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상향 작업용 웨어러블 로봇 ‘벡스’ 개발
현대·기아차, 상향 작업용 웨어러블 로봇 ‘벡스’ 개발
  • 이효상 기자
  • 승인 2019.09.05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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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 들어올리고 장시간 작업하는 근로자들의 근력 보조해주는 조끼형 착용로봇
인체 관절 모사한 관절구조와 멀티링크 근력보상장치만으로 무동력 작동
로봇 핵심 기술 중 한 분야인 복합 관절 등 관련 특허 전 세계에 7건 출원
웨어러블 로봇 VEX
웨어러블 로봇 VEX

[아웃소싱타임스 이효상 기자] 현대차·기아차는 생산라인에서 위를 보고 장시간 일하는 상향 작업(Overhead Task) 근로자들을 보조하는 웨어러블 로봇(Wearable Robot)인 ‘벡스(VEX)’를 자체 개발했다고 밝혔다. VEX는 조끼형 외골격(Vest Exoskeleton) 착용 로봇을 뜻한다.

상향 작업용 웨어러블 로봇은 최근 몇 종류가 판매되기 시작했지만 현대차·기아차가 이번에 만든 제품은 기능성과 작업성, 편의성, 가격 등 모든 면에서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다.

VEX는 제조업과 건설업, 물류 등 다양한 산업현장에서 장시간 위쪽을 보며 팔을 들어 올려 작업하는 근로자들의 근골격계 질환을 줄여주고 작업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개발됐다. 그뿐만 아니라 웨어러블 로봇은 자동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산업현장에서 사람을 소외시키지 않으면서 산업용 로봇과 함께 스마트 팩토리 구현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국제로봇협회에서는 서비스 로봇과 제조 로봇으로 크게 분류를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인공지능을 갖춘 인간형 로봇과 함께 동력이 필요 없는 웨어러블 로봇 분야도 크게 활성화하고 있다.

VEX는 서비스 로봇의 일종인 산업용 착용로봇으로 산업 현장의 특성을 고려해 전기 공급이 필요 없는 형태로 개발된 것이 특징이다. 근로자가 오랜 시간 반복작업을 하는 산업현장에서는 가벼운 무게와 작은 부피, 높은 신뢰성은 필수적이다.

현대차·기아차가 개발한 VEX는 이 같은 조건을 모두 충족하고 있으며 2018년 선보인 의자형 착용로봇 ‘CEX(Chairless Exoskeleton)’에 이은 두 번째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이다.

VEX는 구명조끼처럼 간편하게 착용해 즉시 사용할 수 있으며 중량도 2.5kg에 불과해 경쟁 제품에 대비 최대 42%까지 가벼워 근로자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다. 특히 현대차·기아차는 세계 최초로 인체의 어깨관절을 모사한 다축(Polycentric axis) 궤적 구조와 멀티링크 구조의 근력보상장치를 개발해 VEX에 적용함으로써 활동성과 내구성을 높였다. 착용자의 체형과 근력, 작업 용도에 따라 길이는 18cm, 강도는 6단계, 각도는 3단계까지 조절이 가능하다.

VEX는 내장된 관절 구조와 여러 개의 스프링이 신체의 움직임과 동역학적으로 결합돼 최대 5.5kgf까지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보통 성인의 경우 3kg의 공구를 들었을 때 무게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 수준이다.

현대차·기아차는 1월부터 미국 앨라배마 현대차 공장과 미국 조지아 기아차 공장 생산라인에 VEX를 시험 투입해 품질을 점검하고 작업자들의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기존 제품 대비 동작 자유도가 높고 근력지원 기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VEX는 다양한 로봇을 개발해온 현대로템이 12월경 양산을 시작하며 가격은 기존 경쟁 제품(4000~5000달러) 대비 30% 정도 낮은 수준으로 책정될 전망이다.

