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근박사의 물류이야기] 4차산업혁명시대의 중소물류기업 생존전략
[이상근박사의 물류이야기] 4차산업혁명시대의 중소물류기업 생존전략
  • 편집국
  • 승인 2019.09.30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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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시장은 대기업, 다국적기업, 대형 화주기업, 스타트업, 중소기업간 격한 경쟁구도
●중소물류기업은 ‘전문화·차별화’와 ‘수평적 협업화와 공동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해야
●99%의 물류기업과 95%이상의 근로자가 근무하는 중소물류기업 지원은 반드시 필요
이상근 
산업경영공학박사 
삼영물류(주) 대표이사

세계경제와 우리경제의 급격한 경기 침체와 더불어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물류산업은 제조나 유통산업의 종속변수인 만큼 그 영향을 직접 받는다. 우리 중소물류기업의 현실을 보면, 대기업 물류자회사, 다국적물류기업, 대형물류기업, 온라인 기반의 공룡 유통기업과 고객의 틈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룹의 계열사나 자회사가 주축을 이루는 대형물류기업은 그룹물량을 기반으로 대형화, 글로벌화로 더욱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고, 다국적물류기업은 글로벌 네트웍을 통한 고객유치와 운영을 최적화하고 있다. 

물류비용을 지불하는 고객(제조·유통기업)은 물류의 경험과 선진 기술을 체득한 물류전문가 들이 포진하면서 더욱 똑똑해졌고 일부는 물류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사업의 한계 상황에 이른 영세물류기업(Small & Unfairness Player)는 시장을 더욱 혼탁하게 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소물류기업은 시장에서 다양한 경쟁자들과 생존차원의 격한 전쟁을 치르고 있다
먼저 ①대형물류기업, ②다국적 물류기업, ③물류 스타트업과 경쟁하고 있다. 더불어 물류기업에 인력을 공급하던 ④인력 아웃소싱 기업 중 능력을 갖춘 다국적 기업 또는 대형 아웃소싱 기업과도 경쟁관계에 놓여있다. 더 심각한 것은 ⑤전통적 고객이었던 유통기업, 제조기업은 더 이상 고객이 아닌 경쟁자로 돌변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CJ대한통운,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대형물류기업과 DHL, UPS, SDV, 쉥커, 머스크, KWE 등 다국적 물류기업은 ●그룹의 자체물량, ●그룹 네트웍을 통한 인맥영업 ●그룹간 교환 영업 ●정보력 ●자금력을 바탕으로 물류시장을 주도하면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물류 스타트업은 소비자의 가치에 기반을 둔 새로운 시각으로 물류를 ‘재정의’ ‘재해석’하여 경계의 안에 갇혀 좀처럼 발견할 수 없던 강력한 ‘고객가치 명제(CVP: Customer Value Proposition)’를 통해 혁신적으로 돈이 벌리게 만드는 화이트 스페이스를 선점함으로써 새롭게 탄생될 물류시장을 장악해 가고 있다. 

이들 스타트업은 대규모 펀딩을 통해 상상을 초월한 적자를 감수하면서 새로운 물류 플랫폼에서의 독과점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생활 O2O 서비스는 유통과 서비스에 물류가 연결되면서 실체가 있는 서비스로 전환되면서, 물류·유통·서비스가 합체된 새로운 형태로 우리 생활 속으로 들어왔다.

대표적 생활 O2O인 배달앱(기업)은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 같은 음식배달기업과 ‘마켓커리’ ‘헬로네이쳐’ 등의 새벽배달기업, ‘부릉’ ‘바로고’ ‘생각대로’ ‘배민라이더’ ‘우버이츠’ ‘샌디’ ‘띵동’ 등의 생활배달기업이 있다.

인력 아웃소싱 기업은 물류기업의 인력 공급을 통해 경험이 쌓인 아데코 등 다국적 기업과 제니엘, 유니에스 등 대형 아웃소싱기업도 물류시장의 경쟁대열에 합류했다. 이들은 뛰어난 현장 인력의 소싱 능력의 장점을 가지고 현장 근로자가 많은 사업장을 중심으로 물류 아웃소싱 시장에서 영역을 넓히고 있다. 

◆과거 물류기업의 고객이던 제조기업과 유통기업은 물류시장의 강력한 경쟁자로 등장했다
대기업의 물류자회사 설립은 모그룹의 물류의 내재화를 통해 고객 서비스 향상, 비용절감, 긴밀한 고객관계 구축, 그룹물류의 통합과 조정 역할이라는 직접적인 목적에서 추진되었다. 

하지만 그룹의 제조·유통·물류의 수직계열화, 경영자원과 사업의 내재화, 지배구조와 경영권 상속문제의 해결이라는 전략적 목적은 물류자회사 설립을 더욱 가속화 시켰다. 

2000년대 초반부터 급격히 증가한 물류자회사가 다른 기업의 물류 대행에 진출한 계기는 정부의 제3자물류 활성화 정책의 영향이 크다. 

