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로봇이 할 수 없는 일..자동화 시대의 노인 일자리
[이슈]로봇이 할 수 없는 일..자동화 시대의 노인 일자리
  • 손영남 기자
  • 승인 2019.03.13 0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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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터치연구소 '자동화-고령층 일자리' 연구보고서 발표
타인과 상호작용 필요한 비반복적 육체 노동은 사람의 몫
단순반복 육체노동은 자동화에 밀려 급격히 소멸될 것
노인들의 일자리가 위협받고 있다. 경비나 청소 등 단순 반복 업무는 이제 더 이상 인간의 것이 아니게 되어버린 세상이다. 사진은 본 기사와 무관함. 

[아웃소싱타임스 손영남 기자] 로봇이나 기계 등 자동화된 시스템에 노인들의 일자리가 위협받고 있다. 단순 조립이나 반복적 업무에 종사하는 고령층 근로자들이 설 땅이 사라진다는 뜻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반려견도우미·간병인·요양사 등 자동화하기 어려운 비반복적 육체 노동, 즉 대인서비스 분야에 치중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민간경제연구소 ‘파이터치연구원’은 3월 12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연구보고서 ‘자동화와 고령층 일자리’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OECD 25개 국가의 연도별(2011~2017년) 패널 자료를 사용해 고령화의 자동화 촉진 효과를 직무유형별로 실증 분석한 결과다. 

우리의 경우 급속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중이라 더 큰 의미를 지닌다. 보고서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 25개국 중에서 우리나라 고령자 비중이 가장 빠르게 증가했다. 2000년∼2017년 우리나라 고령자 비중 변화율은 11.6%로, OECD 평균 7.9%를 훨씬 웃돌았다. 같은 기간 독일의 고령자 비중 변화율은 9.6%, 일본은 6.2%, 스웨덴은 4.0%에 불과했다.

상황이 이런만큼 고령자 일자리에 대한 심도깊은 논의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 이번 보고서는 고령층의 직무유형과 자동화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한 흔치 않은 자료라 더더욱 눈길이 간다.

전체 취업자 중 고령자 비중 변화율. 자료제공 파이터치연구소
전체 취업자 중 고령자 비중 변화율. 자료제공 파이터치연구소

보고서의 주된 내용은 단순한 육체적·반복적 업무는 자동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를 회피하려면 다른 사람과의 상호작용이 필요한 비반복적 육체 노동(간병인, 직업재활 상담사, 방과후 아동돌보미 등)의 비중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으로 축약된다.

보고서는 반복적 육체 노동지표가 OECD 국가들의 25% 수준일 때 고령화 지표 1% 증가 시 자동화 지표가 1.18% 감소하지만, 반복적 육체 노동지표가 75% 수준일 때는 고령화 지표 1% 증가 시 자동화 지표가 0.06% 증가한다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이 결과를 우리 사회에 적용하면 청소, 경비, 배달 등으로 대표되는 육체노동 비중이 1% 증가시 일자리 자동화는 4% 증가함을 의미한다. 이 비중이 커질수록 자동화가 진행되어 인간의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뜻이다.

반면 고령층의 비반복적 육체노동인 대인서비스 비중이 증가할수록 일자리의 자동화는 감소했다.  OECD 국가에서 고령층의 대인서비스 비중이 25% 수준을 차지하는 경우 고령화 지표가 1% 증가할 때 자동화 지표가 0.1% 증가한 반면 대인서비스 비중이 50% 수준인 경우 고령화 지표가 1% 증가할 때 자동화 지표가 0.45% 감소한 것으로 조사된 것. 이는 고령층의 대인서비스 비중이 1% 증가할 때마다 일자리 자동화는 4% 감소하는 수치다. 

■ 간병인, 요양보호사 등 고령자 경험 필요한 분야 집중해야
이번 보고서를 작성한 파이터치 연구소 유한나 선임연구원은 “고령층이 다른 사람과의 상호작용이 필요한 대인서비스에 많이 종사할수록 고령층의 일자리 자동화를 더디게 할 수 있다”며 “자동화 시대의 노인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최적의 대안이 대인서비스 분야”라고 주장했다. 

현재까지의 사정은 이와는 다르다. 통계청의 고령층 관련 데이터에 따르면, 2018년 기준으로 46.7%의 고령자들이 반복적이고 단순한 육체적 업무(청소, 경비, 배달, 포장 등)를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자동화시대 고령층에 적합하다고 분석된 비반복적 육체 분야에는 22.1%(2018년)로 반복적 육체(46.7%)의 절반 수준에 그쳤으며, 이것은 고령자들의 특성이 반영된 비반복적 육체 분야의 추가 일자리 창출이 필요함을 의미한다고 유 연구원은 밝히고 있다. 

직무유형별 고령자 고용 비중. 자료제공 파이터치연구소
직무유형별 고령자 고용 비중. 자료제공 파이터치연구소

보고서는 자동화 촉진 시기의 고령층에 적합한 일자리로 ▲간병인 ▲장애인 활동도우미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 등을 먼저 들었다. 고령자들이 그들의 지식과 경험을 살려 다른 사람을 돕고 위로하며 심리적 안정감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고령자들의 경륜을 활용하여 ▲방과후 아동돌보미 ▲직업재활 상담사 ▲청소년·은퇴자 생활관리사 ▲숲해설가 ▲기계경비 지도사 ▲이발사 ▲미용사 ▲반려견 도우미 역시 고령자들이 활약할 수 있는 직업군으로 꼽았다. 

고령자들의 인식 변화와 함께 관련 정책 지원 및 환경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 보고서의 주장이다. 

고령층의 특성을 반영한 비반복적 육체 분야의 교육 프로그램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국교육개발원의 ‘한국 성인의 평생학습 실태’에 따르면, 55~64세 고령자의 72.6%가 건강관리, 심리적 만족감, 친목도모 등 직업과 무관한 목적으로 평생학습에 참여중이지만 정작 고령층의 재취업·이직에 도움이 되는 비반복적 육체분야의 교육 프로그램은 미흡하다는 것이다.

유 연구원은 일하기를 원하는 고령자들이 실질적인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시스템 구축과 홍보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나 지자체의 ‘노인일자리지원센터’등 정부와 지자체에서 제공하는 고령층 일자리 정보시스템에 대한 통합과 적극적인 홍보를 당부했다. 

이와 함께 유 연구원은 “고령자의 무릎에 주는 무리를 줄이기 위해 바닥을 나무로 교체하거나 확대경을 구비하는 등 고령층이 종사하는 분야의 근로환경 개선도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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