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동 위원의 바이오산업 칼럼14] 선진국 바이오 산업계가 새롭게 주목한 핵심 장기의 기능과 역할
[김근동 위원의 바이오산업 칼럼14] 선진국 바이오 산업계가 새롭게 주목한 핵심 장기의 기능과 역할
  • 편집국
  • 승인 2019.09.04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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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이 인간 질병 퇴치의 관건
김근동 위원
김근동 위원

제2의 뇌라는 장은 영양분의 흡수 뿐만 아니라, 면역세포의 훈련센타 수문장으로서 장내세균인 크로스트리디움균을 통해 T세포를 만들어 면역세포 폭주를 억제하여 생명을 지키는 핵심적인 장기라는 사실이 밝혀져 신약 개발에 밝은 전망을 던져 주고 있다"(요약)

최근 인체의 장(대장, 소장 등)에 대한 새로운 기능과 역할이 밝혀지면서 만병 퇴치의 근원이 장이며, 이들 장에 관한 연구의 중요성이 강조되어 핫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그동안 장은 인체의 위에서 소화된 영양분을 흡수한 이후 남은 찌꺼기인 배설물을 외부로 내보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믿고 있었다.

선진국 바이오 산업계가 인체의 장기들간에 주고 받는 정보 메세지 물질을 해석했더니 놀랍게도 장이 영양분의 흡수 뿐만 아니라 면역세포의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외부에서 침입한 병원균을 물리칠 면역세포 훈련까지 맡고 있는 것을 알아 냈다.

제2의 뇌라고 하는 장에는 면역세포의 70%가 배치되어 있으며, 인체를 지키는 수문장 역할을 하면서 다른 장기의 지시가 아니라 독자적으로 면역세포의 훈련까지 수행하고 있어 "장의 독립국가"라는 명칭이 붙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도대체 장이 면역세포의 훈련센타 역할을 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장의 표면을 3차원 8k 전자현미경으로 보면 장은 융모(모쥬)라는 수없이 많은 점막돌기로 이루어져 있다. 여기에 인체내 100조개 가량이나 되는 약1,000종류의 장내세균이 지나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장의 융모 사이 사이에 면역세포 훈련장으로 들어가는 평평한 네모형의 돌기 입구가 있다. 

이곳에서 면역세포는 세균이나 병원균을 빨아들여 신규 면역세포 들에게 아군과 적군을 구별하는 요령과 적군을 죽이는 방법을 훈련한다. 이런 훈련이 완료되면 이들 면역세포를 혈관을 통해 인체의 전신으로 보낸다. 

이 면역세포들은 인체의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몸에 나쁜 장내 세균이나 인플루엔저 및 폐염을 일으키는 외부에서 침입해온 병원군을 퇴치해 인체의 건강을 지키게 한다는 것이다.

면역세포는 독성 물질을 갖고서 적을 물리칠 수 있지만 면역세포를 적으로 간주해 아군끼리 싸울 수도 있다. 뇌나 관절을 공격할 수 있는데 이를 면역세포의 폭주라고 한다. 

이러한 상황을 막기 위해 장은 T세포(레그)라는 정교한 면역세포 억제 물질을 만들어 면역세포의 폭주를 견제한다. 

제어성 T세포는 인체에 유익한 "선옥균"이라는 장내세균인 크로스트리디움균이 면역세포에게 동료 면역세포를 흥분시켜 폭주하지 않게 하는 흥분의 억제 물질을 방출해 만들어진다.

만약 크로스트리디움균이 부족해 면역세포를 견제(면역의 브레이크 기능)하는 T세포가 만들어 지지 못하면 장의 면역세포가 폭주해 다발성 중증, 중증 알레르기, 아토피, 천식 등을 일으킨다.

더욱 심하게 되어 인체의 전신에 T세포가 부족하게 되면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루푸스와 같은 자가 면역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결국 난치병 불치병인 자가질환 질병도 장의 장내세균과 면역 세포의 관계가 틀어져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장은 면역세포가 공격력과 억제력을 함께 갖추게 한다.

그러면 어떻게 하여 면역세포의 폭주를 막을 수 있는 T세포 촉진의 크로스트리디움균을 많이 만들 수 있을까?  

면역세포의 폭주를 견제할 T세포 촉진의 크로스트리디움균은 식물섬유를 좋아한다. 식물섬유가 많은 버섯 우엉 감자 가지 야채 해초 등을 많이 흡수하면 된다. 

지금까지 서양인들과는 달리 동양인들은 야채 및 감자 등의 식물 섬유를 풍부하게 흡수하는 식생활을 해 왔기 때문에 비교적 많은 크로스트리디움균의 확보가 용이했다. 

하지만 최근 동양인들도 식문화의 서구화가 진전되면서 식물섬유 흡수가 줄어들고 있어 크로스트리디움균 부족 현상으로 발생하는 면역질환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인공적인 방법이라도 장에 정보 메세지 물질을 가득 담은 신약을 만들어 처방해 크로스트리디움균의 생성을 촉진해 T세포를 증식 시켜 면역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일으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우리는 인간의 질병 치료에 장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게 되었다. 장의 연구가 난치병 치료의 새로운 길을 열게 해줄 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장내의 미생물 이용과 질병 치료 관계를 비롯해 장에 관한 연구를 많이 해 왔다. 지방의 흡수를 억제해 비만을 막는 박테로이디즈균에 관한 연구도 활발하다. 

위와 같이 선진국 바이오 산업계가 지향하는 장의 연구를 통한 새로운 난치병 치료 및 신약의 개발 방향에 한국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은 다행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김근동 박사
-현 국제협력포럼 위원
-전 산업연구원(KIET),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
-전 삼성그룹 회장비서실(도쿄 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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