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근박사의 물류이야기] 4차산업혁명시대, 물류산업에서 보는 공유경제의 모습은?
[이상근박사의 물류이야기] 4차산업혁명시대, 물류산업에서 보는 공유경제의 모습은?
  • 편집국
  • 승인 2019.08.19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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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로 소비자는 싸고 편리함을, 공급자는 새로운 이익을, 사회는 자원낭비 문제를 해결
●개인, 소상공인, 공공기관도 자신의 잉여 자산의 공급자로 등장하면서 공유경제의 주체로 전환
●물류산업은 ‘공동(Joint)물류 플랫폼’ 구축, 물류기업간 자원 공유, ‘공유(Common)물류’로 진화
●공유경제는 이용자가 물류자산 소유를 최소화하고, 반대로 잉여자산 제공자 역할을 동시수행
이상근 
산업경영공학박사 
삼영물류(주) 대표이사

1997년 외환위기를 격은 세대는 ‘금모으기’운동 만큼이나 많이 들은 말이 ‘아나바다’운동이다
‘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자' 약자인 ‘아나바다’ 운동은 국가부도의 절박한 경제상황에서 불필요한 지출을 줄여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려는 국민운동으로 전개되었다.

우리 사회에서 확산되고 있는 ‘공유(Share) 경제’ 움직임과 일본 수출규제, 미중 무역전쟁 등 어수선한 경제상황을 보면서 20여년전의 ‘아나바다’ 운동이 다시금 떠오른다.

과거의 ‘아나바다’가 단순히 자원을 아껴 쓰자는 목적이었다. 하지만 공유경제는 소비자에게는 싸고 편리한 대안을 제공하면서 공급자에게 새로운 이익을, 사회적으로는 교통체증 해소나 환경개선 등의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그 범위도 승차, 주방, 숙박, 사무공간 등을 넘어 서비스, 시간, 정보, 경험과 재능까지 확산되고 있다. 

디지털 원주민인 Z세대, 밀레니얼 세대는 ‘오프라인’과 ‘소유’라는 아날로그 라이프스타일 보다 ’온라인’과 ‘공유’, ‘구독’라는 디지털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한다. 
  
모빌리티, 숙박, 쇼핑, 식사, 엔터테인먼트 등 모든 것을 스마트폰을 통해 해결하는 신세대들은 사지 않아도 되는 것은 사지 않는다는 '미니멀 라이프(Minimal Life)'가 유행이며,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추구로 물건을 사는 대신 공유하고 빌리는 걸 선호한다. 

만물인터넷(IOE Internet of Everything)을 기반으로 사람과 사물, 공간이 연결되는 ‘초연결사회’는 공유경제의 구축을 앞당기고 있다. 소유자와 이용자가 ‘초연결망’을 통해 시간과 공간 제약을 뛰어넘어 유형〮무형 자원을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 

소유자는 사용하지 않는 물건이나 공간을 타인에게 빌려주고 수익을 얻고, 사용자는 사용한 시간이나 공간만큼만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공유는 소유자, 이용자, 중개자 등 거래 당사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고 자원절약과 환경문제 해결로 사회 구성원에게도 이익이 되는 새로운 가치와 경제주체의 성장 기회도 창출한다. 

◆공유란 이미 존재하는 잉여 자원(역량)을 활용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공유경제시대에는 기업이나 개인 누구라도 자신이 소유한 유형 〮무형의 자산을 제공하는 공급자가 됨으로써 소비자뿐 아니라 공급자로도 활동할 수 있게 되었다. 

4차산업혁명과 ICT의 발달로 국가와 공공기관, 기업, 개인이 소유한 숙박, 사무실, 건물, 주차장, 차량, 생활서비스 시스템 같은 자원의 공유(Sharing)가 가능해지고 있다. 또한 재능이나 경험, 정보 등 무형의 자산까지도 공유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숙박, 사무실, 창고, 물류센터의 공유는 일반화 되었고, 단독 사용을 기정 사실화했던 개인 주차장, 개인 차량, 주방이 점차 공유화 대상이 되고 있다. 

동사무소, 체육관, 운동장, 주유소, 편의점, 대형마트 등 공공이 사용하는 시설은 빈 공간과 빈 시간에는 복합 공유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 

최근 온라인에 대형마트 ‘홈플러스’는 오프라인 매장을 판매뿐 아니라, 온라인의 물류센터와 가공센터 등 복합 기능을 갖는 시설로 활용할 뿐 아니라, 개인이 사용할 수 있는 보관창고 서비스도 개발했다. 

