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길의 CEO칼럼] '왕과 나'의 주인공, 태국 몽끗(Mongkut)왕
[전대길의 CEO칼럼] '왕과 나'의 주인공, 태국 몽끗(Mongkut)왕
  • 편집국
  • 승인 2019.09.10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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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 한국본부 이사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태국, 미얀마, 라오스 등 동남아를 순방하고 귀국했다. 그런데 상하(常夏)의 나라, 태국(泰國)만이 세계열강의 지배를 받지 않은 동남 Asia에서 유일한 나라임을 우리는 잘 모른다.  

19세기에 태국도 바람 앞의 등불 같은 형국이었다. 동쪽의 베트남은 프랑스의 식민지가 되었으며 서쪽의 미얀마도 영국의 식민지가 된 상태였다. 다음 차례는 태국이었다. 사실 그 어떤 제국주의 군대가 침입해도 태국은 스스로 방어할 힘이 없었다. 그때 위대한 전략가가 나타났다. 그가 몽꿋(Mongkut...재위 1851~1868)왕이다. 

그는 영국과 프랑스의 뿌리 깊은 라이벌(Rival) 의식에 주목했다. 
“내가 못 먹으면 너도 먹을 수 없다”는 영국과 프랑스 간의 자존심 싸움을 드러낸 말이다. 영국에게 프랑스 진입을 막아줄 것을 요청했다. 프랑스에게는 영국의 진입을 막아줄 것을 요청했다. 

이는 절묘한 외줄타기 외교였다. 결국 영국이나 프랑스 모두가 태국을 침략하지 못했다. 이렇게 해서 태국은 세계열강의 군사적 완충지대가 된 것이다. 베트남은 수많은 피의 대가를 치르고 프랑스로부터 식민통치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태국은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자주 독립을 유지할 수 있었다. 

   몽끗Mongkut王
   몽끗Mongkut王

태국은 1950년 6·25 전쟁이 일어나자 다음 날(6월 26일)에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참전을 결정했다. 그때 태국은 육·해·공군 6,326명을 한국에 파병했다. 136명이 전사하고 1,100명이 부상했다. 

특히 1952년 11월엔 철원·연천 인근에서 벌어진 포크찹 전투에서 태국군 1개 대대가 중공군 연대 규모를 격퇴해서 ‘리틀 타이거(Little Tiger)’란 부대 별칭을 받았다. 당시 전투에서 태국군은 전사자 12명, 부상자 57명이었다. 중공군은 204명이 죽고 400여명이 다쳤다. 

몽끗왕은 전통에 따라 승려생활을 하며 불교 신앙에 심취했다. 방콕 시내 보워니웻(Bowonniwet) 사원의 초대 주지승이 되었다. 

그는 사원에서 라틴어· 영어 등 외국어와 서양 학문을 가르쳤다. 그리스도교 선교사들의 설교를 허용하는 등 서양 문물을 받아들였다. 라마 3세가 위독하자 당시 분낙(Bunnag, 1768~1855)수상이 몽꿋을 제4대 국왕으로 지지하여 47세의 나이에 왕위에 올랐다. 

그는 서양의 언어와 국제 관계에 해박한 핀클라오(Pinklao)를 서열 2위인 次王(the Second King)으로 임명하고 근대화를 가속화했다. 귀족들에게 왕궁에 입궁할 때는 서양식 복장을 입도록 했으며 서구의 지리학을 들여와 왕조의 전통 지리학을 대체했다. 

또한 서양 선교사들을 채용하여 왕자들에게 영어를 가르쳤다. 그는 서구 출신의 용병(傭兵)들을 채용, 태국 군대를 훈련시키기도 했다.그는 태국 최초의 신문인 《Bangkok Recorder》를 출간했으며 여성 권리 신장을 위해 왕궁 내 다수의 시녀들을 출궁시켜 혼인을 허락했으며 강제결혼을 금지했다. 

또한 불교 재건의 일환으로 사원 보수와 증축에 힘썼다. 지금도 해마다 열리는 ‘마그하 푸자(Magha Puja)’란 불교축제가 이때부터 열렸다.

왕과 나 포스터
왕과 나 포스터

태국 근대화를 통해 서구의 침략을 막아내고 태국독립을 지켜낸 몽끗왕은 ‘마거릿 랜든(Margaret Landon)’의 소설, <왕과 나>의 주인공이며 율브린너가 주연한 <왕과 나>란 영화의 Role-Model이다. 

끝으로 우리네 속담과 유사한 태국속담을 들추어 보았다. 

“물에는 물고기가 있고, 땅에는 쌀이 있다”
 (태국에는 도처에 자원이 풍부하다는 뜻임)
“말하면 잔돈을 얻게 되지만, 말 안하고 참으면 금(金)을 얻는다”
“애꾸눈 나라에 가면 한쪽 눈을 감고 다녀라”
“춤 못 추는 놈이 반주(伴奏) 나무란다”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 한국본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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