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근박사의 물류이야기] 불 꺼진 채 로봇만 일하는 물류센터
[이상근박사의 물류이야기] 불 꺼진 채 로봇만 일하는 물류센터
  • 편집국
  • 승인 2019.07.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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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의존도가 높은 물류현장의 인력관리 리스크 해결을 위해 무인화 가속화
●비용절감, 생산성 향상, 휴먼에러(Human Error) 방지를 위한 무인화도 가속화
●유통업계와 외식업계는 물류문제가 해결되면 무인점포 등 무인화가 가속화될 것
이상근 
산업경영공학박사 
삼영물류(주) 대표이사

최근 들어 우리나라의 물류센터, 택배터미널 등의 생력화, 자동화, 무인화 열풍이 강하다. 물류분야에 로보틱스 활용은 물류센터 내 작업, 간선운송과 배송 등 물류업무 전문분야게 걸쳐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향후 인공지능(AI)이 고도화되면 의사결정과 같은 영역까지 확장될 전망이다.

물류터미널과 물류센터의 생력화, 자동화, 무인화 열풍은 세가지 배경으로 요약될 수 있다.

◆최저임금 급격인상, 주52시간근로, 노동규제, 산재사고 리스크 해결 위해 무인화 가속화
먼저, 인력의존도가 높은 물류현장의 인력관리 문제의 해결 측면이 강하다. 최근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주52시간근로제 시행, 구인난과 더불어 택배터미널과 물류센터의 위험한 노동 강도, 장시간 노동, 산재사고 등의 리스크를 해결하기 위한 생력화, 자동화, 무인화 추세가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작년 8월 C택배사의 대전허브터미널에서 20대 일용 근로자가 컨베이어 벨트 인근에서 감전으로 사망한 사고가 발생했다.  불과 2개월후인 10월 29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상차작업을 하던 하청업체 근로자가 화물트럭 협착사고로 사망했다.

이에 따라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은 직원이 사망한 30일 저녁부터 C사 물류터미널에 전면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이어 노동부는 C사의 전국 물류터미널에 대한 3주간(11/8-29)의 기획감독을 실시했다. 

이 기획감독은 C사의 전국 12개 물류터미널을 대상으로 사업장의 안전보건조치 전반과 주요 기인물(起因物)의 안전조치와 노동자 안전보건교육 실시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확인했다.

작년 3분기 국내택배물량 기준 48.8%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C사의 전체 물량 중 30%를 담당하는 대전 허브터미널의 전면작업중지명령은 일 130만건에 이르는 물량을 다른 터미널에서 대체 처리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인력의존도가 월등히 높은 타 터미널도 기존 물량 처리와 추가인력 수급 등의 문제로 대체 처리하기는 역부족으로 물량의 약 20%가 제 때 배달되지 못했다.

이에 C사는 개인택배 예약 서비스를 일시 중단했고, 부패가 우려되는 식품의 집화를 중단했지만 배송 지연과 오배송 등의 사고가 속출됐다. 특히 김장제철용 절임배추나 농작물, 지역특산물 등 신선화물은 수일째 터미널에 묶여 대거 멸실되었다. 

택배배송이 어려워지자 일부 화주들은 발 빠르게 타 택배사와의 계약을 체결했지만 국내 주요 택배사들의 처리능력도 금세 한계치에 도달해, 추가적인 신규계약은 이뤄지지 않았다. 

국민생활에 필수가 되어버린 택배 분류의 파행으로 배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상품을 주문한 고객도 상품을 판매하는 판매자도 상품을 집화와 배송 하는 택배기사도 모두가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 연출됐다.

택배와 물류노동은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의 대표 업종이다. C택배사 근로자가 지난 1월 4일 심근경색으로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아직은 ‘과로’가 직접적인 사망 원인인지는 의학적으로 밝혀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택배근로자들이 과로사와 산재의 위험에 노출된 근로조건하에 있다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회사 쪽 말로도 고인은 주 6일 63.3시간을 일했다고 한다. 주 52시간 노동에 따른 탄력근무제 도입 범위를 놓고 벌이는 논란이 무색할 지경이다. 

최근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주52시간근로제 시행, 구인난 해소, 노동규제, 사고 리스크 해결 등을 위해 물류기업은 무인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로봇의 어원인 ‘robota’는 체코어로 노동을 의미한다. 로봇은 인간이 해야 하는 특정한 노동을 대신 수행하도록 만들어졌고, 그 특정한 일이란 위험한 노동을 의미했다. 인력의존도가 높은 물류현장의 문제점의 해결은 자동화와 생력화, 무인화 외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

◆비용절감, 생산성 향상, 휴먼에러(Human Error) 방지를 위한 무인화도 가속화
둘째, 물류기업은 생산성 향상, 휴먼에러(Human Error)를 방지하고 정확성을 확보하기 위한 생력화, 자동화, 무인화도 가속화하고 있다. 

물류 작업 생산성을 최대 40% 향상시킨 것으로 알려진 Amazon의 KIVA를 포함, 서비스로봇을 물류 현장에 적용하여 보관ᆞ하역 생산성을 향상시킨 사례 증가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본격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아마존의 물류센터의 KIVA 시스템은 중앙컴퓨터가 접수한 주문을 로봇(KIVA)에 무선전송하면, 로봇이 해당물품이 쌓인 선반 위치 파악하여, 해당 선반을 작업자에게 이동함으로써 작업시간을 2~3시간에서 30분 정도로 단축했고 분류. 선별. 포장 비용도 20~40% 절감했다. 

