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범석 칼럼] 일본의 정치인들⑤ - 총리 가능성 큰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장범석 칼럼] 일본의 정치인들⑤ - 총리 가능성 큰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 편집국
  • 승인 2019.10.17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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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간 일본을 쥐락펴락한 고이즈미 수상의 아들
후쿠시마 방사능오염수 문제로 구설수
유엔 기후행동서미트에서 ‘섹시’란 말로 다시 구설수
부전자전의 승부사 기질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고이즈미 신지로 공식사이트에서 캡처)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고이즈미 신지로 공식사이트에서 캡처)

38세 나이에 환경대신에 오른 고이즈미 신지로는 스타 정치인이다. 대중을 파고드는 언변으로 가는 곳마다 인파를 모은다. 중의원 첫 당선 다음해인 2010년 자민당 유세국장대리를 맡은 것만 보아도 그의 인기를 짐작할 수 있다. 특히 여성유권자들로부터 거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다. 집권 8년차 아베내각이 그를 환경대신으로 발탁한 데는 정권의 지지율을 높이려는 의도가 들어있다. 자민당 프린스로 불리며 유력한 총리후보로 거론되는 고이즈미 신지로, 그의 아버지가 2001년부터 6년간 총리를 지낸 고이즈미 쥰이치로(小泉純一郎)다.

고이즈미 총리가 누구인가? 파벌을 배제하고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방식으로 일본정치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인물이다. 그는 정치권의 오랜 논란거리였던 우정민영화를 통과시켰고, 수많은 개혁안을 밀어붙였다. 2002년에는 전후 최초로 북한을 방문해 평양선언을 이끌어냈다. 일제 침략과 식민지 지배를 사죄한 2005년의 ‘고이즈미 담화’는 1995년 ‘무라야마 담화’와 함께 정부의 공식견해로 남아있다. 2008년 정치인으로 한창인 때 정계를 은퇴하고 지역구를 신지로에게 물려준다.   

신지로는 1981년 가나가와현 요코스카(横須賀)시에서 고이즈미 총리의 차남으로 태어났다. 관동학원대학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미국 컬럼비아대학에서 정치학 석사과정을 수료한다. 2007년 귀국해 2년간 부친의 개인비서를 거쳐 2009년 중의원에 당선된다. 이후 낙선 없이 연속 4선을 기록 중이다. 그는 단정한 외모와 언변을 무기로 단시간 내 아이돌 못지않은 정치인으로 등장한다. 국회에 들어와서는 중저가 도시락을 먹으며 미팅을 하고, 이자카야에서 회식 후  계산을 각자 하는 등 기성 정치인과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는 최근 1년 간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총리 1, 2위로 꼽힌다.   

이러한 고이즈미 신지로가 요즘 각종 언론으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정부가 내놓은 ‘후쿠시마 오염수 30년 내 반출’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모호한 답변을 하고부터다. 그의 답변 내용은 이렇다. “30년 후 나는 몇 살인가, 사고 직후부터 생각하고 있다. 건강하다면 그 30년 후의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 어떨지 일단락을 지켜볼 수 있는 정치가라고 생각한다”. 환경대신으로 제시해야 할 구체적 아이디어와는 동떨어진 선문답이었다. 그때부터 ‘고이즈미 시(詩)’라는 야유성 신조어가 등장하더니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한국에서 정치인이 곤란한 상황에 처하면 ‘여의도 문법’을 동원해 얼버무리는 경우가 많다. 이에 상응하는 일본 쪽 용어가 ‘나가타쵸(永田町) 문학’이다. 고이즈미 신지로의 말은 나가타쵸 문학 중에서도 다케시타(竹下)파가 애용하는 화법이라고 한다.

지난 9월 22일에는 유엔 기후행동서미트에서의 발언이 또 다시 논란이 되었다. 그는 기후변동대책에 대해 “즐겁고 쿨하고 섹시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난데없이 튀어나온 ‘섹시’에 당황한 기자가 부연설명을 요구하자 “그것이 어떠한 의미인지 설명하는 것 자체가 섹시하지 않다.”고 답변한다. 그러자 이번에는 로이터통신이 ‘섹시’를 넣은 기사제목을 뽑아 전 세계에 타전했다. 일본의 언론들은 국가망신이라 탄식했고, 야당은 자질을 문제 삼겠다며 벼르고 있다.  

주간 FRIDAY는 “인터넷에서 웃음거리, 너무 빨리 도마에 오른 정치생명”이라는 기사에서 고이즈미 신지로의 정치생명이 의외로 짧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또한, 그의 연설을 오랫동안 취재해온 르포작가 요코다는 “연설에 사람은 모이지만, 중요한 정치적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 얘기도 하지 않는다. 그는 내각의 지지율을 올리기 위한 ‘서커스단의 팬더’에 지나지 않는다.”고 혹평한다.

고이즈미 신지로의 진정한 정치적 승부는 지금부터다. 그는 환경대신이 되기 전 내각부 정무관, 자민당 수석부간사장과 후생노동부회장 같은 당정의 요직을 경험했다. 대물 정치인이 되기 위한 기초 과정을 착실히 다져온 셈이다. 당장 그에게 요구되는 것은 부족한 업무능력을 보충하는 일이다. 얼마 전 그는 주변 참모들에게 자신을 환경 분야 최고의 프로로 만들어 달라고 주문을 했다. 그의 승부사 면모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아마도 그는 머잖아 성숙된 모습으로 언론에 등장할 것이다. 그리고 마이웨이를 외치며 거침없이 질주할 것이다. 그에게는 ‘외로운 늑대’라는 평가를 받으면서도 6년간 일본을 쥐락펴락한 아버지의 피가 흐르고 있다.

 

장범석 칼럼니스트
장범석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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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통역안내사
-백만인취업센터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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