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희 박사의 건강칼럼] '대한민국 국토종단 622km 울트라마라톤'을 마치면서
[이윤희 박사의 건강칼럼] '대한민국 국토종단 622km 울트라마라톤'을 마치면서
  • 편집국
  • 승인 2019.07.15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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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 땅끝마을에서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국토종단 관전평
이윤희
운동생리학 박사
파워스포츠과학연구소 대표

아는 사람들은 이를 “육둘둘”이라 부른다. 모르는 사람들에게 설명을 해주면 믿으려하지를 않는다. 과거, 현재 더 나아가 본인들이 살아온 세계로서는 상상을 할 수 없으니까!!

이름하여 '2019 대한민국 국토종단 622km 울트라마라톤대회'이다. 2003년부터 시작되었으며 홀수 해에 열린다. 올해로 9회째를 맞이했다. 

7월 첫 주 일요일 06시에 전남 해남 땅끝 마을에서 출발하여 광주,전주,대전,청주,충주,원주,횡성,인제,진부령을 넘어 제한시간 150시간(6일 6시간) 안에 강원 고성에서 그 장엄한 마지막 발자국을 찍는다. 

짝수 해에는 537km 울트라마라톤대회("오삼칠"이라 불린다))로 부산 태종대를 출발하여 김해, 대구를 지나 경산, 문경새재를 넘어 충주, 용인, 이천, 하남을 거쳐 서울을 통과하여 통일의 염원을 담고 북녘을 바라보며 파주 임진각에 다다른다.

보통 마라톤풀코스(42.195km)를 달리는 것도 “인간의 한계”라 하여 완주하는 것을 아주 자랑스러워하고 몹시 대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런데 622km라 함은 풀코스의 15배 이상되는 초장거리이다. 그것도 한 여름에 말이다. 그럼 사람의 능력으로 그 긴 거리를 어떻게 달릴 수 있는지 몹시 의아할 것이다. 

매 50km 마다 도착해야 할 제한시간이 대회요강에 정해져 있다. 주자는 덥거나 장맛비가 오는 자연환경을 극복하고 밤, 낮을 가리지 않고 제한시간을 넘어야 하는 의무사항에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인체에 저장되어 있는 힘의 원천인 에너지는 아주 제한적이다. 제한된 에너지(주로 탄수화물)를 어떻게 유효적절하게 분배하여 사용하면서 끊임없이 달려야 한다. 

그래도 에너지는 몇 십 킬로를 달리다보면 서서히 사용되어 결국에는 고갈상태로 간다. 꽉 채워 출발한 자동차의 연료탱크에 연료가 비어가듯이 말이다. 

그 다음부터는 중간에 주유소에서 연료를 다시 채우듯 주자도 에너지(식사 또는 휴대한 간식으로)를 채워야 한다. 다만 그 사항은 주자가 주로에서 (식당이나 편의점에서)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그러면 잠은? 주자도 달리다보면 밤을 맞이하고 장시간, 장거리를 달렸기에 심신의 피로는 극에 달한다. 몹시 졸리다. 하염없이 잠에 취한다고나 할까? 눈을 뜰 수도 없을 지경에까지 몰린다. 

그래도 주자는 달린다. 제시된 각 구간 제한시간 안에 들어가야만 하니까!! 잠깐씩 잔다. 주로의 휴게소나 정류장, 하물며 주로 주변의 화장실, 장례식장 등 몸을 누일 수 있는 공간이면 어디서나 쪽잠을 잔다. 

눕는 곳이 곧 안방이나 다름없다. ‘편안함’‘쾌적감’ 과는 거리가 멀다. 멀어도 아주 멀다. 외부의 도움을 받으면 바로 실격이다. 주최 측에서 공지된 주로도를 확보, 휴대하여 스스로 찾아가야 한다. 판독능력은 오로지 주자의 몫이다. 

끊임없이 주로도를 확인하여 벗어나지 않도록 유념해야 한다. 만약 실수로 벗어나면 벗어난 지점까지 스스로 두 발로 돌아와 본래의 주로로 진행하는 것이 원칙이자 의무이다. 

특히 어두운 밤에 플래시에 의지하여 주로도를 보고 진행방향으로 찾아 달려가는 것을 보노라면 감탄을 넘어 참으로 경이롭기까지 하다. 

‘구도자’라고나 할까요? 같은 동작을 반복하다보니 흐르는 땀에 온 몸 여기저기 쓸리고 붓고 물집이 잡히고 발톱이 빠진다. 자칫 잘못하면 헛디뎌 발목을 삐어서 더 이상 진행을 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모습을 볼 수 있다. 

어찌했든 주자는 온갖 어려움과 몹시 힘든 난관을 뚫고 북으로 북으로 쉬지 않고 발걸음을 움직인다. 한 낮의 무더위와 장맛비를 맞으면서 진행하기에 어떤 때는 절대 부족한 수면과 에너지고갈로 정신이 혼미해지고 그만하고 싶은 마음에 나약해지기 한다. 

각자 달리는 목적은 다르겠지만 굳이 ‘왜 달리냐’고 한다면? 온 국민의 염원인 ‘대한민국의 평화통일’을 이루기 위해 달리는 것이다.

그럼 이런 불가능한 622 울트라마라톤을 몇 명이나 뛰고 몇 명이나 완주했을까? 총64명의 대한민국 난다긴다 하는 울트라 전사들이 참가해 총43명이 완주했다. 이번 622 종단을 완주한 분이나 중도에 그만두신 분이나 모두 빠른 회복을 기원드립니다.

이윤희 
-운동생리학 박사
-대한운동영양학회 부회장
-이제는 운동도 식사처럼 삶의 일부라고 생각하는 '파워스포츠과학연구소 대표'
-(주)파시코 대표이사
-국가대표 선수 영양컨설팅, 운동, 100세건강, 영양섭취 관련 수많은 기업 강연 전문가.
-보디빌딩 1급 지도자.
-풀코스 마라톤 230여회 
-울트라마라톤 50여회 완주 매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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