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동 박사의 경제칼럼] 선진국 한국인의 소비 경향과 전망
[김근동 박사의 경제칼럼] 선진국 한국인의 소비 경향과 전망
  • 편집국
  • 승인 2019.03.11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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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동 박사
김근동 박사

한국은 2018년에 들어와 인구 5천만명 이상인 국가중에서 국민소득 3만달러 이상의 국가 랭킹 7위에 진입했다. 수많은 논란속에서 짧은 기간내에 이루어낸 기적과 같은 실적이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한국인들은 국가 경제성장의 혜택을 골고루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걱정하고 있다. 소수의 상위층에 경제성장의 과실이 집중되고 있다면서 불평을 하고 있다. 

이렇게 여론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 한국인들의 소비 형태가 양극화 현상을 보이면서 초기 선진국에 진입한 국가들과 유사한 경향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다소의 움쳐렸던 불안에서 벗어나 고가 명품에 대한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든지(예: 대형 백화점의 브랜드 명품과 고급 외제차의 판매 급증) 사치스러울 만한 이벤트를 개최한다든지 하는 감성소비가 본격화되고 있다. 

위와 더불어 저가 제품에 대한 알뜰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예: 급성장하는 천원솝의 아성다이소). 제품의 품질이 크게 좋아지면서 가격이 저렴한 것을 찾아 소비하는 경향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위와 같은 소비 현상은 경기불황의 국가에서 나타나는 일반적인 상황과는 확연하게 구분된다. 아무리 선진국이라도 경기불황이 오면 제일 먼저 고가 브랜드 제품의 소비부터 감소한다. 

그러면 앞으로 한국이 선진국에 안착될 경우 한국인의 소비 경향은 어떻게 변한다는 것일까? 

한마디로 말해 일반 제품의 품질이 더욱 더 향상되면서 유럽 국가들처럼 고가의 브랜드 명품 선호 및 소비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 것이며 내실을 중시하는 소비경향이 정착될 것이다. 

고가의 명품 소비는 일부 부유층이나 특별한 행사에서 발생할 것이지만 일반적인 제품이 명품의 품질에 자극을 받아 괜찮은 제품으로의 질적 개선이 일어나면서 이들 제품에 대한 소비가 대세를 이루게 된다는 말이다. 

한때 일본도 선진국에 진입하면서 유럽의 유명한 브랜드 제품에 대한 소비가 급증한 시기가 있었다. 선진국에 안착한 지금 일반 제품의 품질이 안정되어 소비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특별한 이벤트나 행사에는 이전보다 더 과감한 통큰 소비를 한다. 요컨데 괜찮은 일반제품의 소비로 행복한 삶을 추구  하다가도 특별한 기회를 만들어 깜짝 놀랄 정도로 과감한 소비(예: 호화 크루저 여객선의 유럽 관광 등)로 변화를 꾀한다는 것이다. 

영화나 영상 매체를 접하거나 유명한 연예인의 화려한 행사를 보고 즐기면서 대리 만족을 얻기도 하고 자기 능력 범위내에서 보람있는 이벤트를 만들어 추억을 쌓기도 한다. 

선진국에 진입한 한국인의 위와 같은 소비 경향은 사회 변화를 비롯하여 기업의 경영이나 유통에도 많은 변화를 몰고 온다.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사회시스템을 만들게 한다. 개도국 시절에 도입했던 창조적인 파괴를 기대하면서 임기웅변적으로 만들어진 조직보다는 미국 유럽 일본처럼 영원히 안착할 수 있는 체제를 선호하고 확산한다. 

최소한의 품질을 유지하거나 보장하지 못하는 제품은 언제든지 시장에서 도태되고 사라진다. 삶의 질적인 수준을 높일 수 있는 작고 섬세하며 실용적인 제품(예: 잘게 다듬어진 식자재의 판매 급성장)이 각광을 받게 된다. 

일괄적인 대량 소비보다는 필요할 때마다 조금씩 소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유통이 뜬다(예: 일본 소형 수퍼마켓의 부활). 바쁘게 살아가는 한국인의 시간을 단축하게 될 유통(예: 온라인 쇼핑몰의 활성화)이 성장한다는 것이다. 

규격화나 체인화를 통해 판매 가능한 제품의 수를 줄이되 거꾸로 제품의 질을 크게 높이거나 가격을 대폭 낮춰 소비자를 끌어 앉을 수 있는 판매점(예: 저가로 급성장한 일본의 이자카야인 도리키조쿠)이 빠르게 성장한다. 

위와 같이 선진국에 진입한 한국은 앞으로도 과거에 경험하지 못했던 소비의 길로 전진하면서 변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지난날에만 집착하지 말고 이제부터 미국 유럽 일본 등의 선진국들이 누려왔던 풍요롭고 삶의 질적 향상을 추구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소비주최로서 슬기로운 생활의 지혜를 발휘하면서 보람있게 살아야 할 때이다.

김근동 박사
-현 국제협력포럼 위원
-전 산업연구원(KIET),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
-전 삼성그룹 회장비서실(도쿄 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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