물류자회사의 모그룹 물량비율을 50%이하로 줄이려는 정책은 기존에 물류기업에 외주 주던 협력회사의 물류업무를 수주하여, 전체 매출규모를 2배이상 늘리거나 그룹간의 물량교환(스와핑)을 통해 해결했다. 이에 물류기업은 기존의 물량마저 뺏기는 정책의도와는 정반대의 현상이 일어났다. 

최근에는 고객이던 신세계, 롯데, GS, 현대, BGF(CU) 등 대형유통기업과 쿠팡, 위메프, 티몬, 이베이 등 쇼셜커머스 기업은 물류인프라와 물량을 바탕으로 물류사업화에 시동을 걸고 있다. 

유통기업과 쇼셜커머스 기업은 언제든지 자체배달 물량을 바탕으로, 자사의 협력사, 벤더, 셀러의 배달업무를 대행하는 배달사업을 런칭할 수 있다. 기존 물류기업은 물량 이탈과 함께 기존 고객지키기 전쟁을 치르게 되었다.

◆중소물류기업의 사업 환경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최저임금 상승, 주52시간제 등 인건비 상승과 화물차량의 도심진입 규제와 환경규제, 물류센터 조성의 인허가 절차의 경직화, 민원 제기 등은 물류부문 투자비의 증가와 물류원가의 상승과 절차의 복잡화 등은 물류산업 환경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이에 더하여 중소 물류기업 만의 어려움도 더욱 가중되고 있다.  

먼저, 더욱 똑똑해진 고객(화주)은 화주 이익을 극대화하고 있다. 고객기업의 임직원은 물류기업과 화주기업 모두를 경험하고 다양한 정보력을 바탕으로 물류시장의 가격, 서비스 수준, 서비스 공급자(물류기업)를 너무 잘 알고 있다. 물류기업을 다룰 줄 아는 똑똑한 고객은 물류기업 간의 출혈 경쟁 유도와 가격·비가격적 요구사항을 계약조건에 부가하여 화주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실력 없고 의욕만 있는 물류기업(일부 물류자회사)은 마케팅 비용이라는 명분아래 저가수주(덤핑)을 통해 수주하려는 경향이 강하고 화주 또한 이를 악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둘째, 고객의 특수관계자나 전직 임직원의 퇴직 후 자리 마련을 위한 신규법인의 공동 설립 또는 취업 요구가 강화하고 있다. 

셋째, 경영의 한계 상황에 몰린 영세물류기업(Small & Unfairness Player)은 근로자의 4대보험 미가입, 불법 외국인 고용, 불법파견 인력 고용, 퇴직금 편취, 매출누락 등 각종 편법을 통해 낮춘 조달 원가를 바탕으로 물류시장을 더욱 혼탁한 싸움터를 만들고 있다. 

이들은 정상적인 영업 이익 보다는 차량번호판 TO비, 영업권 프리미엄, 유류보조금 전용, 차량 부가세 환급금 편취 등 비 정상적인 수익을 목적으로 하기에 더욱 혼탁한 싸움터가 되고 있다.

◆중소물류기업은 ‘전문화·차별화’와 ‘수평적 협업화와 공동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해야 한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대부분의 중소 물류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자금력이 취약하고, 단일 화주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브랜드 인지도가 낮으며, 대규모 물동량을 확보할 수 있는 母 그룹도 없다. 영업 필수사항이라고 할 수 있는 글로벌 및 로컬 네트워크의 확보 역시 부족한 부분이 많다. 

이런 어려운 시점에서 중소물류기업은 환경과 현실을 탓할 여유도 시간도 없다. 현실로 닥친 위기 속에서 생존하기 위한 자구책이 반드시 필요하다. 중소물류기업은 자구책은 ‘전문화와 차별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와 ‘수평적 협업화와 공동화’를 통한 시너지와 경쟁력 확보를 들 수 있다. 

물류기업은 자신이 잘하고 경쟁력을 가진 서비스 지역, 서비스 아이템, 서비스 범위 등의 특화된 서비스의 제공을 통해 전문 분야(시장)을 공략하고, 이를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전문화와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 ‘수평적 협업화와 공동화’는 공동브랜드, 협동조합, 동맹(alliance), 가맹사업 등을 통해 가능한 전략이다. 

서울특별시 중소기업의 공동브랜드인 ‘하이서울’, 중소유통의 공동브랜드인 ‘나들가게’ 한국관광공사의 중소호텔 공동브랜드인 ‘베니키아’, 아웃소싱전문 11개 기업의 공동브랜드인 yes KON (Korea Outsourcing Network) 등은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와 같이 물류산업에서도 공동브랜드를 통해 수평적 협업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중소물류기업의 수평적 협업화 사례는 태국물류동맹(Thailand Logistics Alliance)에서 볼 수 있다. 태국에서는 다국적 물류기업의 물류시장 장악을 막으려고, Alfright International 등 30개의 중소 물류기업들이 TLA를 설립하여 관리의 시너지효과와 가격, 서비스 경쟁력을 갖게 되었다. 

