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안내]신뢰 이동
[신간안내]신뢰 이동
  • 신영욱 기자
  • 승인 2019.06.13 0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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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제도·플랫폼을 넘어 누구를 믿을 것인가
공유경제, 플랫폼 비즈니스, 블록체인… 세상의 변화를 통찰하는 열쇠 ‘신뢰’
신뢰 이동 도서표지
신뢰 이동 도서표지

[아웃소싱타임스 신영욱 기자]"신뢰하세요. 저희를 신뢰하고 시장을 신뢰하고 청년들을 신뢰하세요. 새로운 기술을 신뢰하세요. 세계는 나날이 투명해지고 있습니다"

알리바바그룹의 회장 마윈은 지난 2014년 9월 알리바바의 기업 공개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이 날 마윈은 1분 동안 '신뢰'라는 단어를 반복해서 말했다.

전통적으로 중국은 '관계'에 기반을 둔 사회이다. 이런 중국 사회에서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는 신뢰 도약으로 중국의 '관시'를 깨뜨린 사례이다. 

마윈이 처음 알리바바라는 새로운 사업을 구상했을 때 당시 중국의 인터넷 이용자는 전체 인구의 1%도 되지 않았다. 전자상거래를 이용한 경험이 전무하고 온라인 결제 시스템은 커녕 배송 시스템도 없었다. 그는 이 같은 상황에서 어떻게 신뢰 문제를 해결했을까? 

마윈은 기술을 활용해 온라인 구매자와 판매자 사이에 신뢰를 구축해야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알리바바는 처음 3년 동안은 사람들이 서로가 가진 것이 무엇인지 정보만 주고받는 용도로 운영되었으나 2004년 온라인 결제 시스템 '알리페이'를 출시하면서 본격적 궤도에 올랐다.

또 2011년 시작한 '트러스패스(공식업체라는 인증)' 서비스를 시작함으로써 구매자들의 신뢰를 얻는 데 동력을 얻었다.

신뢰 전문가이자 이 책의 저자인 레이첼 보츠먼은 신뢰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연결해주는 다리라고 정의한다. 모르는 것(미지의 대상)에 대한 불확실성을 없애주어야만 신뢰 도약이 이루어지고, 신뢰 도약이 이루어질 때 새로운 가능성이 창출되고 새로운 관계가 형성되며, 새로운 시장과 네트워크가 가능해진다고 말한다. 

레이첼은 알리바바가 전 세계 수 많은 사람들에게 기술을 통해 어떻게 신뢰 도약을 이룰 수 있는지 보여준 훌륭한 사례라고 평한다.

그는 인간 역사는 신뢰의 측면에서 세 부분으로 나뉜다고 설명한다. 모두 서로를 아는, 관계 기반의 소규모 지역 공동체에서 살던 '지역적 신뢰' 시대가 첫 번째요, 계약과 법정, 상표 형태로 신뢰가 작동해서 산업사회로 발전 가능한 토대가 구축된 '제도적 신뢰'가 두 번째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세 번째인 '분산적 신뢰' 시대의 초기 단계를 지나고 있다. 앞서 설명한 알리바바의 사례는 ‘제도적 신뢰’에서 ‘분산적 신뢰’로 이동하는 하나의 예다. 

알리바바 같은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넘어서 에어비앤비, 우버, 블라블라카 같은 공유경제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물건을 판매하는 개별 판매자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이 같은 플랫폼을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시켜 나가는 기업들이 생겨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디지털 암호화폐까지 등장했다. 제도적 신뢰 시대를 벗어나 분산적 신뢰 시대로 이동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사례는 수없이 많다.

저자는 제도적 신뢰 시대로부터 분산적 시뢰 시대로 신뢰가 이동하고 있음을 여러 가지 사례를 통해 이야기한다. 

미국에서 발각된 비윤리적인 의학 실험 터스커기 연구와 역외 조세회피처 관련 유출자료인 파나마 페이퍼스 사건이 대표적인 예다. 1972년, 미국공중위생국이 1932년부터 미국 앨라배마주 터스커기 카운티의 아프리카계 미국인 600명을 대상으로 벌인 매독 실험이 알려졌을 때 사람들을 경악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기업, 정부, 종교단체, 각종 기관과 언론 등에 관련된 갖가지 스캔들과 폭로가 연이어 터져 나왔고 2015년 폭로된 파나마 페이퍼스 사건으로 '모두 한배를 탔다'는 암묵적 인식이 와해됐다. 

기관과 제도에 대한 신뢰는 무너져버렸고 기술 발달과 함께 신뢰는 낯선 사람, 개인들에게로 이동하고 있다. 이 같은 신뢰 이동으로 비즈니스를 비롯한 인간관계, 삶의 많은 것들이 급속하고도 다양하게 변모하고 있다. 

저자는 이런 흐름 속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어떻게 실현되고 사람들의 신뢰를 얻어 성공하는지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무엇인지 살펴본다.

만약 소비자로서 개인이 어떤 것들을 생각해야 할지 또 우리 삶이 어떻게 영향 받고 받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면 이 책이 좋은 길동무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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