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문석 기획실장의 신입사원 3년만 미쳐라8] 일 잘하는 직장깡패 비즈니스 마스터, 다시 봐도 ‘역량’이다
[양문석 기획실장의 신입사원 3년만 미쳐라8] 일 잘하는 직장깡패 비즈니스 마스터, 다시 봐도 ‘역량’이다
  • 편집국
  • 승인 2019.09.04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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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프로는 자신에게 집중한다
양문석 기획실장
양문석 기획실장

“15만 고구려군이 당 태종에게 대패를 당할 때, 어디서 뭘 했습니까?”
“연개소문이 선왕을 죽이고 성주들을 소집했는데 왜 오지 않았습니까?” 

연개소문이 반역자 양만춘을 살해하라는 밀정으로 보낸 ‘사물’이 적개심에 불타 쏟아낸 질문에 성주 양만춘이 차분하게 답한다.

“주필산 전투 때 돕지 않은 건, 허허벌판에서 대군과 맞서는 게 자살행위나 마찬가지였다.”
“소집에 응하지 않은 건, 연개소문이 선왕을 살해한 게 당에 전쟁의 명분을 주는 일이기 때문이었다.” 

20만 당나라 대군을 5천 군사로 맞짱을 뜬 88일간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안시성’의 한 대목이다.
연개소문이 자신에게 반역자라는 말에 양만춘은 ‘누구를 따르냐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난 고구려 사람이고 성주이기 때문에 싸우는 것뿐’이라고 기다렸다는 듯 받아친다.

평단에선 이 영화가 현대 기업조직에 소통과 리더십에 대한 통찰을 주었다고 하지만 나는 위의 대사들을 통해 나타난 자신의 가치와 비전에 집중하는 ‘프로 성주 양만춘’의 모습이 더 인상적이었다. 

실세와 트렌드를 따르기보다는 자신이 우선하는 고구려의 시대정신과 고구려 성주로서의 핵심적 가치와 미션을 더 우선시하는 그의 뚝심과 자존감에 더 집중하고 싶다.

나는 어느 업종, 직종이든 입사지원자(특히 신입의 경우)에게 아래의 질문 중 1~2개를 반드시 던지고 후속질문까지 던져본다. 

그리고 입사 전형을 앞둔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면접코치를 할 때는 아래의 질문과 동종․유사 질문이 단 하나도 없었다면 그 면접에 대한 기대는 아예 버리라고 말한다. 

설령 합격 통보가 오더라도 단호히 거절하라고 얘기한다. 그 회사는 사행성 영업이나 다단계 회사다. 정말 아니라면 그저 기운 좋은 새로운 소모품만을 찾는 회사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아래의 질문들이 듣고싶은 부분은 간단히 말해 지원자의 진짜 ‘지원동기’와 ‘입사 후 포부’다. 
좀 더 구체적이고 일관된 것인지, 간절함이 동반된 의지인지, 진정성 있는 열정인 지 면전에서 직접 듣고 싶은 것이다. 

중요한 것은 온전히 자신의 주체적인 관점에서 발현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아래 질문들은 모두 저는...으로 시작되어야 할 질문들이다. 자신에 집중하고 몰입해서 자신만의 가치와 비전, 목표, 동기부여, 의지 등을 보여야 함이 그래서 중요하다.
 
“OO씨가 그 부서(업무)에 지원한 이유가 뭐죠”
“우리 회사가 당신을 채용해야 할 이유가 뭘까요”
“그일(업무)이  OO씨에게 무슨 의미(가치)가 있죠”
“OO씨의 강점으로 회사(사회)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나요”
“OO씨의 10년 후(입사 후) 목표(어떤 모습)는 뭐죠”

애당초 그 업종과 직무에 본인의 비전과 가치관이 맞아떨어져야 그 정도의 퍼포먼스와 동기부여가 가능해진다. 그저 다니고 싶은 회사. 해바라기처럼 기업만 따라 돌면서 어떤 업무든 최선을 다해 기여하겠다는 결기는 그저 공허할 뿐이다.  

