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범석 칼럼] 일본의 정치인들 - ②외무대신 「모테기 도시미츠(茂木敏充)」의 유도형(?) 외교
[장범석 칼럼] 일본의 정치인들 - ②외무대신 「모테기 도시미츠(茂木敏充)」의 유도형(?) 외교
  • 편집국
  • 승인 2019.09.19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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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쿄대, 하버드 행정대학원 출신 엘리트
‘유도형 외교’가 과연 한국에도 먹힐까?
공정성과 덕성이 결핍된 ‘사신(死神)’
외로운 늑대는 주변의 견제를 극복할까?
일본 외무대신 「모테키 도시미츠」  -비즈니스인사이더 캡쳐-
일본 외무대신 「모테키 도시미츠」 -비즈니스인사이더 캡쳐-

9월 11일 아베는 4차 내각의 두 번째 개각을 단행했습니다. 총리를 제외한 19명의 각료 중 유임 2명, 전보 2명을 제외하면 모두 새 얼굴입니다. 그 중에는 신입각료가 13명이나 됩니다. 한 마디로 아베체제의 공고화라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인사를 두고 현지 언론 사이에서 ‘바비큐 내각’ ‘친구 위로내각’이라는 평가가 돌고, ‘입각 대기의원 재고일소’라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그러나 이 정도 비난에 연연할 아베가 아닙니다. 개헌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희생도 감수할 캐릭터이기 때문이죠.

이번 개각에서 눈여겨 볼 인물이 경제재정정책대신에서 외무대신으로 자리를 옮긴 모테키입니다. 모테기는 1955년 도쿄 북동쪽에 위치한 도치기(栃木)현 출신으로 1978년 도쿄대학 경제학부를 나왔습니다. 졸업 후 마루베니 등에 잠시 적을 두다가 미국 유학을 떠나 1983년 하버드대 행정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습니다. 60대 중반 정치인으로는 발군의 학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귀국 후 세계적 컨설팅그룹 맥킨지에 들어간 모테기는, 일본 맥킨지 회장이 대표로 있던 ‘평성유신회’라는 시민단체 사무국장에 취임하며 정치의 길로 접어듭니다.

1993년 일본신당 공천으로 도치기 2구에서 중의원에 당선된 이래 2017년 48회 중의원선거까지 9선을 기록합니다. 1994년 자신이 속한 당이 해산되자 이듬해 자민당으로 적을 옮깁니다. 2002년 고이즈미 내각에서 외무부(副)대신으로 발탁되고, 2003년 특명 및 IT담당 대신에 임명됩니다.

2007년에는 북한과 국교정상화를 위한 의원연맹의 간사장을 맡기도 했습니다. 이후 모테기는 자민당의 정조회장과 선거대책위원장을 지내는데, 이 두 자리 모두 ‘당 4역’으로 불리는 권력의 핵심포스트입니다. 2012년 2차 아베내각이 출범하자 모테기는 경제산업대신 겸 원자력경제피해 담당으로 입각합니다. 2014년 잠시 내각을 떠나 있다 2017년 8월 아베 3기 내각 때 경제정책과 재생담당대신으로 컴백합니다. 그리고 이번 개각을 통해 133대 외무대신에 임명됩니다.

그는 매우 터프한 협상가로 알려졌습니다. 외무대신에 발탁된 것도 미국과의 무역협상에서 보여준 능력을 아베가 높게 샀기 때문입니다. 모테기가 ‘외교를 통해 일본을 생각하고자 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외무대신 자리를 희망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아베는 이러한 모테기를 외무대신에 기용하며 고노타로를 방위대신으로 돌립니다. 일종의 쌍끌이 전략인 셈이죠. 현재 일본외교의 최대현안은 한국을 굴복시키는 것입니다. 이는 헌법 개정과도 맞물려 있습니다. 경제산업대신 세코(世耕)를 참의원 간사장으로 임명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9월 10일자 산케이신문 디지털은 모테기와 고노를 ‘대(對)한국 최강의 태그’이자 ‘실무적 싸움이 가능한 인재’로 평가합니다. 한국을 의식해 내세운 최상의 카드란 얘기입니다. 물론 이런 조합이 힘을 발휘하는 데는 둘의 호흡이 잘 맞는다는 전제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모테기란 인물을 들여다보면 꼭 그렇게 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모테기는 소위 자수성가형 엘리트입니다. 이러한 유형은 타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고 독선이 강한 인품인 경우가 많습니다. 모테기도 예외가 아니어서 업무능력은 뛰어나지만 대인관계가 원만치 않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당료나 관료 할 것 없이 주변에서 그를 기피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부 언론은 그에게 ‘사신(死神)’이라는 용어를 갖다 붙이기도 합니다.
 
