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근 박사의 물류이야기] 공익규제와 퍼팩트스톰(Perfect Storm)
[이상근 박사의 물류이야기] 공익규제와 퍼팩트스톰(Perfect Storm)
  • 편집국
  • 승인 2019.04.22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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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팩트스톰(Perfect Storm)은 근본적으로 막을 수 없고 그 속도를 늦추는 것도 불가능하다. 
●물류 퍼펙트스톰은 모빌리티(Mobility) 통합, 이용자와 제공자의 경계 소멸, 빅블러(Big Blur) 현상, ‘공유물류 플랫폼’구축
●국민과 사회가 원하고, 이를 대체할 서비스가 없음에도 이를 법적으로 막는 규제냐? 
●거대 자본이 플랫폼 구축 통해 중소사업자의 영역을 침투하고 생존권까지 위협하고 있는가?
이상근 
산업경영공학박사 
삼영물류(주) 대표이사

빅토리아 여왕 (Queen Vitoria) 시절인 1865년, 영국 의회는 자동차 등장으로 피해를 보는 마차를 보호하기 위해 ‘붉은 깃발법’(Red Flag Act)을 만들었다. 낮에는 붉은 깃발, 밤에는 붉은 등을 든 기수가 자동차 앞에서 자동차를 선도하게 함으로써 자동차가 마차보다 빨리 달릴 수 없게 한 것이다. 

이 법안에 따라 자동차 한 대에 운전사, 기관원, 기수 3명이 있어야 하며, 자동차 속도는 시속 6.4km, 시가지에서는 시속 3.2km로 제한되었다.

증기자동차가 출시되면서 마차업자들이 망하게 될 위기에 처하자, 기존 업계 보호를 만든 법안이었다. 현재 마차는 일부 관광지에서나 볼 수 있고 모빌리티(Mobility)로써 마차를 경험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 법의 시행으로 마차업계의 수명은 연장되었지만, 가장 먼저 시작한 영국의 자동차산업은 독일과 미국에 뒤처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우리나라 석탄산업도 가정용 난방과 취사가 연탄에서, 석유, 도시가스와 전기로 바뀌면서 죽은 산업이 됐다. 광부들이 오갈 데 없게 되자, 1989년 정부는 ‘석탄산업합리화’라는 이름 하에 광산을 매입하고 광부들에게 생활지원금, 학자금까지 지급했고, 내국인의 카지노 출입까지 허용하면서 이 지역을 종합관광단지로 조성하는 등 지역개발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오히려 지역경제는 더욱 피폐해지고, 실업자는 증가하고, 주민은 감소하는 등 지역경제는 큰 타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차량 공유서비스 우버(Uber), 리프트(Lyft) 등의 급성장에 따라 택시운송 시장이 급격히 축소되면서 지난 1년사이 8명이 택시기사들의 자살했다. 첫 자살 건은 지난해 2월 블랙캡 기사 더글러스 쉬프터로 "시정부가 우버로 인한 과도한 경쟁을 막지 못했다"며 시청 앞에서 총기로 자살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카풀에 반대하며 택시 기사 3명이 분신했다. "사회적 약자인 택시 기사를 죽이는 카풀을 허가해서는 안 된다"고 카카오 카풀 서비스를 정부가 금지해야 한다는 유서를 남겼다. 

택시 호출시장을 장악한 카카오가 카풀 서비스를 시작하면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절박함이 자살로 이어졌다. 카카오는 시범서비스를 중단했고, 택시업계는 사회적 타협기구 참석을 결정했다. 

하지만 연이은 죽음에 대한 안타까움과는 별개로 여론은 택시기사들의 싸움에 냉랭했다. 이런 여론은 승차거부 등 서비스 문제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카풀이 4차산업혁명과 O2O가 몰고 온 불가피한 사회변화이라는 인식에 기반을 두고 있다. 

과연 택시기사의 과속, 불친절, 승차거부 등 서비스 문제만으로 카풀 서비스를 이용을 원하는가? 이보다는 Z세대등 신세대는 카풀서비스를 제도권의 택시로 대체할 수 없는 새로운 서비스로 인식하는데 있다. 

