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수 박사의 직업이야기12] 직업의 다양성이 열어주는 가능성과 안정성 
[신의수 박사의 직업이야기12] 직업의 다양성이 열어주는 가능성과 안정성 
  • 편집국
  • 승인 2019.08.20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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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00개의 직업 존재..유망직업이란?
낯선 직업에 스스로를 노출시키려는 노력 필요
직업학박사 신의수
직업학박사 신의수

기업의 기획 회의에서 한 가지 문제를 놓고 회의를 통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방법으로 생각나는 대로 여러가지 아이디어를 쏟아내는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방법이 많이 사용된다. 

열 명의 사람을 하나의 틀로 한데 묶어버리면 하나의 가능성만 남게 되지만, 그 열 명의 사람을 자유롭게 풀어주면 열 개의 가능성이 생긴다. 

우리는 일상 생활에서 이러한 다양성이 귀찮을 때가 종종 있다. 매일 반복해야 하는 기본적인 의식주마저 갈수록 복잡해지고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데서 오는 현상이다. 

매일 아침 무슨 옷을 입고 나가야 할지 고민하는 것도 힘든 일이며 차라리 교복을 입던 학창 시절이 그리워 지거나 모처럼 집에서 간식으로 라면을 먹으려면 라면의 종류는 어찌 그리 많은지. '그냥 제일 맛있는 것 하나만 만들면 안 되나?'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러나 우리는 각자의 취향이 다르다는 걸 인정하면, 더 많은 가능성이 열린다.
1970년대 유명 파스타 소스 회사가 이런 의문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300명의 사람을 모아놓고 45가지 소스를 맛을 보고 점수를 매기는 실험을 했다. 

그중 가장 많은 점수를 받은 소스를 주력상품으로 판매하려는 의도였지만, 45가지의 소스는 예상을 깨고 비슷한 점수를 받았다. 모두가 좋아하는 하나의 맛이란 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그래서 파스타 소스 회사는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키는 다양한 소스를 파는 것으로 전략을 수정하였다. '다양함'이 '가장 좋은 것'의 표준이 된 것이다. 

단일성의 위험을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1847년 아일랜드에서는 대기근이 발생해 10년 동안 100만 명이 굶어죽고, 300만 명이 굶주림을 피해서 아메리카로 이주하여 인구가 절반으로 감소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러한 대기근의 단초를 초래한 것은 바로 '감자'였다. 다양성을 무시하고 가장 좋은 감자의 단일품종(럼퍼) 하나만을 재배하였기 때문이다. 감자 생산량이 우수한 ‘럼퍼’라는 단일품종을 전국적으로 보급하여 재배하였다. 그러다보니 감자마름병이라는 전염병이 돌자 내성이 없던 럼퍼는 전국적으로 씨가 말라버렸다.

우리는 버스를 운전하는 버스기사, 아침을 반갑게 맞아주시는 경비, 사무실의 청결을 유지해 주는 미화원, 잠시 카페에 들러 모닝 커피를 먹게 되면 만나는 바리스타 등등 매일 아침 출근을 하면서 많은 직업을 만나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는 몇 가지의 직업이 있을까? 
‘한국직업사전’을 발간하고 있는 한국고용정보원 자료에 따르면 1969년 우리나라 최초의 직업사전에는 직업명 수가 3,260개에 불과 했으나 1986년 한국직업사전에는 직업 수 8,900여개, 직업명 수 10,600여개로, 2016년에는 직업수 11,927개, 직업명수 15,537개로 변화하였다. 

미국 30,654개(’10), 일본 17,209개(’11)에 비하면 우리나라에는 없는 직업이 외국의 직업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산업이 발달 할 수 록 직업의 수는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조사에 따르면 일반계 고등학교와 특수목적고 등을 포함해 고교생들이 희망하는 직업의 숫자는 국내 전체 직업 수(1만여개)에 턱없이 모자란 272개에 불과하다고 한다. 

계열별로는 문과생의 선호직업이 227개, 이과생은 221개였으며 성별로는 여자가 214개, 남자가 235개로 나타났다. 학년이 높을수록, 여학생보다는 남학생이, 농촌보다는 대도시 학생들이 종사하고자 하는 직업이 더 많게 나타났다. 

이 가운데 전체 고교생의 절반가량이 선택한 직업의 숫자는 19개에 그쳤다. 중•고등학교 교사, 의사, 공무원, 사업가, 컴퓨터 프로그래머, 건축설계사, 인테리어 디자이너, 유치원교사, 회사원, 경영인, 간호사, 디자이너, 컴퓨터 관련직업(인터넷 게임업체 등), 경찰, 한의사, 치과의사, 호텔지배인(호텔매니저, 호텔리어), 방송PD, 직업군인 등이었다. 전체의 90% 학생이 선호한 직업도 113개에 불과했다.

