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수 박사의 직업이야기9] 신중년! 그들의 체면 이야기
[신의수 박사의 직업이야기9] 신중년! 그들의 체면 이야기
  • 편집국
  • 승인 2019.07.30 0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내가 누구여야 하는지’가 아니라 내가 누군지'가 중요 
 직업학박사 신의수
 직업학박사 신의수

우리는 직업과의 단절 형태를 표현할 때 이직, 전직, 퇴직, 은퇴 등 다양하게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용어는 영어를 번역하는 과정에서 이직, 전직을 turnover로 이직을 turnover, separation 등으로, 전직을 turnover, transition 등으로 번역하여 혼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직무이동(job mobility)은 인간의 전생애에서 조직외-조직내 전환과 관련이 있으며, 고용인의 진로경로(career path)에서 일어난다. 현재 직업이나 직장을 떠나서 다른 직업으로 전환을 ‘전직’이라고 한다. 이제는 더 이상 한 조직에 머무르지 않고 진로변화와 직무이동을 통하여 고용의 기간을 연장하고 있다.  

이직(離職, separation, turnover)은 직장에서 떠나는 것이다. 이직은 의사결정 주체에 따라 고용주에 의한 면직, 고용인 본인 의사에 의한 사직 등으로 분류되고, 불가피한 이직, 피할 수 있는 이직 등으로 구분된다.

전환(transition)이란 다른 방향이나 상태로 바뀌거나 바꿈(표준어국어대사전)을 의미한다. 영어단어인 tansition은 라틴어 트란스지어레(transire)에서 기원되고 있으며, 명사형인 트란지티오(transitio)는 이행, 전환, 변환, 과도기 등의 의미로 사용하였다. 

즉, 진로전환이란 현재 시점에서 단계마다 변화되고 있는 연속적인 이행과정이며 완결이 아니라 이행과정에서 겪는 내적·외적 경험의 변화로 연속적인 개념인 것이다. 

진로전환 역시 직업전환, 경력전환, 진로수정, 직장이동, 노동이동 등 유사한 용어들과 혼용되어 사용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이들 용어들이‘career’, ‘job’, ‘occupation’등의 번역과정에서 상호 혼재된 의미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신중년의 생애주기 속에서 직업과 관련하여 진로를 전환하는 유형에는 재취업, 창업, 은퇴 등이 있는데 진로전환 시 신중년의 진로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많은 요인들이 있다. 그 중에서 특히 많은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가 바로 체면이다.

체면(social-face)의 사전적 의미는 ‘남을 대하는 도리’ 또는 ‘사회적 얼굴’로 이해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체면은 일상생활의 대인관계 및 상호작용에 있어 지켜야 하는 사회·문화적 규범이며,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어 하는 자신의 이미지라 할 수 있다. 

동양의 체면은 2000년 전 중국에서 비롯되었다. 한국에서의 체면은 한국인의 의식구조 특성이나 사회적 성격의 하나로 서양의 체면에 비해 타인 의식적·신분지향적 특성이 강하다. 

또한 다른 나라 사람들에 비해 체면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집단주의적, 권위주의적 사회로 한국사회에서 보다 중시되며 개인관계 뿐만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사회적 관계 속에서 생활 전반에 걸쳐 체면에 신경을 쓰는 경향이 있다. 

더불어 지위를 의식해서 지위에 상응하는 외적 행동양식을 나타내 보임으로서 자신의 존재를 보상 받고자 한다. 그러나 체면은 한국인에게만 고유하게 존재하는 사회적·심리적 현상은 아니다. 또한 신중년에게만 나타나는 현상도 아니다. 

동·서양의 타문화권에서도 발견될 수 있는 인류사회의 보편적 특징이며 전 연령대에서 나타나는 인간행동 특성 중 하나이다. 

어느 외국 기자는 자신의 눈에 비친 한국의 체면문화를 “한국 사람들은 시장갈 때도 차려 입고, 동네 뒷산 정도의 산을 오르는데도 고급 브랜드의 등산복 차림으로 에베레스트를 정복하러 가는 듯한 차림을 한다”고 표현하였다. 

체면은 품위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으로 구별 지워지는 표상이기도 한데, 오용(誤用)된 체면 때문에 할 일을 하지 못하기도 하고, 일의 낭패를 보기도 하고, 체면을 앞세워 불법을 저지르기도 하는 등 이런저런 구실을 붙여가면서 체면을 핑계의 수단으로 활용해 왔다.
 
체면은 개인의 사회적 지위의 유지, 주어진 역할 획득 유지, 일반적 행위 기준에서 성실성의 획득 등에 실패하였을 경우에 손상을 입는다. 

신중년의 진로전환 시 체면손상으로 위축감, 무가치성, 왜소함과 같은 감정적 반응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 결과, 퇴직 전 신분이나 지위에 관계되면서 권위, 능력, 연봉에 차이가 나는 직업이나 직장을 알선 하면 종종 자신이나 타인에 대한 불편함을 호소하거나 심지어 적개심을 표현하는 경우도 있다. 

또는 상황에서의 도피나 은둔과 같은 부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진로전환 시 체면의 상실은 그만큼 심각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신중년의 체면 지키기는 너무나 당연한 문화로 자리 잡고 있으며 비합리적 신념으로 특히 신중년의 진로전환 시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그러나 이러한 체면 문화는 인생 2모작, 3모작 시대에 다양한 진로전환 과정에서 유연성을 떨어 뜨려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주게 된다. 

그러므로 신중년 자신의 진로전환에 큰 장벽으로 다가온다. 내실이 무시되고 체면이 우위에서 중요시 되는 사회에서는 보여 지는 겉 치례에 치중하게 됨으로써 다른 사람 앞에서의 생활태도와 혼자 있을 때의 생활태도가 달라지게 되는 것이다.

전직지원 상담사는 신중년이 한 직종에서 전문적인 직무를 수행하여 왔으며 높은 지위와 연봉을 받아왔기 때문에 하향된 직무나 적은 연봉을 받는 직장으로 알선을 할 경우에는 신중년 당사자의 직업능력 뿐 만 아니라 체면에 대한 고려도 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적극적인 진로전환을 희망하는 신중년이 체면에 손상 받지 않고 자연스럽게 변화를 인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퇴직과 함께 수반되는 소속, 직위, 연봉 등의 변화를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받아 들이고 더욱 주도적으로 대처할 때 새롭게 펼쳐지는 인생 2모작, 3모작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 체면 때문에 ‘내가 누군지'가 아니라 ‘내가 누구여야 하는지' 착각하고 둘러 대며 살고 있다. 체면을 과감히 벗어던질 때 새롭게 펼쳐지는 미래의 시간들이 달라질 것이다. 변화는 바로 나를 위한 것이다.

신의수
- (주)제이비컴 대표이사 (현) 
- 경기대학교 직업학과 박사 
- 직업상담 NCS개발위원, 학습모듈 검토위원
- 직업상담사2급 과정평가형 자격증 개발위원
- NCS컨설턴트
- (사)직업상담협회 이사 및 공동훈련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