자신에 대한 믿음은 자존감과 효능감에서 비롯된다.
일단 자신의 의사를 존중한다. 자신의 결심이 꺾이지 않고 다해보았을 때 체감하고 느끼는 것들이 가치관 형성에 큰 도움이 되고 더 단단해진다.

머리에 노랑물을 들인 아이에게 어느 부모는 이렇게 얘기해주었다고 한다.
“네가 하고 싶은 스타일이면 엄마는 다 이해한다. 그러나 주위 사람들은 조금은 너무 튀고 불량하게 보는 사람도 있으니 미리 마음의 준비는 하고 다니렴.”

자신 행동에 대한 자존감도 살리면서 다른 사람의 선입관적 편견에 충격받지 않고 스스로 자신의 행동을 수정할 줄 아는 유연성을 체득하도록 배려하는 것이라고 본다. 쉽지 않은 말들이긴 하다. 

그럼에도 분명한 건 자신의 자존감을 살리면서 아이디어가 스스럼없이 분출되고 그 과정에서 겪게 되는 시행착오와 한계 체감은 조금 더 성취 가능성을 높이는 모멘텀으로 여겨야 한다. 자신의 부족이나 주변의 평가절하에 연연해 말고 자기만의 성공 로직이자 내공으로 집약되어간다는 것에 방점을 두어야 한다.

1990년대 프로야구 해태 왕조를 이끌던 바람의 아들 이종범. ‘투수는 선동열, 타자는 이승엽, 야구는 이종범’으로 정리될 정도로 그의 야구는 보는 이들의 가슴에 흥분과 감동을 안겨주었다.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선명하게 기억에 남는 1994년 당시 프로 2년차인 그의 플레이와 인터뷰가 있다.

2루 주자였던 이종범. 후속타자의 2루수 쪽 내야땅볼이 나왔다. 3루까지는 안착하겠다 싶었는데 그가 3루 베이스로 향하는 주루가 생각보다 빠르다싶었다. 상대 팀 2루수가 내야 땅볼을 포구하는 순간 그는 이미 3루 베이스를 돌아 홈으로 질주해버린 것이다. 상대팀 1루수가 타자 주자를 아웃시킨 후 급히 홈 송구를 했지만 이종범은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아슬아슬하게 세이프! 

눈앞에 보고서도 믿기지 않았다. 그의 플레이는 늘 그랬다. 늘 남보다 한 베이스 더 가는 게 그가 팀에 기여할 수 있는 가장 큰 무기(강점)라고 그는 생각했다. 자신의 가치와 역할에 집중한 그는 내야 땅볼 순간 홈까지 내달리겠다는 생각을 했고, 살 수 있겠다는 직감이 차올랐다고 말했다.

이종범이 회상한 ‘해태’는 개인이면서도 단체인 팀이었다. 
그는 “해태 선수들의 위압감은 극대화된 자신감의 발현이었다. 당시 우리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 그만큼 스스로를 혹독하게 내몰았고. 감독이나 코치의 잔소리를 듣는 경우가 없었다”고 술회했다. 

개인 역량이 뛰어난 선수들이 모여 있으니. 주전경쟁은 더욱 치열했다. 스스로 알아서 하지 않으면 안되는 문화가 타어거즈 문화였던 것이다. 

그는 어린 후배들에게도 한 해 반짝하고 사라지는 선수가 되지 않으려면 자신의 강점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훈련 때부터 끊임없이 고민하고 물어보고 자기 것을 완벽히 만든 다음. 경기에서 다시 점검하고. 또 훈련하고 느껴야 한다. 감독 코치가 주문하기 전에 스스로 자신에게 집중해서 완벽을 추구하는 게 진짜 프로” 라고. 

양문석 실장
- 현. (주)유니에스 기획실장 / 고용서비스사업부 총괄 
- 전. (사)한국HR서비스산업협회 사무국장 
- 전. (주)SG&G 기획홍보팀장 
- 전. (주)한경플레이스먼트 <한경인재뱅크> 취업(고용)지원 컨설턴트 
      <대학생경제신문>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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