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비욘드아트, 전문교육·복지제도 통해 예술산업 이바지
아트비욘드아트, 전문교육·복지제도 통해 예술산업 이바지
  • 이윤희 기자
  • 승인 2019.03.0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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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용직 취급 예술인, 공연단체 소속으로 근로환경 보장받아
직원교육과 병원비 지원제도로 아티스트들 창작 환경 지원
3월 9일 17시 '빛과 소리와 춤' 주제로 기획한 '광음무' 공연
길거리에서 드럼 공연을 펼치고 있는 아티스트의 모습.(사진제공=ABA)
길거리에서 드럼 공연을 펼치고 있는 아티스트의 모습.(사진제공=ABA)

[아웃소싱타임스 이윤희 기자] 사람들에게 놀라운 퍼포먼스와 아름다운 공연을 제공하는 예술 산업, 그러나 산업 내 예술인들의 퍽퍽한 삶은 아름다움에 가려져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예술 분야 중에서도 대중화되지 못한 채 마이너 장르로 남아있는 분야 속 예술인들의 삶은 어제도 오늘도 고달프다. 공연 준비 중 입은 부상에 대한 병원비를 지급받지 못하는 경우도 부지기수, 제대로 된 일당을 받지 못하는 일은 흔한 사례일 정도다.

많은 아티스트들이 '예술가'에 앞서 정당한 노동을 제공하는 노동자임에도 불구하고, 근로기준법과 노동법의 사각지대에서 고통받고 있다.

이러한 예술인들을 예술인의 입장에서 고려하고 다양한 복지제도를 지원하고 있는 단체가 있다. 지난해 장순호 대표를 주축으로 설립된 '아트비욘드아트'다. 아트비욘드아트의 장순호 대표를 통해 스트리트 공연가들에 대한 뒷 이야기를 들어봤다.

■비보이·댄스그룹 등 예술가들 '일용직' 취급 횡행
아트비욘드아트는 2015년 프로젝트팀을 시작으로 2018년 공식 설립된 예술 단체다. 2015년부터 함께한 스트리트 문화의 예술팀과 함께 '예술을 넘어선 예술'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활동을 시작했다.

아트비욘드아트를 설립하게 된 목적 중 하나는 바로 스트리트 공연을 진행하는 예술인들이 받는 불합리한 대우를 개선하고 이를 통해 최적의 창작 환경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아트비욘드아트의 장순호 대표는 "예술가를 단순 인력으로 여기고 일용직 취급하는 업계의 고질적인 적폐로 인해 예술인들의 창작 환경이 침해받고 있다"고 말한다.

아티스트들의 기술, 창작성은 고려하지 않고 이미 구성된 공연에 끼워 맞추기 식으로 진행되는 고용 방식으로 인해 아티스트, 예술인들이 단순 일용직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것. 이와 같은 고용 방식은 장기적으로 공연 수준의 하향 평준화에 원인이 된다는 것이 장대표의 지적이다.

특히 프로젝트에 공연팀을 매칭하는 공연단체 조차도 아티스트들을 일용직 취급, 출연료를 지급하지 않거나 과도하게 비용을 낮게 책정하는 등 예술산업 전반을 멍들게 하고 있다.

장순호 대표는 "공연팀을 일회성으로 치부하는 업계 관행에서 벗어나 거시적인 관점으로 예술인들의 창작 능력을 보장할 수 있는 단체와 기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공연단체 중 서류만으로 기업·기관의 공연 행사를 진행하는 유령단체들에 대한 검열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장대표는 "소속 아티스트가 한 명도 없는 공연단체가 서류작업에 치중한 것 만으로 프로젝트를 확보할 수 있는 환경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아트비욘드아트는 소속 아티스트들에게 공연 도중 발생되는 사고에 대한 병원비를 지원하고 있다. (사진제공=ABA)
아트비욘드아트는 소속 아티스트들에게 공연 도중 발생되는 사고에 대한 병원비를 지원하고 있다. (사진제공=ABA)

■전문교육과 병원비 지원 제도..예술인들의 마음 사로잡다
일용직 취급받는 아티스트들의 고통은 출연료 문제에서 그치지 않는다. 장대표는 문화의 발전 속도보다 현저하게 뒤처진 업계의 고용 문화에 대해 언급했다.

가장 큰 문제는 예술인들이 공연을 준비하던 도중 발생된 신체적인 부상·정신적인 피해에 대한 법적 보호장치가 없다는 점.

장대표는 "공연단체조차 일회성으로 공연팀을 끌어다 쓰는 시스템 때문에 부상에 대한 책임을 회피한다"고 언급했다. 장순호 대표는 해당 사례를 몸소 겪은 장본인이다. 비보이 출신인 그는 공연 도중 얼굴로 떨어지는 부상으로 인해 앞니가 부서지고 턱에 골절을 입는 부상을 당했으나 대부분의 치료비를 사비로 충당해야 했다.

장대표가 해당 사고로 인해 공연단체에게 지급받은 치료 비용은 단 돈 10만 원. 그가 겪은 부상에 비하면 너무나 작은 금액이었다. 이는 결국 그가 아트비욘드아트를 설립하게 된 계기가 됐다.

아트비욘드아트는 병원비 지원 제도를 통해 소속 아티스트들이 공연 중 부상을 입었을 경우 소속 단체가 치료비를 일정 부분 지원해주고 있다.

이와 함께 소속 아티스트들에 대한 전문 교육도 진행된다. 예술 분야는 개인의 역량과 능력에만 의지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때문에 공연단체를 통해 프로젝트 기획과 공연을 맡긴 후 저품질 공연으로 인해 피해를 받는 사례들도 발생되고 있다.

이에 아트비욘드아트는 실력이 보증된 프로 아티스트들을 통해 소속 아티스트들의 역량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장대표는 "스트리트 공연 예술팀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는 공연단체는 아트비욘드아트가 전무후무하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아티스트들의 반응도 호의적이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던 이들도 출연료 협상제도, 전문교육, 병원비 지원 제도 등을 몸소 경험하며 공연 활동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 이는 곧 공연팀의 실력 확대와 우수한 품질의 공연 기획에 기틀이 됐다.

이와 같은 내용을 발판으로 아트비욘드아트는 빠르게 성장 중이다. 공연단체로는 후발주자인 아트비욘드아트가 올해 기획한 '광음무' 공연이 전석 매진을 기록할 수 있었던 까닭도 소속 예술인들의 처우개선을 통해 공연 품질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장순호 대표는 "아름다운 예술인들의 이면에 가려진 업계의 어두운 얘기를 꺼내는 것은 조심스러운 문제"라면서도 "한국 문화가 글로벌 문화를 선도하기 위해서라도, 예술인들의 가치를 인정하는 단체들이 많아지고 또한 이와 같은 단체들이 인정받을 수 있는 시대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아트비욘드아트는 오는 3월 9일 17시 한국문화의 집 예술 공연장에서 '빛과 소리와 춤'이라는 주제로 기획한 '광음무' 공연을 진행한다. 해당 공연은 모두 아트비욘드아트의 소속 아티스들이 진행하며, 창의적이고 건강한 예술단체의 비전을 제시할 계획이다.

장순호 대표는 "이번 공연을 시작으로 상반기 중 대구·부산 등에서 소속 아티스트들과 지방 순회공연을 진행한다"며 "합리적인 출연료와 복지제도가 더 좋은 예술가를 만든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쾌적한 창작 환경을 조성하여 다양한 창작 활동을 하는데 힘을 쏟을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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