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안내]노인을 위한 시장은 없다
[신간안내]노인을 위한 시장은 없다
  • 신영욱 기자
  • 승인 2019.04.03 08: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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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의 공포를 이겨 낼 희망의 경제학

[아웃소싱타임스 신영욱 기자]고령화 사회의 도래는 오래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경고해 온 문제였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고령화를 두려워하고 있으며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르고 있다. 이는 비단 정치의 문제가 아니다.

기업들도 판에 박힌 '실버' 타겟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을 뿐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제대로 모르고 있다. 미 백악관과 유수의 기업에서 고령화 관련 자문을 해 온 미국 최고의 노인 시장 전문가 조지프 F. 코글린은 이 상황이 평균 수명이 길어지는 장수 경제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노인을 위한 상품이라고 하면 보통 은퇴나 신체적 불편에 초점을 맞춘다. 그러나 그러한 태도가 오히려 노인을 사회로부터 분리하고 그들의 가치를 평가절하하는 일이 되기 쉽다. 이제는 노년을 안락한 여생을 보내는 시기가 아니라 새로운 삶이 시작되는 시기로 인식해야 한다.

그러려면 노인, 특히 베이비붐 세대의 사회적, 문화적 욕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 책은 다양한 사례 분석을 통해 시니어 비즈니스가 빠질 수 있는 함정을 제시하고 장수 경제의 미래를 밝히는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저자 조지프 F. 코글린은 1995년 미 교통부 및 백악관과 협력해 준공공 교통수단의 문제를 분석하면서 노인을 위한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어 있지 않음을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1999년 MIT와 협력해 50세 이상 인구를 위한 기술과 디자인을 연구하는 에이지랩(AgeLab)을 세웠다.

20년간 에이지랩 책임자로서 다양한 정부, 기업, 비영리 단체들과 협업을 진행하며 그가 내린 진단은 어찌 보면 간단하다. 우리가 가진 '노인' 개념이 잘못되었으며 그 때문에 형편없는 상품 기획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이른바 효도폰이다. 독일의 피트에이지(Fitage)라는 회사는 2007년 노인 시장을 염두에 두고 '카타리나 다스그로스'라는 핸드폰을 내놓았다. 노인을 위한다는 명목 아래 기능을 단순화하고, 버튼을 크게 만들고, 떨어뜨려도 깨지지 않도록 만든 핸드폰이었다.

그러나 카타리나 폰은 실패했고 피트에이지는 2010년 문을 닫았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우리는 노인을 생각할 때 자연스럽게 다른 여러 사항은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노인이 처한 기초 수준의 생리적 요구를 해결하겠다는 태도를 가지기 쉽다.

즉 노인을 디자인이나 다른 요소는 따질 겨를이 없는 중환자와 동일시한다. 저자는 이런 편견에서 하루빨리 벗어나라고 주문한다. 나이가 들면 젊은 시절에 비해 신체상의 한계가 생기는 것은 분명하지만 노인들이 오로지 그 문제만 생각하며 상품을 사용한다고 여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저는 늙고 가난하고 기술도 모르고 눈도 성하지 않아요'라는 메시지를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노인도 젊은이와 마찬가지로 사회의 일원으로 인정받고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고 싶어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특히 인터넷과 컴퓨터에 익숙하고 여유 있는 경제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문화를 맛본 베이비붐 세대는 더욱이나 그렇다.

오늘날 스마트폰이 효도폰을 시장에서 밀어내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스마트폰은 자신의 상황에 맞추어 아이콘을 키울 수도 줄일 수도 있고 노인과 젊은 세대를 분리하지 않는다. 또한 나이가 들수록 점차 어려워지는 타인과의 교우 관계도 좀 더 원활하게 해준다.

그래서 많은 노인들이 스마트폰에서 자유로움을 느낀다고 말하는 것이다. 요컨대 시니어 마케팅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필요에 매몰되지 말고 노인의 관점에 서서 욕구를 읽어야 한다. 고령화가 점차 심화되리라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노년에 들어서는 베이비붐 세대가 이전 세대에 비해 좀 더 자립적인 삶을 원하고 기술에 익숙하며 다양한 욕구를 채우는 미래를 꿈꾼다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그렇기에 저자가 지적하는 기존 사업 전략의 문제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제안하는 솔루션은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들의 귀중한 밑천이 될 것이다.

저자의 분석과 제안은 단순한 비즈니스 전략에 머물지 않고 고령화 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경제 혁신 전략으로까지 나아간다. 저자의 핵심 메시지는 다음의 말로 요약할 수 있다.

"상품이 미래의 장수 경제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려면 고령 소비자를 응급 치료를 받아야 하는 중환자나 풀어야 하는 수수께끼로 취급하면 안 된다. 욕구와 요구와 열망을 인정하고 어엿한 사회 구성원으로 대해야 한다." 이는 객관적인 현실이기도 하지만 더 나은 사회를 위한 비전이기도 하다.

우리가 노인을 좀 더 친근한 이웃으로 인식할수록 소통과 경험을 나눌 수 있는 존재로 받아들일수록 고령화의 미래는 밝아진다. 미래에 대한 전망이 밝아지면 자연히 미래를 우려하면서 갈등할 필요가 없어진다. 그래서 저자는 장수 경제의 비전을 담아 책을 이렇게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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