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근 박사의 물류이야기] 귀차니즘(Gwichanism·Lazism)의 해결사 물류 
[이상근 박사의 물류이야기] 귀차니즘(Gwichanism·Lazism)의 해결사 물류 
  • 편집국
  • 승인 2019.05.07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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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찮은 일은 극단적으로 회피하려는 '귀차니즘'에 기반한 새로운 소비자 집단이 등장
●‘귀차니스트’는 특징에 따라 '셰어러(Sharer)', '러셔(Rusher)', '솔리스트(Solist)'로 구분
●개인별(Personalization)로 즉각 대응하는 ‘온디맨드(On-demand)’ 물류서비스가 요구됨
●물류서비스는 24시간 365일 정확한 대응 시스템 구축과 정착이 중요한 이슈
이상근 
산업경영공학박사 
삼영물류(주) 대표이사

요즘 젊은 층에서는 ‘귀차니즘’ 단어가 유행이다. 귀차니즘(영어: Gwichanism 또는 Lazism)은 만사가 귀찮아서 게으름 피우는 현상이 고착화된 상태를 말하는 인터넷 신조어다. 

이것도 싫고 저것도 싫어서 짜증만 나고 뭘 해야 할지도 모르는 마음의 표현이다. 딱히 하고 싶은 것 또는 바라는 것도 없고 그냥 시간만 보내려는 것이 바로 귀차니즘이다. 쉽게 말해 세상살이가 별다른 이유 없이 그냥 귀찮다는 얘기다.

귀차니즘은 일종의 심리적 무력감으로 이해되는데, 바쁜 일상 속에서 시간 부족 때문에 사소한 일들을 열외시키는 30대, 실업의 공포 속에 대학을 나서는 20대 청년들, 방과 후 학원 일정에 맞춰 수동적으로 살아가는 10대들에게서 발견할 수 있다. (대중문화사전, 김기란 외)

"인류는 귀차니즘 때문에 망할 것이다."라고 하는 이들도 있지만, 인류는 오히려 귀차니즘 때문에 생활을 윤택하게 만드는 기술을 개발하고 발전시키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 양면적 속성을 지니고 있다.

긍정적인 면은 귀차니즘이 인간 생활을 용이하게 하는 온갖 도구와 기술의 발달을 초래했다. 라면처럼 조리과정을 최대한 줄인 인스턴트 식품이나, 원거리 지인과 연락을 위한 전화, 휴대 가능한 휴대전화에서 스마트폰으로 발전해 온 통신기기가 있다. 

리모컨도 멀리 있는 전자기기를 쉽게 조작하려고 만들었고, 뭘 마실 때 잔을 들기도 귀찮았던 사람이 빨대를 만든 것같이 인간에게 유용한 도구와 기술발전에 기여했다.

하지만 부정적인 면은 개인적 몰락과 정체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일반인에게도 "현상유지 편향"(status quo bias)이라고 하여 누구나 어느 정도씩은 귀차니즘이 있지만, 이게 정신병적으로 심하게 진화하면 무기력증을 동반한 우울증이 되기도 한다.

또한 귀차니즘은 전염성이 강하고 분위기에 따라 불특정 다수에게 파괴적으로 번져 나가기 때문에 때때로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비유 되기도 한다. 그래서 나온 신조어가 AGS(Acquired Gwichanism Syndrome, 후천성 귀차니즘 증후군)이다.

◆일본은 귀차니즘을 해결해주는 비즈니스가 뜬다.

KOTRA 해외시장뉴스의 [日, 귀차니즘 해결해주는 비즈니스가 뜬다]에 따르면, 일본에 끊임없이 소비하기를 원하지만 귀찮은 일은 극단적으로 회피하려고 하는 '귀차니즘'에 기반한 새로운 소비자 집단이 등장했다고 전한다. 
이 집단은 이미 성숙 단계에 도달한 일본 시장에서 새로운 소비자 집단의 니즈를 포착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몇 안 되는 분야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 신문은 '귀찮은' 일을 해결하기 위해 기꺼이 돈을 지급할 용의가 있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는 이유로는 1인 가구의 증가와 기술의 발전을 꼽고 있다. 

3~4인 가족 시대에는 자가주택 및 자동차가 필수재지만, 1인 가구 소비자의 경우 이를 무리해서 소유하려고 하지 않고 공유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또한 스마트폰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수요와 공급을 매칭할 수 있다는 점이 공유 비즈니스의 확대에 기여하고 있으며, 다양한 매칭 플랫폼 제공비즈니스도 증가하고 있다.

