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수 박사의 직업이야기13] 직업의 안정성보다 진로의 안정성이 중요
[신의수 박사의 직업이야기13] 직업의 안정성보다 진로의 안정성이 중요
  • 편집국
  • 승인 2019.08.27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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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바다로 나가 항해를 하는 것이 배의 존재 이유
직업학박사 신의수
직업학박사 신의수

안정성이란 기계공학대사전에서는 “평형 상태에 있는 물체 또는 계가 미소한 외란을 받았을 때 원래의 평형 상태로 복구하는 성질”이라 정의하고 있다.

국방과학기술용어사전에서는 “비행 중 조종사가 조종 계통을 작동하거나 돌풍과 같은 기류의 외부 교란에 의해서 비행 자세가 변하였을 때 비행기 자체에 작용하는 힘에 의해서 원래의 비행 자세인 평형 상태를 회복하려는 경향성이라고 한다.

직업의 안정성(job security)이란 이유 없이 해고될 위협이 낮으며, 현재 고용주와의 관계가 지속될 것이라는 직원들의 기대를 의미한다(Brown).

IMF이후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고 있으며 노동 시장의 유연화로 인해 비정규직이 양산되는 등 직업 안정성이 크게 저하되고 있다. 이는 과거와 달리 근로자가 언제든지 직업을 잃을 수 있고 따라서 주기적 실직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다른 어떠한 요인들보다 대부분 직업안정성을 강력한 직업선택 동기로 생각하고 있다. 
2001년부터 2016년까지 한국행정연구원이 3년을 주기로 실시한 ‘행정에 관한 공무원 인식조사’에 따르면, 매 회 조사마다 공무원을 직업으로 선택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신분보장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실시된 2016년 조사에서는 신분보장을 이유로 공무원을 선택한 비중이 41.1%로 나타났다.  또한 조규형· 정철영(2016)의 연구에서도 국가공무원 시험에 응시하고자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이 직업안정성이 중요한 요인임을 밝혔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직업안정성은 공공부문 직업선택에 있어 중요한 동기가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요즘같이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안정적 직업에 목을 매는 사회적 분위기가 이해는 가지만 진로상담을 하는 나로서는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2017년 국제통화기금(IMF)은 생산인구의 감소, 노동시장 이중구조, 노동시장 경직성, 취약한 사회안전망 등이 한국의 잠재 성장력을 저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직업 안정성과 노동 유연성을 동시에 강조한 것이다. 

직업 안정성의 요체는 기업을 비롯해 일자리를 제공하는 직장이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것이다. 따라서 경제성장을 저해하거나 기업의 지속경영을 가로막는 정책은 직업의 안정성을 해치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한 직장 내에서의 고용보장, 고용안정만이 아니라 한 직장을 떠나더라도 국가 전체적으로 일자리를 쉽게 얻을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기업은 생물처럼 수시로 변화한다. 신사업을 시작하기도 하고, 특정 사업을 정리하기도 한다. 이런 환경 변화에 따라 인적자원이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분배 또는 재분배되어야 기업이 생존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에선 고용과 해고, 임금 결정과 조정, 근로시간의 조정을 기업이 자유롭게 할 수 없다. 현 정부에서도 고용형태, 근로시간, 임금과 통상 임금 범위 등 기업 경영에 부담이 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래서 IMF가 노동시장 유연성을 개선하라고 권고하는 것이다.

과연 직업의 안정성이란 무엇인가 다시 한번 되짚어 봐야할 시기이다. 직업의 안정성이란 일의 보장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해야만 한다. 일의 보장은 좀 더 넓은 개념으로써, 고용서비스체계에 의해 제공된 훈련과 상담을 통하여 직업을 얻을 기회를 갖게 해야 한다는 개념이다. 

일의 보장이란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는데 첫째, 고용 전의 일의 보장이란 청년, 여성, 그리고 노인과 같은 사회적 취약 계층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을 제공하는 것이다. 둘째, 고용 후의 일의 보장이란 수시로 일어날 수 있는 이직을 원하는 근로자와 새로운 직업이 필요한 실업자와 관련이 있다. 

결론적으로, 일의 보장이 노동시장유연성과 조화롭게 유지되기 위해서 사람들에게 일자리, 근로자에게 일자리의 이동, 실업근로자에게 재취업의 기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신동윤)는 것이다.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의 물결과 100세 시대를 맞이해 직업의 모습이 어떻게 달라지고, 직업의 안정성을 어떻게 추구할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 기업 환경이 지속적으로 바뀌며 필요한 인력도 수시로 바뀌고 있고, 수명이 길어져 일도 훨씬 오래 해야 하는 세상이 오고 있다. 

과거의 개념으로 비정규직을 없애고, 정년을 보장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직업의 안정성을 높이는 길인지는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일이다.

