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문석 기획실장의 신입사원 3년만 미쳐라3] 일 대하는 자세가 다른 일머리 DNA들
[양문석 기획실장의 신입사원 3년만 미쳐라3] 일 대하는 자세가 다른 일머리 DNA들
  • 편집국
  • 승인 2019.07.31 07: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마음이 통하고 일머리가 통하는 그대는 내사람
양문석 기획실장
양문석 기획실장

“알아서 잘해, 이래라 저래라 안 해도 되니까”
“맥을 잘 짚어나가니까 든든하지 뭐” 
“어쩔 땐 나까지 일할 맛 나게 하거든”

OO시스템의 입사 2년 차 이은지 대리다. 흔히들 말하는 직장 깡패가 있다면 임직원 300여 명 규모의 OO시스템 내부에서 단연 탑3에 꼽을 정도라고 한다.

대리급 이하 또는 입사 2년 차 미만 동료나 후배 직원들은 가끔씩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어댄다. 평판도 엇갈린다. “유난떤다”. “아닌 척 잘난 척한다.”, “그래도 일 처리는 깔끔하다.” “기분 안 나쁘게 부탁하고 가끔씩 마음 알아줄 때는 고맙다니까”

OO시스템 이은지 대리.그는 모든 과업이나 업무 오더를 받고 수행할 때, 그 업무가 전략적인 중요사업이거나 그 일환인지, 기존사업의 유지 또는 확대를 위한 것인지 먼저 정의하고 판단하고 그것을 바로 윗 선배나 전임자와 잠깐이라도 교감하고 생각을 정리해놓는다. 

그 업무를 통해 얻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가를 분명하게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그 업무가 회사에 어떤 성과를 창출하고 기여하는지를 스스로 정의해보기 위한 필요성에서다. 일의 시작단계에서 책임팀장에게 구두보고를 통해서 자신의 생각을 사전 체크받고 반드시 업무계획표에 메모해둔다.

그는 팀장으로부터 ‘A프로젝트’를 위한 사전조사, 준비 업무의 수행 기한을 3주로 받았다.  그 업무개시 1~2일 안에 그는 업무계획서를 팀장에 내민다.(이런 직원 없다. 기특하다고 생각되는 단계다.) 

그 업무계획서에는 오더를 받은 정확한 업무 내용과 수행 책임(자기 자신과 도움요청 예정자 등)이 있고 결과물에 대한 인덱스와 자신이 목표하고 생각하는 업무 결과물과 수행 방향이 있고 후단부에 추진 일정과 비용까지 제시한다.(이건 또 처음이다. 당황스럽지만 안심이 되고 살짝 기대와 믿음이 커진다.) 

당연 피드백을 받고 매주 2회 정도 중간 점검을 받는다.(요즘 수시 보고하는 담당자는 의외로 많지 않다. 일의 진척 상황도 알고 중간 모니터링 효과도 있다.) 지원 부서에서 이 대리의 협조요청에 대해 확인 전화가 온다. 여간 꼼꼼한 것이 아니더란다. 부서장으로서 어깨에 살짝 힘이 들어간다. 

최종 완료 보고서를 내민다. 2주 만이다.(이러니 팀장 입장에서는 예쁠 수밖에) 남은 1주 동안 수정, 보완하는 시간이다. 최악의 경우 중간 점검이나 보고 없이 3주가 다 되어가는 시점에 방향이 다른 내용이거나 중요한 사항이 빠졌다면 결정적인 패착이 된다. 

정작 그런 시점에 그런 상황이 되면 담당자에게 화를 낼 수도 없는 상황이고 결국은 보고받은 팀장이 무능한 부서장이 되고 만다. 이 대리가 얼마나 미덥고 든든하겠는가.

이 대리는 직장 깡패다. 현재의 팀장이 그를 발탁하게 된 것도 그의 문서작성력이었다. 입사 5년 차인 선배 정 대리 업무의 인수인계를 받을 당시, 너무나 허술하게 받은 나머지 인수 후 고생했던 업무 내용과 지원 사항, 해소 방안들을 전부 기록, 확인 보완하여 아예 자신의 업무매뉴얼을 작성했는데 이 문건이 현재의 팀장 눈에 띈 것이다. 