‘세이너스 팩’은 상점의 여유공간을 여행자의 짐 보관 장소로 활용하는 사업모델로 자영업자 등이 별도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주유소는 복합 에너지·서비스 공간으로 전환을 넘어 공유경제 플랫폼으로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주유소가 과당 경쟁과 차량 연료 다변화 등으로 한계상황에 처하자, 정유업계는 주유소를 정비소·편의점·패스트푸드점·카페 등과 단순 결합하는 방식을 넘어 택배를 접목한 물류 공간과 전기차·수소차 충전소까지 끌어안은 복합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SK와 GS칼텍스는 주유소를 택배의 중간 집화 장소로 활용하는 ‘홈픽’을, 스마트 보관함을 통해 중고 물품 거래, 세탁·물품 보관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 ‘큐부’도 선보였다. 

현대오일뱅크는 주유소에 여성안심택배함을 설치했고, 유휴 시설을 이용해 개인 창고인 ‘셀프 스토리지’ 사업도 펴고 있다. 에쓰오일는 미래형 무인편의점을 개설했다.

GS칼텍스는 쏘카, 그린카와 함께 전국 100여 개 주유소에 공유 차량을 배치하여 차량 공유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20년전부터 주유소가 급감해 주유소를 소규모 중고차 매매 단지나 세차장 등으로도 활용하고 있고, 미국에서는 연료 충전보다 식료품 판매에 더 치중하는 주유소가 늘고 있다. 

스마트폰을 활용해 주차장 위치 안내 및 주차 공간 공유사업을 하고 있는 ‘모두의주차장’은 주차장 정보와 공유를 모바일에서 가능하게 하는 플랫폼을 구축했다. 

주유소, 주차장 같이 시설공유는 공유효과가 크고, 자연과 녹지 난 개발과 훼손을 방지한다는 면에서 필(必)환경(Green Survival) 트랜드와 맥을 같이 한다.

공유 효과가 큰 자원공유 예는 차량공유에서 찾을 수 있다. 세계 최초의 차량공유회사 집카(Zipcar)는 차량의 95%가 주차장에 세워진 차량잉여 상황이 활용하여 성공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 경우, 와이즈리테일이 발표한 ‘2018년 카셰어링 카드결제금액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쏘카(2,673억원), 그린카(1,100억원), 딜카(118억원), 피플카(37억원) 순이며, 이용자의 87%가 2030세대인 것으로 분석했다. 쏘카는 33만명의 이용자가 월 4.6회 카드 결재해 9만 2415원을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18년12월 기준)

자가용을 사서 대부분 시간을 주차장에 세워두는 대신, 필요할 때 ‘쏘카’, ‘타다’ 등 ‘공유차량’, ‘공유자전거’, ‘콩유킥보드’ 같은 공유 모빌리티(Mobility)를 이용하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공유경제는 공동물류, 공동물류플랫폼, 공유물류플랫폼으로 진화
물류산업은 자원공유의 최적화를 위해 ‘공동(Joint) 물류 시스템’ 구축과 함께 물류기업간의 자원 공유하는 ‘공동 물류 플랫폼’ 도 필요하다. 또한 공공기관이 공유재(Commons)를 조성 ㆍ공급하는 ‘공유(Common)물류 플랫폼’의 추진을 통해 물류자원의 총량을 크게 줄일 필요가 있다.

공동물류는 차량의 적재율 향상, 공차운행 감소, 복화의 활성화 등은 도로의 화물차를 크게 줄일 수 있고, 보관효율의 향상은 통해 전국에 산재된 물류센터의 수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이미 많은 화주기업은 물류자산을 직접 소유하고 운영하는 직접물류에서 물류업무를 물류기업에 위탁(Outsourcing)하면서 비효율적인 자산 소유도 최소화하고 있다.

물류 자산은 사용한 만큼만 물류회사에 지불하는 공유체제로 전환했고, 물류기업은 차량, 창고, 장비, 시설 등의 물류 자산의 공동화와 공동운영을 통해 가동률을 높이고 효율적인 운영을 한다.

물류회사는 소량의 운송은 택배나, 퀵서비스 등 공유 운송수단을 통해 처리하고, 다수의 소형트럭 운송은 대형트럭을 통해 공동운송하고 있다. 수십대의 트럭으로 운송되던 운송도 철도과 해운으로 운송하는 모덜쉬프트(Modal Shift)를 추진한다. 

반대로 공유경제는 물류서비스의 이용자(기업, 개인)도 다른 이용자와 물류회사에 서비스 제공자 역할도 부여한다. ‘피기비’, ‘무버’,‘ 우버 잇츠’, ‘아마존 플렉스’, ‘쿠팡 플렉스’ 등은 일반인을 배달서비스 제공자로 변신시켰고, ‘스토어 X’, ‘Clutter’ 등은 일반인을 보관서비스 제공자로 만들었다. 

이들 이용자가 서비스 제공자 역할을 수행하면서 자원의 낭비를 최소화시키는 공유경제와 필환경 트렌드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 트렌드가 더 확대되면 화주기업들도 화물 차량과 창고 등을 남는 부분과 남는 시간에 타사와 공유하는 배달서비스와 보관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물류기업간의 ‘공동물류플랫폼’ 구축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물류기업들은 자원활용의 최적화와 환경저해를 줄이기 위해 물류기업간의 ‘공동 물류 플랫폼’ 구축도 가시화 되고 있다. 