언텍트(Untact) 기술을 기반으로 한 이용의 편의성(앱 호출, 결제 등)과 정확하고, 신속한 매칭서비스(출발 도착정보, 운행 경로확인 등) 때문 일 것이다.

‘붉은깃발법’에도 불구하고 자동차산업이 마차산업을 시장에서 퇴출시키고, 도시가스와 전기가 석탄산업을 시장에서 퇴출시킨 것 같이 퍼팩트스톰(Perfect Storm)은 근본적으로 막을 수 없고 그 속도를 늦추는 것도 불가능하다. 

“변화가 빨라질수록 경계는 희미해지고 구별되던 것들이 한데 섞이며 새로운 상을 만들어 낸다.”(퍼펙트 스톰/송인혁) 이런 측면에서 사회적 약자와 공익을 위한 규제와 지원도 변화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없고 속도를 크게 늦출 수도 없을 것이다.

가까운 미래, 물류에 다가올 퍼펙트스톰은 크게 4가지 방향에서 올 것으로 예측된다.

첫째, 모빌리티(Mobility 의 통합이다. 

4차산업혁명시대엔 공유경제, 스마트 모빌리티, 스마트시티가 중요한 화두로 회자되고 있다. 특히 공유경제의 기본원리인 유휴자산의 활용측면에서 보면 가까운 미래에 모든 모빌리티는 사람과 화물운송이라는 경계가 붕괴될 것이다. 

이미  ‘카카오T’는 현재 서비스 중인 차량관련 서비스를 비롯해 카카오 모빌리티가 앞으로 선보일 모빌리티 전문 플랫폼의 통합 브랜드를 표방하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는 택시, 승용차, 지하철, 자전거, 오토바이, 버스, 선박, 항공기, 제트팩(Jet Pack) 등 여객수송용 모빌리티와 화물차, 화물열차, 콜벤, 드론 등 화물 수송용 모빌리티의 경계는 급속하게 무너지고 기능은 통합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술의 발전으로 전기차, 수소차 등이 상용화 된다면 자동차는 내연기관이 없어지면서 내부 공간을 늘릴 수 있고, 늘어난 공간에 화물과 여객이 동시에 움직일 수 있다.

또한 가까운 미래에 등장할 자율주행차는 화물차, 선박, 항공기내에서 맞춤형 생산을 가능하게 하면서, 모빌리티가 생산, 유통, 물류의 통합 기능을 수행할 날도 멀지 않았다.

둘째, 이용자와 제공자의 경계가 소멸될 것이다.

공유경제하에서 물류서비스의 이용자이자 제공자로 그 경계가 모호하다. 4차산업혁명, 공유경제에서는 물류서비스의 이용자(기업, 개인)도 물류기업과 같은 제공자 역할을 할 것이다. 

‘피기비’, ‘무버’,‘ 우버 잇츠’, ‘아마존 플렉스’, ‘쿠팡 플렉스’ 등 일반인 배달서비스 제공자와 ‘스토어 X’, ‘Clutter’ 등 일반인이 보관서비스를 수행함으로써 자원의 낭비를 최소화시키는 필(必)환경 트렌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 트렌드가 더 확대되면 개인을 넘어 화주기업도 물류장비와 창고 등을 남는 시간에 타사와 공유하여 배달서비스와 보관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일반인이 보관서비스를 수행하는 제공자의 리뷰가 이용자의 리뷰로 돌아와 서비스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 Z세대의 자발성을 이끌어낼 수 있는 ‘레고 아이디어즈’와 같은 공동창조 프로모션 활동과 소비자 참여형 광고 등 Z세대와 실시간으로 커뮤니케이션 하고 맨투맨으로 대응하는 물류 서비스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셋째, 산업의 경계가 무너지는 빅블러(Big Blur)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첨단 기술의 발달과 빠른 사회 변화로 인해 기존에 존재하던 산업간의 경계가 모호하게 되는 현상인 블러(Blur)는 사전적으로 흐릿해진다는 의미이다.