또한, 물류협동조합을 통한 물류기업 간 협력체계 구축도 가능하다. 협동조합은 재화 또는 용역의 구매·생산·판매·제공 등을 협동으로 영위함으로써 조합원의 권익을 향상하고 지역 사회에 공헌하고자 하는 사업조직이다. (협동조합기본법 제2조)

사업자협동조합(생산자협동조합)에 대한 협업화 지원사업은 중소물류기업이 내륙운송, 통관, 포워딩, 창고운영 등 각사의 핵심역량을 중심으로 수평적 협업화를 이루는 것도 고려해 볼 사항이다. 

◆중소기업 지원정책은 제조·유통업 중심, 중소 물류기업을 위한 지원은 거의 없다
4차산업혁명시대에서는 물류산업이 산업 전반과 화주기업 경쟁력에 미치는 파급력이 매우 큰 만큼, 정부는 물류산업 내 대-중소 물류기업 간 건전한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도록 중소물류기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제도 중 ①’중소유통공동물류센터’는 건립시 정부와 지자체는 90%를 지원하고 중소유통업자는 자부담 10% 만을 부담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②KOTRA의 해외공동물류센터 경우 전 세계 84개국 129개의 물류센터를 늘려, 중소 수출업체가 저렴한 비용으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③슈퍼마켓 등 점포 총면적 300㎡이하인 소매점포인 ‘나들가게’ 지원사업은 시설현대화 자금(융자)은 점포당 1억원 이내 신청 가능, 점포개선 및 경영컨설팅, 교육, POS 지원, 상품배열 최적화, 간판교체 지원, 마케팅 지원 등 다양한 정부지원이 있다. 

또한 ④일정금액 이하 건설공사의 ‘원 도급자 직접시공제도’ ⑤판로지원법 상 공공기관 중소기업 제품 공공 구매제도 ⑥공공SW사업 대기업 참여제한 제도 ⑦중소기업간 경쟁의 방법으로 구매하는 계약인 ‘직접생산확인제도’는 중소물류기업에도 준용이 가능한 지원제도라 할 수 있다.

해외 사례로는 미국 SBA의 mento –protégé program(연방 조달시장 상생프로그램)은 전문분야 아웃소싱, 건설, 설계 입찰에 있어서 중소기업을 주계약로 하고 대기업은 컨소시엄에 참여 할 수 있게 하는 제도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중소물류기업을 육성할 수 있는 지원책은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다
4차산업혁명시대의 도래로 물류산업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물류기업의 99%와95% 이상의 근로자가 근무하는 중소물류기업은 부족한 자금력으로 인해 스스로 ICT와 물류인프라를 구축하는데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다. 

중소물류기업들이 갖고 있는 한계를 극복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중소기업의 물류서비스 경쟁력은 국내 화주기업의 경쟁력 확보뿐 아니라 수직적 협업관계에 있는 대형 물류기업의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보다 적극적인 지원이 요구된다. 

현 정부가 들어서서 화주와 물류기업간의 불공정 거래 행위와 각종 분쟁에 대한 조사를 전담하는 ’물류신고센터’를 설치하는 등 공정한 거래 질서를 조성하기 위한 개선책을 마련하고 있다. 

또한 정부에서 ‘공정·공유기반의 물류산업 상생생태계 조성’ 차원에서 중소물류기업을 위한 물류산업 육성 정책을 마련 중에 있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다만 정책 수립 전 대기업과 중소기업에게 주어진 역할과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그에 적절한 정책이 마련될 수 있기를 바란다.

중소물류기업의 입장에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수직적 협업을 통해 서로의 경쟁력을 강화시켜, 상생을 넘는 상성(相成)할 수 있도록 해야겠고, 이에 걸림돌이 되는 ‘일감 몰아주기’나 ‘중소기업의 참여배제’ 등은 공정거래 차원에서 강한 제재가 필요하다. 

우리나라 경제가 요소투입형 경제성장에서 혁신주도형 경제성장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제조, 유통, 물류기업 간, 그리고 대-중소기업 간 관계도 수직적 관계에서 수평적, 창의적 관계로 인식전환을 할 필요가 있다. 

국가경제의 중요한 위치에 있는 물류기업이 수평적, 수직적 협업을 만들어 건전한 기업 생태계를 형성하고, 이는 국가에 기여하는 선순환의 구조를 만드는 초석이 될 것이다.

이상근(ceo@sylogis.co.kr)
-산업경영공학박사 
-삼영물류(주) 대표이사(현)
-국토교통부 물류산업 공생발전협의체 위원 (현)
-국토교통부 규제심사위원  (현)
-인천지역 인적자원개발위원회 위원(물류분과위원장) (현)
-대한상공회의소 물류위원회 부위원장(겸 실무위원장) (현)
-국립 인천대학교 전문교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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