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연 사장의 별빛에 꿈을 담고5] 별빛 향기 아래 다시 뭉친 성화의 벗들
[이수연 사장의 별빛에 꿈을 담고5] 별빛 향기 아래 다시 뭉친 성화의 벗들
  • 편집국
  • 승인 2019.09.26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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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 사장
이수연 사장

오래전 ‘내가 배워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란 다소 충격적인 제목을 지닌 책 한권이 꽤나 많은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었다. 책의 내용과는 조금은 무관한 이 책은 그 수사학적 과장에도 불구하고 많은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었다.

이를 내게 투영한다면 다음과 같이 바꿀 수 있다. ‘내가 배워야 할 모든 것은 성화에서 배웠다’라고. 그만큼 성화는 내게 각별함을 넘어선 무언가로 자리하고 있다.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절, 내 인생에서 가장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겨주었던 성화 중학교를 잊지 못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상급학교에 진학하고 직장을 찾고 배우자를 만나 결혼을 하면서 조금씩 사는 환경도 달라지고 거주하는 공간도 멀어짐에 따라 소통이 뜸해진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단 한 번도 머릿속에서 지워본 적은 없다.

지금 성화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적어도 학교의 존재 유무만을 놓고 따지면 그게 팩트다. 성화 중학교는 1985년 1월, 18회 졸업생 10명을 배출한 것을 마지막으로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18회까지 총 졸업생 245명을 배출한 성화. 그 245명은 누구랄 것도 없이 이 사회의 충실한 역군으로 성장해 성화의 교육이 얼마나 대단한 것이었는지를 입증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다들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살아왔을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그러다 보니 조금씩 소원해지고 때론 멀어지기도 했음이 못내 안타까웠다. 이대로 추억 속에 묻기에는 너무도 간절한 인연이 아니었던가. 무엇보다 내가 그를 견딜 수 없었다.

그래서 내 동기이자 회장인 라광호를 비롯한 많은 성화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다시 한번 인연의 고리를 이어가고자 동분서주했다. 전술한 것처럼 다들 사는 지역도 다르고 각자의 환경도 같지 않아 모두를 한꺼번에 모으는 것은 불가능했지만 그래도 정말 많은 친구들이 모여주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만든 그 공간이 바로 성화 카페다. 한자리에 모이지 않아도 각자의 소식을 전하고 때론 웃고 때론 울만한 이야기들을 공유하면서 다시금 예전의 기억 속으로 빠져들 수 있었다. 

나 역시 누구 못지않게 열심히 글을 올리며 벗들과 선생님들을 찾곤 했다. 회사가 성장함에 따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졌지만 그 와중에도 억지로 시간을 찾아내 성화의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전해주려 애썼고, 다른 친구들 역시 나와 비슷한 생각으로 동참해주었다.

그렇게 때로는 예전의 추억을 올리기도 하고 또 때로는 오늘 현재를 살아가는 모습을 진솔하게 들려주었다. 그 글들을 읽다 보면 어느 순간은 14살 소녀가 되기도 하고 다른 시점엔 엄마로서 혹은 할머니로서 공감하기도 했다.

내 삶의 비타민이란 표현이 어떨까 싶다. 그만큼 그 공간은 일상에 지친 내게 활기를 불어넣어주는 청량제로 기능해주었다. 이건 아마 성화의 다른 친구들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한다. 그렇게 모인 훌륭한 컨텐츠들, 어느 순간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 글들을 다 모아 책으로 내면 어떨까 하는 욕심이 그것이다. 다행히 이런 내 생각에 동참해주는 친구들이 많았다. 사실 책을 내는 건 어려운 작업이 아니었다. 다들 부끄럽지 않은 이력을 쌓아온 친구들 아닌가. 성화 친구 중에는 글을 쓰는 사람도 있고 디자인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 출판사를 꾸려가는 사람들까지 책을 만들 수 있는 전문가들이 차고 넘쳤다.

일단 의기투합하자 그 다음은 일사천리였다. 문제는 오히려 다른 데 있었다. 너무 좋은 이야기들이 많아 어떤 이야기를 넣을지가 문제였던 것. 어차피 한번으로 끝날 일이 아니라는데 공감한 우리들은 일단 한사람 한사람의 글들을 수록하기로 하고 작업을 이어갔다.

책을 만들려면 기본적인 비용이 발생하지만 그건 논외 사항이었다. 서로들 많이 내겠다고 나서는 통에 오히려 뜯어말려야 했으니까. 조금씩 십시일반 갹출하자는 것이 처음 합의된 이야기였지만 난 그럴 수 없었다.

내가 성화에서 받은 게 얼마인데. 무엇보다 난 성화의 1기, 가장 선배가 아닌가. 당연히 그 누구보다 많이 내고 싶은 욕심이 있었고 실제로 그랬다. 이건 자랑하는 게 아니다. 선배로서의 당연한 의무라고 생각한다. 마음 같아서는 제작비 전액을 다 내고 싶었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책이 ‘별빛을 꿈에 담고’이다. 성화의 설립자이신 전형내 선생님의 축하글로 시작된 책에는 우리 성화인들의 지난 시절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의 이야기들로 넘쳐난다. 

몇 번을 읽고 또 읽어도 싫증나지 않는 이야기들. 흔쾌히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아준 선생님들과 벗들의 진솔한 이야기들은 나를 울었다 웃기기를 반복하게 만든다. 울다가 웃으면 어딘가에 털이 난다던데. 그게 사실인들 어떠랴. 

별빛 향기처럼 아름다운 사람들, 성화인들의 내일에 축복이 영원하기를 진심으로 바라마자 않는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우리들을 한 꾸러미 안에 깃들게 해준 전형내 선생님에게 감사를 드린다. 선생님 오래도록 건강하게 저희 곁에 머물러 주세요. 

이수연
-제이앤비컨설팅 대표이사(현)
-한국HR서비스산업협회 부회장(현)
-영등포구청 중소기업 창업지원센터 위원(현)
-호서대학교 벤처전문대학원 경영학 박사
-여성가족부 가족친화우수기업 표창
-고용노동부 남녀고용평등 우수기업 표창
-제45회 상공의 날 모범 상공인 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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