새 부서로 발령 근무 후 1년 만에 첫 승진대상자로 추천이 되었고 입사 2년 만에 대리로 파격 승진된 것이다. 이 대리가 일을 잘하는 방법은 다른 직원들도 잘 알고 있다. 보고 알면서도 그러질 못한다. 속을 못 보고 파고들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대리는 매주 월요일 오후 2시(월요일 오전은 팀장 회의와 본사 관련 업무로 바쁜 시간대라 나름 팀장의 시간상황을 고려한 것이다.) 직속 팀장에게 자신이 금주 할 일과 완료할 일, 그리고 보고할 일을 지정하여 보고한다. 그리고 그 주 금요일 오전 10시 월요일 보고했던 내용에 대한 진행, 완료 사항을 보고한다. 

특히 특정 업무가 완료됐을 때 팀원들과 공유나 후속 협업이 필요한 업무는 그것을 정리, 후속 협조 사항을 포함한 보고서를 만들어 다시 팀장 확인을 받아 팀원들에게 공유했다. 이 대리가 소속된 부서장은 1년 동안 이 대리에게 업무 진행의 중간 상황을 물어본 적이 없었다.

최근 2~3년 사이 4차 산업혁명의 본격 도래를 앞두고 산업프레임과 라이프사이클에서 직업, 노동시장에 이르기까지 변화의 폭과 깊이의 대변혁이 예고된다.

산업간 경계가 없어지면서 융복합이 되고 온.오프라인을 포함한 모든 사물과 사람들이 인터넷으로 소통하는 초연결사회를 예고하고 있다. 대부분 비슷한 전망들이다. 

센서와 빅데이터, 딥러닝까지 결합한 형태의 인공지능은 인간의 기존 일자리 대체가 커지고 그만큼 인간만의 새로운 고부가가치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라는 예측과 진단에서는 조심스러우면서도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로봇과 함께 일하는 비즈니스 시대에 단순, 반복적인 업무부터 빠르게 로봇으로 대체되는 시스템(RPA:Robotic Process Automation) 도입으로 지금의 업무들이 상당 부분 줄거나 없어진다. 

조만간 사고와 판단까지 요구되는 업무도 로봇으로 대체된다면 우리의 진짜 역량은 어떻게 발휘할 것인가. 아니 정말 창의적이고 부가가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아주 신중한 직면의 순간들이다. 

학계나 경영계의 보고서에 따르면 4차 산업형 인재나 업무능력에 등장하는 키워드들은 그리 새롭지 않은 것들이 의외로 눈에 많이 띈다.

따르기보다 앞서 가보는 것, 경계나 구획보다는 넘나들 수 있는 확장성과 수용성, 패턴화된 업무처리가 아닌 접목과 융합을 통한 새로운 시도와 창의력, 탑다운식의 결정문화보다는 아래에서부터 수평적인 협업과 공유의 코드들이 요구되는 것이다.  

컴퓨터 기술자가 아닌 창조적 사고를 하는 감성적 성향을 지닌 인재가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가는 적임자라는 것이다.

여기에서 4차 산업과 컴퓨터란 말만 빼보자. 사실 우리는 지금까지 대외적인 인재는 늘 창의적이고 도전과 변화관리를 잘하는 인재상을 내걸어 왔지만 내부적으로는 기존 직원들과 화합을 잘하고 대인관계가 원만한 사람, 먼저 움직이고 조직의 비전을 스스로 만들어갈 핵심인재, 일방적인 근육형 인재보다는 감성과 공감을 잘하는 소통형 인재를 늘 찾아왔고 먼저 확보해왔지 않은가. 

일 잘하는, 스스로 만들어가려는 구성원들에게 더 많은 자유와 선택지를 제공함으로써 실질적인 비즈니스 권한을 선사해야 한다. 그리고 그들 자신의 가치를 재평가하고 자신과 비즈니스의 우선순위를 재정립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이제 기업들도 그 기준들을 좀 더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 그래야 그들을 좀 더 인정하고 좀 더 확실하게 육성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인재와 함께 그려갈 조직의 분명한 비전과 가치를 그들과 수시로 공유해야 할 것이다.

양문석 실장
- 현. (주)유니에스 기획실장 / 고용서비스사업부 총괄 
- 전. (사)한국HR서비스산업협회 사무국장 
- 전. (주)SG&G 기획홍보팀장 
- 전. (주)한경플레이스먼트 <한경인재뱅크> 취업(고용)지원 컨설턴트 
      <대학생경제신문> 편집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