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길의 CEO칼럼] 최고의 협상가 서 희(徐熙)
[전대길의 CEO칼럼] 최고의 협상가 서 희(徐熙)
  • 편집국
  • 승인 2019.09.18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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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 한국본부 이사 

고려 6대왕 성종이 재임하던 993년에 거란이 80만 대군을 이끌고 고려를 침공해왔다. 거란의 막강한 군사력 앞에 고려는 바람 앞의 등불이었다. 고려 왕실의 신하들은 지레 겁을 먹고 거란에게 서경(西京) 이북을 할양하고 거란과 강화하자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성종도 그렇게 해서라도 전쟁을 끝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천재적인 협상가, 서 희(徐熙942~998) 
  천재적인 협상가, 서 희(徐熙942~998) 

그러나 협상가인 서 희는 이를 적극 반대하며 자진해서 거란의 소 손녕(蕭遜寧)과 외교 담판을 벌였다. 이때 서 희는 “전쟁의 승패는 병력의 강약에 달린 것이 아니라 적의 약점을 잘 알고 행동하는데 있습니다, 거란이 고구려의 옛 영토를 찾겠다는 것은 위협에 불과합니다”,

“지금 적의 기세가 크다는 것만을 보고 우리가 서경 이북의 땅을 거란에게 바친다면 실로 만고의 치욕이 됩니다. 원컨대 어가를 돌려 궁으로 돌아가시고 신(臣)으로 하여금 한 차례라도 전투를 하게 해 주십시오. 그런 후에 이런 의논을 해도 늦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고려 성종께 아뢰었다.  

서 희는 상대의 의중을 정확하게 꿰뚫어 보았다. 거란이 침공한 것은 고려 땅을 차지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송나라의 침공을 앞두고 군사력을 남하시켰을 때 고려의 배후 기습을 염려하고 걱정했던 것이다. 

거란의 의중을 간파한 서 희는 송나라와의 국교단절을 약속하고 철군 약속을 받아냈다. 그리고 고려 조정 내 친송(親宋) 강경파들이 송(宋)나라와의 국교 단절을 반대할지 모르겠다고 소 손녕에게 털어놨다. 

그러자 소 손녕은 도리어 서희 장군에게 어떻게 하면 좋을지 되물었다. 이때를 놓치지 않고 서 희는 고려왕과 대신들을 설득할 명분으로 옛 고구려 땅인 ‘강동 6주(귀주, 곽주, 통주, 철주, 의주, 용주)’를 돌려달라고 특별선물을 요구했다. 이름에서 보듯이 ‘고려’는 ‘고구려’를 이어받은 나라임도 강조했다. 

   서 희가 소 손녕과의 외교 담판 모습
   서 희가 소 손녕과의 외교 담판 모습

그러자 소 손녕은 서 희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이렇게 해서 강동 6주는 고려의 영토가 된 것이다.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서희 담판’이다. 

960년(광종 11)에 문과에 급제한 서 희는 경기도 이천(利川) 출신이다. 그는 광평원외랑(廣評員外郞)에 이어 내의시랑(內議侍郞)이 되었다. 982년에는 송나라에 가서 중단되었던 국교를 트고 검교병부상서(檢校兵部尙書)가 되어 귀국하기도 했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남북 간의 비핵화 협상과 한국과 일본 사이의 경제전쟁 속에서 서 희처럼 훌륭한 협상가가 나와서 모든 외교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해 주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많다. 

‘협상(協商...Negotiation, Bargaining)’이란 ‘어떤 목적에 부합되는 결정을 위해 여럿이 의논하다, 둘 이상의 나라가 통첩(通牒), 서한(書翰) 따위의 외교문서를 교환하여 어떤 일에 대하여 약속하다. 조약하는 일과 달리 국가 원수나 국회의 비준을 필요로 하지 않으며 주로 특정 지역에서 친화적 외교 관계를 맺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상대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협상(協商..Negotiation, Bargaining)의 기본 전략이다. 상대의 ‘요구(要求..Needs)’가 아닌 상대의 ‘욕구(欲求..Wish)’를 미리 알아내서 이에 대한 대책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이처럼 상대(국가)의 요구 보다 상대(국가)의 욕구에 초점을 맞추어 대화하고 협상하는 것이 협상의 성공 전략이다. 노사 간의 협상도 마찬가지다. 고려시대 서 희는 하늘이 낸 최고의 협상가임에 틀림없다.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 한국본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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