그는 공정성 면에도 문제가 많습니다. 위키피디아 일본편에 올라 있는 인물평은 신랄하기 그지없습니다. <야당의원의 비판발언을 당사자 동의 없이 위원장 직권으로 의사록 삭제, 두 차례 선거의 비용보고서 정정, 부정직한 재산신고, 공직선거법 위반의혹-수첩부채향 무상배포, 불법 후원회비 수수, 직권을 이용한 출입여기자 성희롱 등등>. 마치 불량정치인의 전형을 보는 느낌입니다. 

모테기는 ‘유도형 외교’라는 나름의 외교철학을 내세웁니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의하면 그는 2003년 출간한 ‘일본외교의 구상력’를 통해 유도형을 설파합니다. 구체적 외교방침으로 “상대 흉중에 뛰어들어 서로 밀고 당기는 유도와 같은 관계”를 제창합니다. 그러나 “함께 곤란에 대처하고, 함께 땀 흘리고, 같은 가치와 이익을 공유하므로 때로는 상대방에게 따끔한 말도 할 수 있는 사이로 진전하는 것이 이상(理想)”이라는 모테기 방식이 과연 가치관이 다른 한국에 통할지 이 매체는 묻고 있습니다.

모테기가 풀어야할 과제는 주변국과의 외교문제만이 아닙니다. 그는 차기총리를 노리는 후보의 한 명으로 거론됩니다. 현재 자민당은 아베가 속한 최대파벌인 호소다(細田)파에 떠오르는 인물이 없는 가운데, 10여명의 주자가 레이스를 펼치고 있습니다. 그 중에는 아소(麻生)파에 속한 고노타로, 무소속 그룹을 쥐고 있는 스가(菅)관방장관 같은 막강한 라이벌이 있습니다.

작년 11월 주간현대가 분석한 후보자 적합도를 보면, 모테기는 유력주자들 중 최하위에 머무릅니다. 반면 고노는 3위, 스가 관방장관이 5위입니다. 심지어 같은 파벌의 젊은 여성후보 오부치유코(46세, 오부치 전 총리 딸)에게도 밀리고 있죠. 그가 총리의 신임을 바탕으로 한국과의 외교를 거칠게 밀어붙이겠지만, 다른 주자나 권력의 핵심에 있는 아소부총리 등이 그의 독주를 보고만 있지 않을 겁니다. 중요한 고비마다 제동을 걸 가능성이 큽니다.

일본의 총리는 국민의 직접투표가 아닌 계파 간 이익조정의 결과물로 탄생합니다. 따라서 계파의 지원이 없으면 총리 자리에 오를 수 없습니다. 모테기는 파벌 순위 3위인 다케시타(竹下)파에 속해 있으면서 계파의 차기회장을 노립니다. 그러나 계파 내 여론은 부정적입니다. 거만하고 인망(덕성)이 부족하다는 거죠. 오부치가 좀 더 성장하면 퇴출될 거라는 얘기까지 나 돕니다. 결국 모테키는 외로운 늑대처럼 총리만 믿고 동분서주해야 하는 처지입니다.

아베총리의 법적 임기는 2021년 9월말까지입니다. 그러나 내각제 특성상 그때까지 온전히 간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아베가 공언하고 있는 헌법 개정이 무위로 돌아가면, 내각의 존재 이유가 사라집니다. 당장 10월에 시행되는 소비세 인상(8%→10%)도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 반발이 거셉니다. 중의원 해산으로 이어질 소지가 충분합니다. 모테기가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과 외교협상을 하는데 여유를 갖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방위대신 고노의 존재도 모테기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고노는 자민당 제2세력 아소파에서 밀고 있는 후보입니다. 그도 주변사람에 대한 배려심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뛰어난 아이디어와 돌파력으로 자신의 약점을 커버하는 스타일입니다. 무엇보다 가문을 중시하는 아소부총리의 신임이 두텁습니다. 한국을 놓고 벌어질 모테기와 고노의 공방. 활용하기 따라서는 우리에게 유리한 국면으로 돌려놓을 수 있습니다. 모테기가 유도로 싸움을 걸어오면, 한 걸음 비켜 서 우아한 김연아표 트리플엑셀로 대응하면 어떨까요?

 

장범석 칼럼니스트
장범석 칼럼니스트

장범석 칼럼니스트
-일본어통역안내사
-백만인취업센터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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