직업이 다양함에도 학생들이나 일반인들이 직업 수가 적다고 느끼는 이유는 TV나 영화 속에 나타는 직업의 한계 때문이다. 우리나라 영화나 드라마 속 주인공은 대부분 의사, 검사, 변호사 등 전문직이거나 재벌 위주이다. 물론, 일반 직업도 간혹 등장하긴 하지만 그것은 말 그대로 가뭄에 콩 나듯 찾기 어렵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전국 남녀 고등학생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생들의 '진로와 직업의식 실태조사'에 따르면 고교생들이 희망하는 직업은 학부모들이나 대학생들이 생각하는 것과 큰 차이가 있다. 가수가 가장 궁금한 직업으로 나타난 것은 고등학생들의 직업관이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또 학생들은 장래 희망 직업을 생각할 때 안정성을 가장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생님이나 의사 등을 선호하는 이유다. 여학생들은 최근 급격한 변화를 경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통적으로 강조되는 여성적인 직업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보건협회의 '2016년 저출산 인식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20~50대 결혼한 남녀 중 37.2%는 자녀가 미래에 가졌으면 하는 희망 직업으로 '공무원'을 꼽았다. 공무원에 이어 의료인(16.5%), 교사(14.8%), 법조인(7.5%), 연예인(3.8%) 등이 뒤를 이었다. 

인구보건협회는 "취업과 경제난을 겪은 부모들이 자녀 직업으로 안정적이고 정년이 보장되는 공무원을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한 2016년 초·중·고 1,196교의 학생, 학부모, 교원 총 48,73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교육부자료에 따르면 학생의 희망직업 1순위는 ’교사(초 9.6%, 중 13.5%, 고 12.0%)‘로 나타났다. 

전통적으로 선호 직업군에 속하던 ’의사‘의 경우 초·중학생(초 6.8%, 중 4.0%)은 3위, 고등학생(2.4%)은 8위로 나타났으며, ’법조인‘의 경우 초등학생(3.7%)만 6위로 나타났다. 

초등학생은 대중매체에서 많이 접할 수 있는 직업군의 선호가 높은 반면,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직업군이 다양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상진 박사는 ‘직업의 이동’이란 책에서 “일반 사람들이 직업에 대해 갖고 있는 편견 가운데 하나가 ‘고소득’의 기준을 ‘전문직종 종사자의 연봉 수준’이나 단순히 체감적으로 높아 보이는 ‘억대 연봉’으로 삼는 것이다. 사실 의사, 변호사, 회계사 등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 수를 더해 봐도 전체 취업자의 약 0.7퍼센트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또한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근로소득자 가운데 1억 이상의 연봉자는 약 2.9퍼센트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신상진 박사는 ”왜 2,500만 명이나 되는 직업 종사자들이 이런 소수의 급여 수준을 ‘고소득’의 비교 대상으로 삼아야 하는가?” 하고 반문하고 있다.

유망직업의 기준은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유망직업의 선정기준은 임금, 직업적 가치, 사회적 지위, 고용창출가능성, 안정성 등 여러 가지가 있으나, 누구나 유망 직업에 종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직업선택의 기준과 가치가 상대적인만큼 모든 사람에게 유망한 직업은 없다.

2018년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서 조사한 ‘청년층의 시험관련 취업준비 실태’에 따르면 공무원을 준비하는 이른바 ‘공시족’이 41만 명으로 취업준비자의 38.8%에 이른다고 하였다. 2012년 29만 명과 비교해 보면  6년 동안 40% 넘게 증가한 수치이다. 

열 명의 사람을 하나의 그룹으로 묶어버리면 하나의 가능성만 남게 되지만, 그 열 명의 사람을 자유롭게 풀어주면 열 개의 가능성이 생길 수 있다. 맛있는 라면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라면을 맛 볼 수 있는 기회를 주 듯이 우리나라 직업교육의 다양성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자신이 행복할 수 있는 진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직업이 존재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또한 직업도 영원한 것이 아니라 생성, 발전, 소멸된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남들이 선택하는 직업이 아닌, 남이 가지 않는 직업의 길로 향할 때 보다 더 안정적이며 그 가능성이 확대될 것이다. 의도적으로 낯선 직업에 스스로를 노출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신의수
- (주)제이비컴 대표이사 (현) 
- 경기대학교 직업학과 박사 
- 직업상담 NCS개발위원, 학습모듈 검토위원
- 직업상담사2급 과정평가형 자격증 개발위원
- NCS컨설턴트
- (사)직업상담협회 이사 및 공동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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