닛케이비즈니스는 ‘귀차니즘’ 소비자 집단의 세부 유형을 '셰어러(Sharer)', '러셔(Rusher)', '솔리스트(Solist)'로 구분했으며, 이들을 타깃으로 하는 비즈니스는 앞으로 점점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 소비자 집단은 각각 물건의 소유·시간의 투자·인간관계의 형성 및 유지를 귀찮다고 여겨, 이를 도와주거나 대신해주는 유료 서비스를 이용한다.

‘셰어러(Sharer)'는 ‘물건도 기술도 갖기 귀찮다’. 전부 셔어링 하는 셰어러가 애용하는 서비스는 Leeap(양복공유), 리쿠사(명품백 공유), DMM(가사대행), 카셰어링, 펫 렌탈서비스 등이 있다.

셰어링 서비스 중 대표적인 카 셰어링 사업은 일본 국내 회원 수가 2017년 3월 기준 약 109만 명으로 3년 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월 6800엔으로 프라다, 루이비통, 샤넬 등 55개 명품 가방을 대여하는 공유 서비스인 '락사스(Laxus)는 스마트폰과 인터넷이 보급되며 전국적으로 사업영역이 확대됐다.

또한 지금까지는 공유할 수 없다고 여겨졌던 펫 셰어링 서비스까지 등장해 1시간에 3600엔의 가격에 애완동물을 대여할 수 있다.

또한 구체적인 형태가 있는 사물뿐만 아니라 기술이나 시간을 공유하고자 하는 니즈가 있어 야후 옥션, 란사즈, 클라우드웍스 등의 '대행 사이트'를 통해 직소퍼즐을 대신 맞춰줄 사람, 피겨 및 조립식 장난감을 대신 조립해줄 사람, RPG 게임을 대신해줄 사람 등을 찾기도 한다.

기술을 사고 싶은 사람이 기술을 제공해주는 사람을 찾는 사이트인 란사즈의 경우 2008년 개설 이래 의뢰 건수가 193만 건(2018년 4월 기준)을 돌파했다.

'러셔(Rusher)'는 ‘장시간 무엇인가 하는 것이 귀찮다’ 오락까지도 효율적으로 단시간에 처리하기를 원하는 러셔는 렉스토아이(드라이브스루 장례식), 와타베 웨딩(드라이브스루 결혼식), X Body(뜬 트레이닝) 등의 서비스를 애용한다.

15분 분량의 웹드라마, 1000자 분량의 인터넷소설, 20분 동안 근력운동을 끝낼 수 있는 체육관 등이 등장하고 있다.

심지어 관혼상제업체 렉스토아이는 장례식에 드라이브스루 시스템을 도입해 참석자들이 자동차에서 바로 부조 및 분향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솔리스트(Solist)'는 ‘인간관계가 귀찮다’ 무엇을 하든 혼자하는 솔리스트는 호로요이당(혼술 전문 이자카야), 레스토풋살시티(풋살팀 조직) 등의 서비스를 애용한다.

솔리스트를 위해 혼자 가서 처음 보는 사람들과 어울려 술을 마실 수 있도록 하는 '1인 술자리' 전문 술집이 일본 전국에 2900개점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1인석을 별도로 마련하는 것에 그쳤던 기존의 '1인 노래방', '1인 고깃집' 등에서 발전한 형태로, 그 순간 그 장소에 있는 새로운 사람들과 즐겁게 지낼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우리나라도 귀차니즘 상품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다양하다. 

식품업계도 ‘귀차니스트’가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 싫어하는 사람들이 조리하지 않고 먹을 수 있는 간편 또는 배달 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주문한 요리를 집까지 배달해주는 가정 간편식은 기본이고, 음식 쓰레기 없이 먹을 수 있는 과일컵, 조리하지 않고 반찬이나 안주로 즐길 수 있는 수산캔, 가열하지 않고 밥에 비벼 먹을 수 있는 요리캔도 있다. 

귀차니즘의 고민을 덜어줄 IT 제품도 등장했다. 빨래한 옷을 기계에 넣어두면 알아서 접어주는 빨래 접는 기계,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한 자율 운행 의자, 손으로 끈을 묶을 필요가 없는 자동 끈 조절 신발, 사람 대신 요리해주는 로봇도 있다. 