1999년 미래학자 스탠 데이비스가 저서 《블러: 연결경제에서의 변화의 속도》에서 혁신적인 변화로 경계가 허물어진다는 의미로 사용됐다. 사물인터넷(IoT), 핀테크, 인공지능(AI), 드론 등 혁신적인 기술이 등장하면서 블러를 넘어선 빅블러 현상이 나타나게 됐다.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간편결제 등 모바일 기능을 강화하거나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O2O(Online to Offline) 업체가 오프라인 매장을 내며 영역을 넓히는 경우가 대표적인 빅블러 현상이다. 

물류에서도 알리바바 마윈의 신유통(온라인+오프라인+물류)의 개념을 뛰어넘는 물류+유통+제조의 통합적인 빅블러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이런 빅블러 현상이 가속화되면 전통적인 제조, 유통, 물류, 서비스 산업 간의 경계가 소멸하고 경쟁 범위가 넓어지면서 소수 업체가 과도한 영향력을 가지게 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넷째, 커먼스(Commons, 공유재) 기반의 ‘공유물류 플랫폼’이 구축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혁신을 위해 실리콘밸리, 동경 스마트시티 등에서는 이미 ‘공유 플랫폼’이 구현되고 있다. 젊은 소비자를 중심으로 상품과 서비스는 ‘소유’에서 ‘공유’로 ‘공유’에서 ‘구독’으로 전환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시대의 물류도 정부와 지자체, 물류, 유통, 제조와 서비스기업 등 다양한 물류 주체가 동등하게 참여하는 커먼스(Commons, 공유재) 기반의 하이브리드(Hybrid)형 조직인 ‘공유물류 플랫폼’이 구축될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물류단지, 터미널과 같은 공유물류시설과 도로 등 인프라와 표준형 ICT(정보통신기술) 구축 등 플랫폼의 커먼스에 투자하고 공유와 협력의 원칙이 준수되도록 조정자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민간 기업은 시설, 장비, ICT, 인력 등의 일정 부분을 제공자이자 사용자로써 이를 공유하여 서비스의 질적 향상과 효율성을 높여 저비용, 고품질의 물류운영시스템을 구축하게 될 것이다. 

또한 공동 지분투자로 특수목적법인(SPC)를 구성하여 플랫폼 자체가 비즈니스 생태계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우리생활과 물류에 퍼펙트스톰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지금 우리는 우리 주위에 산재한 공익규제와 규제 철폐 사이에서 냉정하고 분명하게 그 기준점을 세워야 할 때이다.

먼저, 국민과 사회가 원하는 서비스 임에도 이를 대체할 합법적인 물류서비스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공익이라는, 집단적 목소리라는, 약자보호라는 명분 만으로 막고 있는 규제들은 없는지?

반대로 아마존, 알리바바, 카카오 등을 포함한 대기업이 거대 자본을 바탕으로 플랫폼을 구축하여 중소기업 및 개인사업자의 영역을 침투하고 생존권까지 위협하고 있는 것인가?

과거에는 사회적 약자와 공익을 위해 필요한 공익 규제였지만 지금은 국민 생활의 편의성을 저해하고, 비용을 과다 발생시키는 장애물이 된 공익규제들이 물류주위에는 무수히 많다.

반대로 디지털 기술을 통해 사회적으로 자원을 효율적으로 나누고, 그 편익을 모두가 나눌 것처럼 이야기했던 공유경제는 사실 ‘디지털 독점 경제’로 변질되기 쉽다. 

공유경제는 시장을 독점한 대기업에 의해서가 아니라 정부와 같은 공적 기관이 이해당사자인 이용자, 서비스제공자(Peer), 플랫폼사업자의 중심에 서서 사회적 수요와 공급을 조절하는 방식일 때 가장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 

#퍼팩트스톰(Perfect Storm) #모빌리티(Mobility) # 빅블러(Big Blur) #공유물류 플랫폼 #붉은 깃발법(Red Flag Act) #공익규제

이상근 
-산업경영공학박사 
-삼영물류(주) 대표이사(현)
-국가물류정책위원회 정책분과위원(현)
-국토교통부 규제심사위원  (현)
-인천지역 인적자원개발위원회 위원(물류분과위원장) (현)
-대한상공회의소 물류위원회 부위원장(겸 실무위원장) (현)
-국립 인천대학교 전문교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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