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공공기관, 재정건전성 악화에도 일자리 늘리기 남발
[분석] 공공기관, 재정건전성 악화에도 일자리 늘리기 남발
  • 손영남 기자
  • 승인 2019.05.02 1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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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정원 38만 3천명.. 17년보다 3만 6천명 증가
비정규직 줄고 신규채용 늘고. 공공기관 채용 현황
신입사원 연봉 3천 530만원, 복리후생비도 9.5% 증가
기재부 '2018년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시' 결과 발표
일자리 늘리기에 혈안이 된 정부의 기조가 공공기관 채용 규모확대에 도화선이 되었으리란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사진은 채용박람회의 한 장면.

[아웃소싱타임스 손영남 기자] 비정규직 제로와 일자리 창출로 대변되는 정책 기조에 따라 공공기관들의 지난해 채용 현황이 예전과는 크게 달라지고 있다. 비정규직 규모는 대폭 감소하고 신규 채용 규모는 크게 늘어났다. 

늘어난 것은 채용규모만이 아니다. 공공기관의 부채 역시 5년만의 증가를 기록했다. 늘어나는 부채는 곧 경영환경의 악화를 의미한다. 이 와중에 채용인원 늘리기가 바람직한 것이냐는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4월 30일, '2018년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시' 결과를 밝히고 이 같은 내용을 적시했다. 이번 공시는 339개 공공기관의 정원·신규채용·복리후생비 등 27개 항목 5년치 현황을 담았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공공기관 임직원 정원은 38만 3천명으로 2017년보다 3만 6천명 증가했다. 이중 정규직 전환으로 늘어난 인원을 제외하면 순 신규 채용인원은 2만 7천명으로 1년 전보다 23% 늘어났다.

눈에 띠는 대목은 무기계약직의 증가다. 무기계약직은 5만 1000명으로 47.6% 증가했다. 정규직 전환 정책으로 증가한 인력은 무기직 1만 7천명, 일반직 7천명 등 2만 4천명에 달했다.

또한 비정규직 규모는 2만 4931명으로 전년보다 8928명(26.4%) 감소했다. 이는 지난 2017년부터 시행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전환 계획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자료제공 기획재정부
자료제공 기획재정부

신규채용의 증가와 비정규직의 감소는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문제는 이 과정에서 불거진 공공기관의 부실화 우려다. 대국민 서비스를 표방하는 기관인 만큼 어느 정도의 적자는 감수한다손 치더라도 기본적으로 기업의 생리를 무시할 수는 없다. 공공기관 역시 대규모 적자를 내면 몸집을 줄여야 하는 것이 옳다. 

이번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339개 공공기관의 당기순이익은 1조 1000억원으로 전년보다 84.7%나 급감했다. 2016년 15조 4000억원, 2017년 7조 2000억원이었던 당기순이익이 이해할 수 없는 수준으로 폭락한 데는 현 정부의 정책 기조 탓이 크다. 

세부적으로 보면 걱정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한국전력의 재무재표를 보면 적자 규모가 1조 1745억원에 달한다. 불과 2년전 7조 148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던 것을 의심케 하는 규모다. 한국수력원자력 역시 지난해부터 적자 기조로 돌아설 만큼 공공기관의 재정 건전성이 빠르고 악화되고 있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5월 2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에 공시된 361개 공공기관의 지난해 경영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신입사원 연봉이 평균 3천 530만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17년(3천 418만원)보다 3.3% 증가한 것이다. 또한 조사대상 기관 가운데 77%는 전년보다 초봉이 올랐다고 밝혔을 정도로 공공기관의 연봉 규모는 증가 일로에 서있다.

자료제공 사람인
공공기관 신입연봉 순위. 자료제공 사람인

이 와중에도 복리후생비는 8천 955억원으로 776억원(9.5%) 늘었다. 정부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임직원 수 증가(10.5%)에 따른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자료 기획재정부
자료 기획재정부

정책 자체의 옳고 그름을 논하기에 앞서 이 정도 상황이라면 공공기관 역시 조직 슬림화와 비용 구조 논의를 심각하게 고려해봄이 옳다. 막대한 국민의 혈세가 투입되는 점을 고려한다면 응당 그래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갈수록 늘어나는 채용 규모는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도 좋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도 좋다. 그러나 지속적인 공공기관의 재무구조 악화는 결국 공공서비스 약화와 복지 사업의 질을 악화시킬 수밖에 없다. 그 폐해가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반영된다는 뜻이다. 애꿎은 국민을 볼모로 삼는 현재의 공공기관 운영방식을 제고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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