완벽한 귀차니즘을 위한 접을 수 있는 미래형 폴더블 디스플레이, 동그랗게 말 수 있는 롤러블 디스플레이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귀차니즘 중심으로 세상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귀차니즘이 우리의 삶을 지배할 날이 머지않았다.

물 없이 화장을 지울 수 있는 클렌징 티슈, 아침에 일어나 물티슈처럼 뽑아서 1분간 얼굴에 붙이면 세안과 스킨 케어를 동시에 해결해 주는 마스크 팩, 머리에 파우더를 분사해 방금 머리 감은 듯 뽀송하게 유지해주는 샴푸, 물과 치약 없이 양치질이 가능한 씹는 칫솔, 쏙 뽑아서 걸레 대용으로 사용하고 버리는 청소포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여기에다 물 없이 운동화를 세탁하는 세제, 물 없이 뿌려서 차를 닦을 수 있는 카워시 등 워터리스 제품도 인기다. 귀차니즘이 타깃인 워터리스 제품은 편리함과 기능적 만족도가 높아 매년 30~50% 이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귀차니즘은 개인화된 24시간 365일 물류서비스를 요구한다. 

‘귀차니스트’는 상품 구매를 위해 매장에 방문하지 않고 전화, 인터넷, 모바일, 버튼(아마존 Dash), 자동재주문, 정기배송, ‘IOT 활용(Alexa 등) 무주문 배송’ 등으로 구매(Click)한다.

‘IOT 활용 무주문 배송’은 소비자가 쇼핑을 위해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거나 온라인 사이트에 접속하지 않더라도, 축적된 데이터와 실시간 정보를 통해 판매자가 먼저 수요를 빠르게 예측하고 상품을 제안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무노력 쇼핑(Zero-Effort Shopping)은 사물 인터넷과 빅데이터를 통해 사람이 이동할 필요없이 사전에 예측한 인공지능의 자동구매로 물품 구매과정이 모두 생략된다.

이런 예측형 커머스(predictive commerce)는 사물인터넷을 통해 기기들이 연결되고 고객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 이를 바탕으로 자동으로 쇼핑을 가능케 하는 기술이다. 

또 소비자는 목소리만으로도 구매할 수 있게 되었다. 사용자의 구매 이력, 제품 선호도, 개인 일정, 가격 비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아마존의 알렉사(Alexa)가 에코(Echo)를 통해 이야기 하면, 소비자는 간단한 대답만으로 쇼핑을 할 수 있다. SKT와 11번가도 인공지능 스피커 '누구(NUGU)'를 통해 이 같은 쇼핑을 준비하고 있다.

귀차니즘은 상품 배달(Last Mile Delivery) 패턴도 변화시켰다. 

배달업무는 개개인의 생활방식에 맞춘 예약배송시스템, 무인택배 보관함, 편의점 택배, 배송대행 등 물류서비스도 더욱 다양해지고 복잡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상품도 기존의 공산품 중심에서 신선식품, 생물, 음식 등 온도에 민감한 상품으로 변화하면서 그에 따른 배달방법도 소비자 맞춤형으로 변화하고 있다.

특별히 ‘새벽배송’은 ‘귀차니스트’에게는 최고의 물류서비스가 되고 있다. 익일배송과 당일배송에 이어 이제는 밤늦게 주문하더라도 아침에 눈을 뜨면 상품을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가 ‘새벽배송’이다. 조만간 ‘30분 배송’과 같은 초스피드 배송 서비스가 등장하면 귀차니스트는 더욱 귀차니즘을 즐길 수 있다. 

가까운 미래에 달라질 물류의 모습은 기존의 대형화, 획일화된 물류 서비스보다 소량의 개인별(Personalization)로 각기 다른 물품의 종류, 규격, 포장상태, 도착요청시간에 맞춘 유연하고 즉각 대응하는 ‘온디맨드(On-demand)’ 물류서비스가 더욱 더 필요한 시대이다. 

물류기업은 개인화된 물류서비스의 대응과 함께 24시간 365일 물류서비스 시스템 구축과 정착이라는 새로운 이슈를 해결해야 한다.

이상근 
-산업경영공학박사 
-삼영물류(주) 대표이사(현)
-국가물류정책위원회 정책분과위원(현)
-국토교통부 규제심사위원  (현)
-인천지역 인적자원개발위원회 위원(물류분과위원장) (현)
-대한상공회의소 물류위원회 부위원장(겸 실무위원장) (현)
-국립 인천대학교 전문교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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