현대차·기아차는 국내외 공장에 VEX 적용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미 다른 자동차회사는 물론 다양한 제조업체들과 납품 계약을 협의 중이다. 그뿐만 아니라 VEX를 일부 개조해 건설, 물류, 유통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 활용이 가능하도록 적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현동진 현대차·기아차 로보틱스팀 팀장은 “이번에 개발한 VEX는 기존 제품들과 비교해 중량, 근력지원, 매커니즘, 움직임, 착용감 등 거의 모든 면에서 더 나은 성능을 자랑한다”며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일하는 작업자들이 더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VEX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현대자동차그룹 온드미디어 채널 또는 SNS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의자형 착용로봇 ‘CEX’, 양산 임박
현대차·기아차가 2018년 10월 개발한 ‘CEX(첵스·Chairless Exoskeleton)’도 최종 품질 점검을 마치고 연내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현대차·기아차의 첫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인 CEX는 작업자의 앉은 자세를 유지하기 위한 무릎관절 보조 로봇으로 1.6kg의 경량형임에도 150kg의 체중까지 지탱할 수 있다.
 
또한 허리와 허벅지, 무릎 벨트를 활용해 착용법이 간편한 것은 물론 사용자의 신장에 맞게 길이를 조절할 수 있고 세 가지 착좌각(85/70/55도) 설정이 가능해 자세에 따라 원하는 높이를 맞추는 것이 가능하다. CEX를 사용하면 허리 및 하반신 근육의 활성도가 약 40% 줄어들어 작업 효율성이 대폭 향상된다. 현대차·기아차는 2018년 9월 북미 공장에 CEX를 시범 적용하고 근로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세부적인 품질까지 작업자 친화적으로 개선했다.
 
■다양한 로봇 선행개발 진행
현대차·기아차는 직접 착용해서 사용하는 웨어러블 로봇 이외에도 다양한 로봇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호텔 서비스 로봇: 룸서비스를 수행하는 것은 물론 고객을 엘리베이터와 객실까지 안내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도록 개발 중이다. 경기도 화성시 롤링힐스호텔(해비치호텔& 리조트)에서 6월 시범 운영한 바 있다.
 
▲판매 서비스 로봇: 자연어 대화시스템, 인공지능, 모빌리티 기능 등이 탑재돼 판매 현장에서 고객들에게 직접 차량에 대해 설명해주는 업무를 수행하며, 2021년경 영업 현장에 도입될 예정이다.
 
▲전기차 충전 로봇: 전기차가 충전기 앞에 정지하면 로봇팔이 자동으로 충전구를 찾아 충전을 해주는 로봇으로 2020년경 시제품이 나올 전망이다.
 
▲로보틱 퍼스널 모빌리티: 새로운 개념의 1인용 이동 플랫폼으로 실내에서는 장애물과 사람들을 피할 수 있도록 2휠 기반으로 천천히 움직이다가 야외에서는 보다 안정적인 이동을 위해 3휠로 변신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개발이 진행 중이다.

■현대자동차그룹, 로보틱스 기술 확보 위해 적극 투자
 
제로봇협회(IFR)에 따르면 로보틱스는 매년 14%씩 성장하고 있는 핵심 산업으로 2021년에는 약 63만대의 산업용 로봇이 판매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 중에서도 자동차 산업은 산업용 로봇의 수요가 가장 높은 영역으로 2017년 한해에만 12만6000대의 로봇이 공급됐으며 이는 전체 산업용 로봇 수요의 33%에 해당한다(전기전자산업 12만1000대, 금속산업 4만5000대, 플라스틱 및 화학산업 2만1000대, 식음료산업 1만대, 기타 2만3000대, 미분류 3만5000대).
 
또한 시장 조사기관인 BIS 리서치가 발표한 ‘글로벌 웨어러블 로봇(외골격) 시장 분석 및 전망 2017-2026’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관련 시장은 2017년 1547억원에서 2026년 5조6000억원 이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이 같은 로보틱스 분야를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의 중요한 축으로 판단하고, 과감한 투자를 통해 관련 기술력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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