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의혹이 사실로..고용세습 등 정규직 전환 비리 남발 확인
[이슈] 의혹이 사실로..고용세습 등 정규직 전환 비리 남발 확인
  • 손영남 기자
  • 승인 2019.10.01 0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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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비정규직 채용 및 정규직 전환 등 관리실태’ 감사
서울교통공사 등 5개 기관에서 다양한 형태의 채용비리 발견
불투명한 정규직 전환 과정 바로 잡아야 공정사회 이뤄질 것
서울교통공사 등 5개 공공기관에 대한 감사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관련한 각종 비리가 발견됐다. 사진은 교통공사 직원이 정규직 과정에 대한 항의로 1인시위를 진행하는 모습.
서울교통공사 등 5개 공공기관에 대한 감사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관련한 각종 비리가 발견됐다. 사진은 교통공사 직원이 정규직 전환 과정에 대한 항의로 1인시위를 진행하는 모습.

[아웃소싱타임스 손영남 기자]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정에 문제가 많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정규직 전환과정에서 상당수 공기업이 친인척을 부당하게 채용하는 등 공정하지 못한 채용 형태를 보인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다.

이에 채용 비리 당사자로 거명된 서울교통공사는 즉각 성명을 내고 친인척 채용비리가 없었다고 밝히며 감사원의 감사가 정규직 전환 프로세스를 이해하지 못한 감사라고 반발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감사원은 9월 30일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전KPS주식회사, 한국산업인력공단, 서울교통공사 등 5개 공기업의 비정규직 채용 및 정규직 전환 실태에 대한 감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서울교통공사 등 5개 기관을 대상으로 ‘비정규직 채용 및 정규직 전환 등 관리실태’를 조사한 결과, 재직자의 친인척이 비정규·무기계약직 등으로 채용됐다 정규직으로 전환된 사례를 다수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국정감사 과정에서 ‘채용비리’ 의혹이 불거진 서울교통공사의 경우 정규직 전환자 1285명 가운데 15%가량인 192명이 재직자와 친인척 관계인 것이 확인되면서 이른바 ‘고용세습’이 만연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회사로 범위를 넓히면 그 심각성은 더욱 커진다. 자회사 재직자와 최근 10년 간 퇴직 후 위탁업체 등에 취업한 전직자들과 최근 3년 새 퇴직한 이들까지 포함하면 246명(19.1%)에 달한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교통공사는 앞서 감사원에 공익감사 청구 전 자체 조사를 벌인 결과 112명만 재직자와 친척이라고 밝혔는데 그조차도 사실이 아니었던 셈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감사원은 교통공사 소속 무기계약직의 일반직 전환 과정에서도 다수의 부적절한 사례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서울메트로 직원의 친인척 15명이 무기계약직으로 고용되는가 하면 서울 도시철도공사는 직원의 추천을 받은 친인척 46명을 면접 등 간이절차만 거쳐 기간제로 채용하기도 했다.

다양한 형태의 의혹들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감사원은 이에 대해 강력대처하고 나섰다. 감사원은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인사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서울교통공사 김태호 사장의 해임 등 채용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5개 기관의 직원 등 총 72명에 대해 신분상 조치를 요구했다. 이 중 29명에 대해선 검찰에 수사 요청을 하거나 수사 참고자료로 통보했다.

이에 서울시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발표 직후 강태웅 서울시 행정1부시장이 직접 브리핑을 열어 반박하고 나선 것. 강 부시장은 이번 감사원의 감사가 정규직 전환과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단지 공사 직원의 친인척이라는 이유 자체가 불공정의 근거가 될 수 없고, 명백한 법령 위반 등 합리적인 이유 없이 채용을 배제하는 것은 헌법과 국가인권위법 등에 따라 오히려 차별적인 행위에 해당한다”고 설명함으로써 교통공사의 정규직 전환과정에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서울시는 감사결과에 대해서 재심의를 청구할 계획이다. 향후 양 기관의 치열한 기싸움이 있을 것으로 판단되는 대목이다. 

5개 감사대상기관 정규직 전환자의 친인척 관계 조사 결과. 자료제공 감사원

이번 감사대상에 포함됐던 나머지 기관들도 고용세습에서 자유롭지는 못했다. 정규직 전환자를 대상으로 기관별 재직자 친인척 비율을 따져보면 인천국제공항공사 33.3%(2명), 한전KPS주식회사 16.3%(39명), 한국토지주택공사 6.9%(93명), 한국산업인력공단 4.3%(7명) 등도 크게 다를 바 없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다양한 문제점도 지적됐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협력사 간부급 직원과 공사 임직원의 친인척 44명을 불공정한 절차를 통해 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2014년 이후 채용공고 등의 절차 없이 직원의 친인척 등 14명을 기간제 근로자로 채용하거나, 업무와 관계없는 특정경력을 응시 자격으로 제한해 퇴직직원 3명을 채용했다. 특히 전직 지사장의 자녀 등 4명을 채용했으며 이 중 일부가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한전KPS도 채용공고 자격요건 미충족 지원자 4명과 허위 경력증명서 제출자 1명을 부당하게 채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한국토지주택(LH)공사는 공사 임직원이 채용 담당자에게 자녀 등 친인척 비정규직 채용을 청탁하고 채용 담당자가 이를 들어주는 방식으로 친인척 5명을 부당 채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채용된 인원들은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이번 감사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다른 공공기관들도 이런 문제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을 거란 예상은 너무도 쉽다. 정부는 감사원의 감사 직후 공공기관 불공정 채용을 근절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내놓았다. 

박은정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이 30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서울교통공사 등 5개 공공기관 비정규직 채용 및 정규직 전환 등 관리실태에 대한 감사원 감사결과와 관련해 정부 합동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국인권익위원회
박은정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이 30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서울교통공사 등 5개 공공기관 비정규직 채용 및 정규직 전환 등 관리실태에 대한 감사원 감사결과와 관련해 정부 합동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국인권익위원회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박은정 국민권익위원장과 정부 합동브리핑을 열고 감사원 감사 결과에 대해 향후 정부 차원의 채용비리 근절방안 계획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이장관은 불공정 채용에 대한 집중신고 기간을 운영해 개정된 채용절차법을 안착시키고, 채용과정 중 부당한 행위로 발생한 피해자에겐 공정한 재시험의 기회도 부여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이 장관은 "정부는 감사원 감사 결과를 상세히 분석해 감사원 지적사항과 유사한 불공정 채용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추가적인 대책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공공기관 채용이 능력 중심으로 운영되도록 블라인드채용도 안착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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