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람하는 무인기기..키오스크의 시대, 이대로 괜찮을까?
범람하는 무인기기..키오스크의 시대, 이대로 괜찮을까?
  • 이윤희 기자
  • 승인 2019.05.13 0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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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요식업 매장 등서 키오스크 도입률 눈에띄게 높아져
디지털 소외 계층 발생·일자리 대체 문제에 우려도 커
적절한 직업 교육과 신기술에 대한 사회적 홍보 반드시 필요

[아웃소싱타임스 이윤희 기자] "주문은 앞에 무인 기계 통해서 진행해주세요" 서울의 한 영화관 내 매점에서 주문을 하려 할 때 안내받은 말이다. 매점 내에는 3~4명 남짓의 직원이 있었지만 주문이 들어온 음식을 준비하고 제공할 뿐 직접적인 주문이나 결제와 관련된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았다.

터치스크린을 통해 주문 품목과 결제 방법, 포인트 적립 등을 확인한 후 주문을 진행했고 매점 내 직원을 통해 주문한 음식을 수령할 수 있었다.

무심코 둘러보니, 영화관 내 직원들이 몇 년 전과 비교했을 때 눈에 띄게 줄었다. 주문을 받고 결제를 하고 제품을 준비하던 직원들의 일 중 주문과 결제를 기계가 대신한 덕에 근로자들의 업무는 줄어들었고, 그만큼 기업이 필요로하는 근로자의 수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영화관 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에서 나타나고 있다. 무인정보 단말기(키오스크, KIOSK)는 최근 최저임금인상·주 52시간제도 등으로 인해 급격히 높아진 인건비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며 '범람'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빠르게 우리 생활에 침투하고 있다.

기존의 키오스크가 단순히 티켓 발권 수준에 그쳤다면 최근 키오스크는 요식업과 화장품 등 다양한 매장 내 주문, 계산, 금융업에 이어 전자 근로계약까지 다방면으로 활용 되고있다.

자연스럽게 이와 같은 키오스크에 대해 반발감을 가지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사람이 하는 일을 기계가 대신한다는 데서 오는 이질감과 로봇으로 대체되는 분야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호소하는가 하면 디지털 문화에 익숙하지 못한 노인 등 디지털 소외 계층에 대한 걱정도 이어진다.

그들의 걱정이 영 타당성 없는 말은 아니다. 기계가 사람의 일자리를 대체하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고, 디지털 소외계층이 키오스크 문화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몇몇 매장에서는 키오스크 기계 도입에 대한 불만이 높다. 키오스크 사용법에 대한 설명은 기계 옆에 부착된 종이 팸플릿으로 대신하거나, 화면에 나오는 몇 가지 설명 정도뿐이다. 또 키오스크 기계를 활용할 수 없는 이들을 배려해 직원을 통해 주문할 수 있는 시스템을 일부 개방하는 등 대안 마련을 전혀 제공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아직까지 우리네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ATM기가 낯설어 통장을 들고 은행원을 찾는 이들이 많다. 그런 그들이 하물며 젊은 청년들도 다소 생경해하는 키오스크 기계에 익숙해지기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디지털 소외 현상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들의 불안과는 별개로 키오스크는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예측된다. 가중되는 인건비나 근로자 대우, 복지에 대한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기업들이 손쉽게 택할 수 있는 대안이기 때문이다.

옛 산업혁명 시절 근로자들이 기계를 부수며 공장 내 기계 도입을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산업혁명 흐름은 막을 수 없었던 것처럼 키오스크 도입 흐름은 반대를 외친다 해서 막을 수 있는 흐름은 아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자동화나 로봇의 도입이 매우 빠른 속도로 이뤄지는 편이다. 키오스크는 분명 앞으로 우리 생활에 더 많은 부분에 빠르게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버스 출입문을 여닫으며 승객들의 탑승과 하차를 도왔던 안내양이 사라진 것처럼, 지하철 내 매표 발권 업무가 매표 기계로 대체된 것처럼 말이다.

흐름을 막을 수 없다면 적절한 교육과 대응책이 필요하다. 시대 흐름을 따라오지 못하는 이들이 문제라는 말로 디지털 소외계층과 일자리 문제를 대체하는 것은 너무나 무책임한 형상이 아닐 수 없다.

4차 산업혁명 시대,소외 또는 도태되는 이들이 발생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은 정부의 의무사항이다. 대체되는 일자리로 직업을 잃고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적절한 직업 교육과 신기술에 대한 사회적 홍보가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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