려 하다보니 업무 품질은 떨어지고, 저품질 직무를 이유로 고비용 지출이 이뤄지지 않으며 꼬리물기 게임을 하는 격이 됐다. 아웃소싱으로 얻을 수 있는 대표적인 효과인 비용 절감과 부가가치 획득 중 비용 절감에만 집중한 것은 결국 아웃소싱 산업 전체의 하향표준화를 가져오는 원인이 된 것.

아웃소싱이라는 개념이 국내에 첫 도입되던 무렵, 일부 기업인들에 의해 무분별하게 사용된 부정적인 결과 대한 책임과 비판은 결국 국내 아웃소싱 산업이 지고가야 할 짐이다. 현재 아웃소싱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날선 비난은 그 짐 중 하나인 셈이다.

아웃소싱 산업의 또 다른 관계자는 "비용 절감이 품질 저하의 원인이 되고, 품질 저하가 고비용을 투자할 수 없는 원인이 됐듯, 비용 투자가 업무 품질 향상의 밑바탕이 되고 고품질과 전문성 확보는 곧 고비용 투자를 이끌어낼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 기업 운영의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아웃소싱의 활성화는 글로벌 산업 구조의 피할 수 없는 조류"라고 역설하며 "사용기업과 공급기업 모두 책임감을 갖고 아웃소싱을 잘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글로벌 시장에 뒤처지지 않을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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