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수 박사의 직업이야기8] 우리나라 역사속의 직업윤리
[신의수 박사의 직업이야기8] 우리나라 역사속의 직업윤리
  • 편집국
  • 승인 2019.07.23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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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제는 직업윤리와 장인정신의 표현
직업적 윤리에 대한 가치와 소명의식 배워야
직업학박사 신의수
직업학박사 신의수

(사)한국직업상담협회 김병숙 이사장은 ‘삼국사기’,‘고려사’ ,‘연려실기술’ 등에 나타난 선조들의 직업윤리를 분석한 ‘한국직업발달사’에서 “선조들은 직무 충실에 바탕을 둔 전문성과 다양성을 갖춘 직업관이 투철한 직업인“이라고 하였다  

또한 “삼국시대부터 제작자나 시행자 등의 이름을 명시하였는데 이는 그 직무에서 책임지고 일하며 높은 기술을 가진 집단을 가려내기 위한 풍토가 일찍이 발달 되었음을 나타낸다“고 하였다.

고구려 때 35년 간 대역사로 이루어진 장안성 공사의 책임자 명단이 명문으로 남아 있고 광개토대왕비와 더불어 고대 일본과 한반도의 관계를 알려주는 가장 오랜 문자 사료인 백제의 칠지도에도 제작자의 명문이 새겨져 있지만 안타깝게도 이름을 판별 할 수는 없다. 

또한 신라의 다리 등에서도 제작자의 이름이 새겨져 있으며 고려시대 청동대화로의 제작자가 대광임이 밝혀졌고 조선시대에도 도자기 밑 바닥에 장인의 이름을 새겨 넣기도 하였다. 

조선시대 정조대왕은 ‘원행을묘정리의궤(圓幸乙卯整理儀軌)’를 편찬하였는데, 간행하면서 행사를 주관한 정리소와 의궤를 편찬한 의궤청의 6,000명에 달하는 직원명단, 배종자(培從者)명단을 기록하였다. 

1801년에 발간된 화성성역의궤(華城城役儀軌)에는 동원된 인력의 인적사항이 기록되어 있으며 화성의 성문에는 공사 책임자 명단이 음각화 되어 있다. 

‘화성성역의궤에 나타난 조선후기 건설·건축 직종 분석’이라는 논문에서 윤종군 박사는 “성역과정에서 공정성, 절약성, 예측성 등의 직업윤리가 강조 되었고 국가차원의 대규모 토목공사로 진행되어 고위관리직에게는 청렴성, 절약성, 소명의식, 전문성 등이 강조되었으며 전통건축에 종사한 장인들은 열악한 근무 환경과 사회적 대우에도 불구하고 높은 소명의식과 자부심을 보였다”고 하였다.

이렇듯 제품을 만드는 생산자를 실명화 한다는 것은 제품의 질을 높이고 생산자가 최선을 다하여 제품을 만들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직업발달사적 관점에서 실명은 직업윤리를 지킴과 동시에 제품의 품질을 보증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현대에도 다양한 형태로 실명제가 도입되어 시행되고 있는데 금융실명제는 금융무기명이나 가명에 의한 금융거래의 각종 폐단을 제도적으로 막기 위한 정책으로 도입되었으며 쓰레기실명제는 소각용 쓰레기를 버릴 때 일반 주택은 '주소'를, 아파트는 아파트이름과 '동, 호수'를 봉투에 기재해달라는 내용으로 2016년 수원시 영통구, 강원도 평창을 시작으로 서울시, 제주도 서귀포시, 부산시 등이 시행하고 있으나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 논란이 되고 있다. 

인터넷 실명제란 인터넷 사용자의 실명과 주민등록번호가 일치해야하고 본인 확인 절차를 거쳐야만 웹상에서 글이나 자료를 올릴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인터넷 실명제가 처음 명시된 것은 2004년 3월 12일 익명성을 악용한 불법 선거운동을 사전에 방지하고자 제정된 ‘공직 선거 및 선거부정 방지법’을 통해서이다.

이후 2007년 7월 하루 평균 이용자 수가 30만 명 이상인 인터넷 게시판을 대상으로 인터넷 실명제가 전격 시행되었다. 2009년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따라 하루 평균 방문자 수가 10만 명 이상인 인터넷 사이트로 대상이 확대되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가 인터넷 실명제가 표현의 자유 등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국내 인터넷 이용자들이 실명제를 실시하지 않는 외국 웹사이트로 몰리는 등의 이유로 2012년 8월 23일 위헌을 결정했다.

부동산 실명제는 1995년 7월 시행에 들어간 ‘부동산 실권리자 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에 따라 부동산 거래를 반드시 매매 당사자의 실제 이름으로 하도록 의무화한 제도이다. 

즉 자신이 보유한 부동산을 남의 명의로 등기하더라도 그 사실 자체를 법적으로 보호해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부동산실명제는 등기를 남의 명의로 하더라도 소유권을 인정해 주는 명의신탁의 금지를 그 핵심내용으로 한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있어서 직업윤리는 어떤 의미인가? 
언론에서 다양하게 논의 되는 현대의 실명제는 단순히 떳떳하게 나를 드러내 놓지 못하는 익명성의 발로로서 신뢰 구축을 위한 고육지책의 일환으로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음에 안타깝다. 

선조들에게 있어서 실명제가 가지는 의의와 목적은 자신이 행하는 직업적 활동 속에서 자신의 지식과 기술, 태도 등에 대한 자부심과 또한 사회와 국가에 기여하는 직업윤리적 측면에서 명문화 한 것이다. 

그러나 현대를 사는 우리들의 실명제 논의는 책임회피와 익명성 등 부정적 측면에서 논의 되고 있다. 오로지 경제적 가치를 기준으로 직업을 선택하고 결정되어지는 세태에서 직업윤리를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입시에 밀려 학교에서부터 직업윤리 교육이 실종된 지 오래이며 그런 상황에서 전문성·도덕성을 갖춘 직업인으로 키워지는데는 그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선조들의 역사 유물 속 실명제에서 직업적 윤리에 대한 가치를 배우며 직업에 대한 소명의식을 배워야할 것이다.

신의수
- (주)제이비컴 대표이사 (현) 
- 경기대학교 직업학과 박사 
- 직업상담 NCS개발위원, 학습모듈 검토위원
- 직업상담사2급 과정평가형 자격증 개발위원
- NCS컨설턴트
- (사)직업상담협회 이사 및 공동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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