최근 아마존은 과거의 구매 이력이나 열람 행태, 심지어 마우스의 움직임까지 참고해 사용자가 미래에 주문할 만한 상품을 예측하는 소프트웨어에 대한 특허를 신청했다. 이 소프트웨어를 통해 얻은 데이터는 사용자의 인근 창고로 상품을 출하시키는 ‘예측 출하’에도 쓰일 수 있다.

상하차 및 운반 지원 로봇 Adept의 Lynx Conveyor는 컨베이어 벨트 끝에서 물품을 받아 원하는 위치로 운반한다. Lynx Conveyor는 방해물 자동 인지, 최적 경로 탐색, 기존 창고관리시스템에도 활용 가능한 높은 호환성 보유하고 있다.

Swisslog의 Autostore는 로봇을 이용한 “완전자동화“ 창고이다. 격자로 구축된 창고 위의 공간에서 로봇들이 이동하며 물품 운반하며, 자동화뿐 아니라 공간의 효율성도 높여준다. Texas Instrument사가 싱가포르에 구축한 물류센터는 창고보관 Capacity가 기존 5억개에서 20억개로 향상시켰다.

KUKA의 omniRob는 물품 운반, 상하차 지원 로봇으로 로봇 팔을 이용한 정교한 동작 등 다양한 활용 가능하고, 400kg까지 적재, 운반 가능하다. 또한 자동으로 위치와 주변을 인지해서 Mapping을 진행 후 이동할 수 있다.

Mobile Robot은 제품 운반 및 피킹 지원, 제품검수, 포장, 조립 등 VAS(부가가치물류)작업 을 수행할 전망이다. 탤리(Tally)는 재고가 없는 상품, 재고가 조금밖에 없는 상품, 잘못 놓여있는 상품, 가격표 오류 등 반복적이고 번거로운 작업을 실행해 준다

B2B물류의 경우 투자대비 효과가 비용절감효과가 커서 빠르게 이행될 수 있다. 공장무인화에 이어지는 물류센터 무인화는 프로세스나 로직이 표준화되어 있고, 수송 역시 공장-물류센터-대리점(고객)의 경로를 대형무인트럭을 이용하면 가능하다.

중국의 차이냐오(菜鸟)가 휘저우에 새로 개장한 물류센터는 200대의 로봇이 24시간 일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사람의 수작업 보다 3배 이상 효율을 낼 수 있고, 하루 100만 건 이상의 화물을 처리할 수 있다. 로봇끼리 서로 정보를 공유하면서 일감을 배분해 중앙에서 통제할 필요가 없는 시스템이다. 징동(JD.com)은 완전 무인화 물류센터를 구축했다.

물류기업의 생력화, 자동화, 무인화는 인력의존으로는 해결하기 힘든 생산성 향상과 휴먼에러를 방지하고 정확성을 확보하기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유통업계와 외식업계는 물류문제가 해결되면 무인점포 등 무인화가 가속될 것
셋째, 타 산업의 무인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물류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유통업계, 외식업계 입장에서는 물류 문제만 해결된다면 무인화와 생력화를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 따라서 물류기업의 무인화는 더욱 속도가 붙을 것이다.

KTX객실내의 자동판매기, 맥도날드 등 패스트푸드 점포는 키오스크 통한 무인주문시스템, 스타벅스의 싸이렌오더 같은 모바일 주문, 배달의민족 등 배달앱의 활성화는 오프라인 매장의 축소와 직원 감축도 빠르게 진행시키고 있다. 

여기에 매쉬코리아가 맥도날드의 자체 배달시스템을 포기하게 만든 사례처럼 라스트마일 배달 회사는 유통기업과 외식기업의 물류를 접수할 것이다. 

유통업계의 무인점포(Unmanned Stores) 확대, 24시간 점포 확대 등 무인화와 생력화로 물류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 진다. 

무인점포에서는 매장납입, 검수 검품, 매대 진열 등 매장 직원이 했던 일 들을 배달기사가 수행해야 한다. 일본의 유통체인 후시코시(藤越)의 경우 이미 물류기업인 마루와운유기관이 점포내 물류를 수행하고 있다. 

영업 종료 후 매장직원이 없는 상태에서 배달사원이 입하, 검품, 플로어별 분류와 반송, 개점전 준비(진열업무, 前進진열, 기기청소), 백야드 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특히 전진진열(face-up)업무는 레이아웃상의 편리한 동선유지와 보기 쉽고, 선택하기 쉽고, 꺼내기 쉽고, 볼륨감 있고, 선도가 높고, 품질을 유지하는 계획적, 효과적인 face-up업무수행 매뉴얼을 갖고 있다. 

물류현장의 자동화는 아마존의 물류센터와 같이 키바로봇과 인간이 어우려져 같이 근무하는 시스템에서 징동물류센터의 완전 무인물류센터처럼 로봇만이 일하는 불 꺼진채 가동되는 물류센터와 무인차, 드론이 배달하는 무인배달시스템으로 진화될 전망이다.  

이상근 
-산업경영공학박사 
-삼영물류(주) 대표이사(현)
-국가물류정책위원회 정책분과위원(현)
-국토교통부 규제심사위원  (현)
-인천지역 인적자원개발위원회 위원(물류분과위원장) (현)
-대한상공회의소 물류위원회 부위원장(겸 실무위원장) (현)
-국립 인천대학교 전문교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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