고객의 물류서비스에 대한 니즈는 점점 까다롭고, 개인 맞춤화되고, 원스탑 처리를 원하고 있다. 단일 물류기업 차원에서 공간적, 시간적, 계절적, 기능적으로 변동 폭이 큰 물류 서비스의 요구를 충족시킬 정도로 물류자산을 갖추기는 어려움이 매우 크다. 

이에 따라 물류기업은 다른 물류기업과 개인, 클라우드 소싱을 통해 물류자산과 기능 등을 공동으로 조달하고 이용하는 ‘공동물류플랫폼’의 구축이 필요하다.

글로벌 컨테이너선사들은 이미 얼라이언스(Alliance)나 선박공유협정(Vessel Sharing Agreement)을 통해 자신들의 선박을 공유할 뿐만 아니라 선주와 선사간 용선 및 재 용선 행위도 선박이라는 자산을 공유하는 사업모델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국내외 소량화물(LTL ; Less than Truck Load)은 물류기업들이 혼재(混載)를 통해 공동 운송하고 있다. 국제화물의 공동운송은 복합운송주선업자(Forwarder)를 통해서, 국내화물의 공동운송은 ‘주선25’, ‘용달이’ ‘전국특송’ 등 육상운송 주선업체외에 앱(App)을 기반으로 화물을 모으는 삼성SDS (Cello)나 CJ대한통운(Hello) 등을 통해 공동 운송하고 있다.

기존 물류창고 내 공간을 서로 공유하고, 사고파는 클라우드 창고 플랫폼은 ‘마이창고’ 일본의 ‘오픈로지’와 영국의 ‘Stowga’등이 제공하고 있다. 창고회사는 탄력적으로 창고를 운영하여 운영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고, 이용회사는 별도의 물류창고를 보유할 필요가 없어 환경 친화적이며 시간, 공간적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사업할 수 있다.

물류장비는 렌털 지게차와 파렛트 공유(Pallet Pool System)가 대표적이다. 지게차와 파렛트를 업체들이 각각 구매하지 않고, 공유하여 필요한 만큼만 사용한 뒤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앞으로는 물류로봇, 드론, 3D프린터, 자율운행화물차, 무인보관함 등의 공유도 예상된다.

물류IT 부문은 물류기업이 응용프로그램을 직접 설치하는 방식이 아닌, 사업자가 시스템을 추가 개발해주는 ASP(Application Service Provider) 방식으로 공유할 것이고, 물류기업이 필요한 서비스를 인터넷을 통해 바로 선택해 사용할 수 있는 SaaS(Software as a Service)이 주류를 이룰 것이다.

◆공유재(Common pool resources) 기반의 ‘공유물류 플랫폼’ 구축이 필요
미들맨(middle man)을 없애고자 나온 공유서비스는 에어비앤비, 우버 등 더 큰 ‘빅 미들맨’을 탄생시켰다. 공유경제는 디지털 기술을 통해 사회적으로 자원을 효율적으로 나누고, 그 편익을 모두가 나눌 것처럼 이야기했지만 사실 디지털 독점 경제에 가깝게 변하고 있다. 

진정한 공유경제는 시장을 독점한 사기업에 의해서가 아니라 정부와 같은 공적 기관이 사회적 이해와 가치, 수요와 공급을 조절하는 기능이 필요하다. 

물류시설 중에는 사회 간접자본인 항만시설과 공항시설, 철도시설, 도로시설 등과 중소기업에서 직접 조성하기에는 역부족인 도심지 물류센터와 AI와 로봇 등 ICT로 무장한 첨단 물류센터 등은 공유재(Common pool resources) 성격이 강하다. 

이런 공유재는 개인, 기업차원을 넘어서 정부나 공공기관에서 직접 조성하고 운영을 위탁할 필요가 있다. 이는 개별기업의 물류시설의 난립을 막고 시설이용의 공공성과 형평성, 효율성을 높여 공유경제에 큰 역할을 할 것이다.

물류산업은 자원활용의 최적화를 위한 ‘공동(Joint) 물류 플랫폼’ 구축과 함께 물류기업간의 자원 공유도 필요하다. 또한 공공기관이 물류자원의 총량을 크게 줄인다는 면에서 공유재(Commons)를 조성ㆍ공급하는 공유(Common)물류의 추진도 반드시 필요하다.

#공동물류 #공유물류 #공유재 #디지털 독점경제 #물류 플랫폼 #아나바다 

이상근 
-산업경영공학박사 
-삼영물류(주) 대표이사(현)
-국토교통부 물류산업 공생발전협의체 위원 (현)
-국토교통부 규제심사위원  (현)
-인천지역 인적자원개발위원회 위원(물류분과위원장) (현)
-대한상공회의소 물류위원회 부위원장(겸 실무위원장) (현)
-국립 인천대학교 전문교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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