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률 역대최고, 고용률도 역대최고.. 알 수 없는 고용시장
실업률 역대최고, 고용률도 역대최고.. 알 수 없는 고용시장
  • 손영남 기자
  • 승인 2019.07.11 09: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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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6월 고용동향' 발표, 취업자 수 28만명 이상 증가
실업자 수 113만 역대 최대, 노인 일자리 증가로 인한 착시?
실업률과 고용률이 동시에 역대최고를 기록한 기현상이 벌어졌다. 자료 통계청
실업률과 고용률이 동시에 역대최고를 기록한 기현상이 벌어졌다. 자료 통계청

[아웃소싱타임스 손영남 기자] 지난 6월, 취업자 수가 2740만 8000명으로 1년 전보다 28만1000명 늘었다. 1년 5개월 만에 최대폭 증가다. 이에 따라 고용률도 대폭 상승했다. 지난달 15세 이상 전체 고용률은 전년 동월 대비 0.2%포인트 상승한 61.6%로 나타났다. 

이것만 놓고 보면 고용 상황이 호전되는 것으로 비치지만 실업자 수와 실업률 역시 통계작성 이후 최고를 기록해 전혀 다른 두 지표가 충돌을 기록했다. 통계청이 7월 10일 발표한 '6월 고용동향'은 현재의 고용시장이 얼마나 난맥상을 드러내고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는 양 지표의 대립 배경에는 정부가 투입한 단기처방이 자리하고 있다.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만들어낸 일자리, 특히 노인일자리사업의 향방에 따라 실업률과 고용률이 요동치고 있는 것.

6월에 취업자가 크게 증가한 것은 60세 이상이 37만 2000명이나 대폭 늘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화단 정리, 길거리 환경 미화 등 세금으로 만드는 노인 일자리 영향으로 고용 상황이 좋아진 것처럼 보인 것이다.

고용률 상승에 가려진 이면을 보면 웃음을 지을 수 없는 상황임이 분명하다. 우리 경제를 떠받치는 허리인 30∼40대 취업자는 계속 줄어들고 제조업의 고용 부진은 이어졌다. 40대 취업자 수는 44개월째 뒷걸음질했고 제조업 취업자는 15개월 연속 감소세였다. '경제의 허리'로 통하는 30·40대 취업자 수가 각각 3만 2000명, 18만 2000명 줄면서 21개월째 동반 감소세를 이어갔다. 

업종별로 따지면, 질 좋은 일자리로 꼽히는 제조업 취업자가 6만 6000명 줄어드는 등 15개월 연속 감소했고, 고임금 정규직 일자리가 많은 금융·보험업도 5만 1000명 감소하며 6개월 연속 줄었다. 반면 정부가 만든 일자리가 많은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는 12만 5000명으로 크게 불어났다. 

주목할 점은 늘어난 정부 일자리로 인한 혼선이다. 실업률 역시 이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노인일자리사업에 지원했다 채용되지 못한 인원들이 대거 실업자로 계산되며 실업률이 높아졌다는 뜻이다. 

지난달 실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0만 3000명 증가한 113만 7000명으로 나타났다. 6월 기준으로 보면 외환위기 당시인 지난 1999년(148만 9000명) 이후 가장 많았다. 실업률은 4.0%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3%포인트 올랐다. 마찬가지로 외환위기(1999년 6.7%) 이후 최고치다. 

특히 청년층의 실업률이 높게 조사됐다. 15~29세의 실업률은 10.4%로 1999년(11.4%) 이후 최고였다. 체감실업률을 보여주는 ‘고용보조지표3’ 또한 24.6%(15~29세)로 1년 전과 비교해 1.7%포인트 상승했다. 

결론적으로 이번 통계청의 고용통계는 실제 고용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단정지어도 무리는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단기적 재정 투입이 불러온 고용지표의 호조는 착시에 불과하다. 이 착시를 걷어내면 일자리 문제는 여전히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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