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알맹이 없는 일자리박람회, 일자리 없고 사진만 남았다
[취재수첩] 알맹이 없는 일자리박람회, 일자리 없고 사진만 남았다
  • 이윤희 기자
  • 승인 2019.03.27 0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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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임금 130만원 질 낮은 일자리..기업 정보도 적어
참여 기업 10여 개를 넘지 못하는 소규모 박람회도
실제 취업과 연계될 수 있는 질 높은 일자리 박람회 절실

[아웃소싱타임스 이윤희 기자] 국내 고용지표가 바닥을 치며 일자리 창출과 고용안정을 비전으로 내세웠던 정부의 발걸음이 바빠졌다. 1년 차, 2년 차를 지나 시간을 두고 보면 괜찮아 질 것이다던 변명도 무색할 만큼 실업률과 일자리 미스매치는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국내 이곳저곳에서 다방면의 일자리 박람회가 개최되고 있다. 본질은 참여기업과 구직자 간 미스매치를 해소하고 일자리를 창출하자는 것인데, 정작 뚜껑을 열어보면 실효성이 없는 경우가 빈번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일자리 문제를 해소하기보다는 "해소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을 정도로 보여주기 식의 일자리 박람회가 많고,  양질의 일자리는 충족되지 못하고 구직자도 분산돼 일자리 미스매치 해소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또 한편에서는 우후죽순 생겨난 일자리 박람회가 기관장들 사진 찍기 수준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날선 비판도 일고 있다.

공고를 보며 부푼 기대를 안고 온 구직자들이 초라한 규모의 박람회에 실망하기도 부지기수. 한 박람회 참여 구직자는 "박람회가 아니라 직업소개소 수준"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모 박람회에 참여한 기업의 채용 수준을 살펴보니 아파트 청소담당 직무를 채용하는데 이들의 월 임금 수준은 불과 130만 원이었다. 현재 2019년 최저임금 기준 하루 8시간 주 5일 근무자의 월급은 174만 5150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 아닐 수 없다.

일자리 박람회를 통해 제공되는 일자리의 질이 떨어진다는 문제와 함께 또 다른 문제는 박람회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채용기업 정보가 온라인 채용사이트보다 못하단 것이다.

온라인으로 알 수 없는 세부적인 내용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박람회를 찾아도 팸플릿과 채용게시판에 공고된 내용은 채용 직무와 기업 명, 근무지, 채용 인원, 임금 수준 등 단편적인 정보만 제공하고 있다.

구직자가 세분화된 정보를 얻자면 관련 정보를 얻고 싶은 기업에 이력서를 넣고 면담을 기다리는 것인데, 기업 담당자와 1:1 면담을 기다리기 위해서는 다시 수많은 채용 지원자들 속에서 시간을 할애해야만 한다. 

기본적인 근무 시간이나 기업의 복지 내용, 연차나 월차에 대한 내용 등도 살펴볼 수 없어 온라인 채용사이트만도 못한 채용박람회로 전락한 것.

설상가상으로 참여 기업이 10여 개 기업을 넘지 못하는 소규모 박람회도 생겨나며, 국내 일자리 박람회의 양질을 모두 떨어뜨리는 결과가 빚어지고 있다.

1분 1초가 아쉬운 구직자들에겐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며 찾은 박람회가 '기회'가 아닌 '낭비'가 되고 있어 일자리 박람회를 향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우후죽순 생겨나는 박람회로 인해 구직자와 기업이 분산되며 일자리 미스매치 해소에 적절한 대안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구직자가 필요로하는 것은 '박람회'가 아니라 '일자리'다. 일부 관계자와 기업의 홍보를 위한 보여주기식 일자리 박람회가 하루하루 시간 싸움을 하고 있는 구직자들을 두 번 울리고 있다.

악화일로를 걷는 고용지표를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재정 낭비로 끝나는 질 낮은 일자리 박람회는 줄이고, 실제 취업과 연계될 수 있는 질 높은 일자리 박람회가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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