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황금종려상 속 숨은 '표준근로계약서'..영화계 현실은?
봉준호 황금종려상 속 숨은 '표준근로계약서'..영화계 현실은?
  • 이윤희 기자
  • 승인 2019.05.28 1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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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지급·근로시간 담은 근로계약 통해 근로자 노동환경 개선
기존 도급·용역 형태 계약에서 근로계약으로 변화
표준근로계약서 경험 비율 5년 사이 2배 이상 증가
제작비 10억 원 이상 영화에서 표준근로계약서 도입률이 높아지고 있다.
제작비 10억 원 이상 영화에서 표준근로계약서 도입률이 높아지고 있다.

[아웃소싱타임스 이윤희 기자] 영화 '기생충'을 통해 대한민국 최초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 제작 당시 스태프들과 '표준근로계약서'를 체결했다는 사실을 밝혀 주목을 받고 있다.

봉준호 감독의 이와 같은 발언이 주목받는 이유는 예술·문화 산업은 열악한 근로환경의 대표라는 오명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 산업도 이러한 비난에서 벗어나긴 어렵다.

장시간 노동, 최저임금 미달 수준의 급여, 장기 임금 체불 등으로 인한 사고와 소송은 산업 내에서 끊이지 않는 악재다. 이러한 와중에 봉준호 감독이 밝힌 표준근로계약서 체결은 다른 의미로 이질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봉준호 감독은 영화계 표준근로계약서 체결이 기생충만의 유별스러운 소식은 아니라고 말한다. 영화 스태프들에 대한 처우개선 문제가 화두에 오르며 몇년 전부터 급여처리 등이 개선되고 있다는 것.

표준근로계약은 근로자의 장시간 근로와 같은 부당한 환경을 예방하고 임금, 근로시간 등 근로계약서가 담아야할 필수 요소를 담고 있는 근로자 보호 장치다. 근로자들은 표준근로계약서를 통해 4대보험이나 연장 수당 등 노사가 합의한 사항을 명시할 수 있다.

이와같은 표준근로계약서가 영화 산업 내에서 확산된다는 것은 근로자에게 긍정적으로 작용된다. 기존에 법적 보호를 받지 못했던 영역들을 계약서와 근로기준법으로 보호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 산업을 비롯한 각종 예술문화 산업은 예술가, 스태프 등과 근로계약이 아닌 도급·용역 형식의 단발성 계약을 체결해, 4대 보험 등을 비롯한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2018년 영화 스태프 근로 환경 실태조사'를 통해 표준근로계약서로 계약한 경험이 있는 영화 스태프 비율이 74.8%에 달하는 것으로 발표했다. 10명 중 7명 이상이 표준근로계약서를 경험한 것이다.

봉 감독의 말대로 수치는 몇 년을 차이로 크게 올랐다. 2014년에는 단 35.3%수준에 그쳤던 것이 5년 사이 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표준근로계약서를 대하는 사업주의 인식도 변화했다. 지난 2014년에는 표준근로계약서 미작성 이유에서 사업주 거부가 71.1%를 차지했다. 이러한 수치는 2016년과 2017년에는 오히려 각각 73.2%와 75.2%로 늘어나며, 사업주가 표준근로계약서를 회피하려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근로자들의 안전한 근로 여건을 보장하지 않는 오명을 쓸 수 밖에 없었던 이유다. 이러한 수치가 2018년에는 1년 사이 51.2%로 대폭 줄어들며 사업주 거부로 인한 표준근로계약서 미작성 수치는 크게 변화했다. 이 밖에 스태프들의 영화 총 수입 및 4대보험 가입률도 전년 대비 상승하며 영화 스태프 근로자들의 처우 개선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영화진흥위원회의 조사는 10억 원 이상 제작 영화를 대상으로 진행돼 전체 영화 산업을 대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영화 산업 내 65.5%가 10억 원 미만 제작 영화인데 통상적으로 저예산 영화의 근로환경이 더 열악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과 같은 대작 영화가 대기업이라면, 저예산 제작 영화는 5인 미만 소규모 영세기업인 셈이다.

영진위 또한 보고서에서 10억원 미만 저예산 영화에선 임금수준 및 4대보험 가입률 등이 여전히 현저히 낮게 나타나고 있다고 밝혀, 영화 산업 내 전반적인 근로환경 개선은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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