언젠가 TV프로그램에서 육아휴직을 하고 있는 네덜란드의 한 남성에게 육아 휴직 후 회사로 돌아 가는데 부담이 없느냐고 물었는데 답변은 다른 직장을 얼마든지 구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렇다면 법적으로 육아휴직과  퇴직 연령인 60세까지 고용이 보장되도록 되어 있는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법적으로 정책적으로 직업의 안정성을 보장한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50세 초반이 되면 퇴직하고 만다. 평균퇴직 연령 또한 매년 낮아 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한 직장에서 30년 근무하고 정년퇴직이 가능하다 하더라도 그것이 퇴직 후 그 다음까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100세 시대 퇴직 후에도 일할 수 있는 가능성이 훨씬 많은데 현재의 관점으로 직업안정성을 정의하기에는 부족함이 많다.

위와 같이 조직이 보장해 주는 직업의 안정성은 허상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몸 담고 있는 조직의 경쟁력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이 그 첫 번째 이유이고, 조직이 설사 정년까지 안정성을 보장해 준다하더라도 퇴직 후 개인의 경쟁력까지 보장해 주지는 않는 다는 것이 두 번째 이유이다. 

즉 배워야할 시기, 나의 가치를 높힐 시기를 놓쳐 내 잠재력을 묵히게 되는 경우인데 진로상담 시 현장에서 많이 만나게 되는 사례이다.

인터넷에서 본 ‘당신의 이직을 지원합니다’의 저자 앨리스의 사례는 현재 자신의 진로를 고민하는 젊은이들에게 해답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 앨리스는 대학을 졸업하고 4년간 3개의 직업을 가졌으며 서로 다른 산업에 속한 3개의 회사에서 4개의 직무를 경험했다고 한다. 

“진정한 직업의 안정성은 내 이 한 몸뚱이에서 나와야 진짜라고 생각합니다. 내 몸뚱이에서 오는 직업의 안정성이 보장되는 데는 두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하나는 내가 충분히 배우고 있고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역설적이지만 위험을 감수할 때 생긴다는 것입니다” 

“파도가 거칠게 몰아치는 해변에서 매번 밀려 오는 파도를 온 몸에 맞고 서 있느니 좀 더 먼 바다로 나아가서 신나게 변화의 파도를 타는 것이 재미와 안정을 동시에 잡는 옳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삶에서 단 한번이라도 위험이 있는 선택을 하고, 그걸 이루어 낸다면 그 사람의 삶은 그 이전과 다른 삶이 됩니다”

‘주된일자리 퇴직자의 퇴직행동이 진로의사결정, 행동함정, 진로전환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 박사학위 논문에서 사람들은 생애진로주기에서 마주 하는 진로의결정과정에서 지금 있는 곳과 직무에 익숙한 상태로 머물고 싶어하거나 더 좋은 대안이 있음에도 현상을 유지하려고 하는 현상유지함정에 매몰되어 있으며 이는 점점 연령이 높아질수록 고착화된다고 나타났다. 

또한 이러한 행동함정에 매몰된 사람일수록 진로의사결정과정에서 위험에 대한 회피적 결정을 내리며 퇴직 시 행동은 비자발적 퇴직이 대부분이어 진로전환에 상당한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으로나타났다.

직업의 안정성은 한 직장에서 정년까지 오래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잘 될 확률을 찾아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경력직 채용은 과거에 회사에서 하고 있는 직무를 경험했느냐를 기준으로 선발하지만 앞으로 기업들은 해 보지 않은 분야에서 그 분야를 선도할 인재를 뽑아야 한다. 

그러므로 과거 일을 해 봤던 사람을 찾기 보다는 무슨 일이 닥치더라도 해 낼 수 있는 사람을 찾을 것이다. 거세게 불어 닥치는 파도를 온 몸으로 막아 낼 수 있는 맷집을 길러야 할 것이다. 평생직장, 평생직업 개념의 기존 일자리 시스템이 더 이상 작동되지 않는 시대이다. 

일의 의미와 형태가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시대이다. 진로를 고민하는 청년들이여 직업의 안정성이라는 함정에 빠지지 말자. 위험을 감수 한다는 것은 바로 여러분이 생각하는 직업의 안정성을 저해 할 수도 있지만 진로전체의 안정성을 높이는 것이라 확신한다. 

배가 항구에 만 정박해 있다면 배로서 존재의미를 상실한다. 거친 바다로 나가 항해를 하는 것이 바로 배의 존재 이유이다.

신의수
- (주)제이비컴 대표이사 (현) 
- 경기대학교 직업학과 박사 
- 직업상담 NCS개발위원, 학습모듈 검토위원
- 직업상담사2급 과정평가형 자격증 개발위원
- NCS컨설턴트
- (사)직업상담협회 이사 및 공동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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