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동 위원의 바이오산업 에세이4] 인체의 혈액은 어디에서 만들어 질까?
[김근동 위원의 바이오산업 에세이4] 인체의 혈액은 어디에서 만들어 질까?
  • 편집국
  • 승인 2019.10.2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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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동 위원
김근동 위원

인체의 혈액(피)은 지방이 만드는 혈관을 통해 쉬지 않고 영양분 산소 및 메세지 물질 등을 장기세포로 운반하고 이산화탄소와 각종 노폐물을 회수해 몸의 건강을 유지한다.

이 뿐만 아니라 혈액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및 병원균과 이를 물리치는 약물까지 밤낮없이 계속해 운반하고 있다. 

인체의 혈액은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 등의 조직세포와 액체 성분인 혈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혈액의 수명은 4개월 정도이며 정기적으로 새로 생성되는 재생세포와 교체된다. 

그러면 이렇게 중요한 인체의 혈액은 정말로 어디에서 만들어 지는 것일까? 지금까지 혈액은 골수(뼈)에서 만들어진다는 골수 조혈설이 정설로 여겨져 왔다.

골수 조혈설은 1925년 미국의 댄, 세이빈, 커닝엄 등의 학자가 개구리 발의 뼈를 해부해 현미경으로 관찰했더니 약간의 끈적한 물질을 발견하게 되었다고 발표했는데 이것이 골수에서 혈액이 만들어진다는 정설의 시작이다.

하지만 다른 학자들이 뼈가 없는 올챙이가 개구리로 변해 가는 과정을 관찰했더니 올챙이에게도 혈액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골수 조혈설에 관한 논란이 일어났다. 

그러다가 1950년대에 들어와 일본의 모리시타, 치시마 박사가 혈액은 장에서 만들어진다는 장 조혈설을 주장하게 된다. 토끼의 뼈에 드나드는 혈관을 모두 봉쇄하고서 혈액의 부족에 의해 발생하는 빈혈 여부를 관찰했지만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장은 소화 작용과 아메바 운동으로 몸에 들어온 음식물을 곤죽 상태로 만들고 장의 벽에 있는 융모(점막돌기)가 이를 흡수한다. 여기에 조혈모 세포가 일부 음식물에서 변한 영양분을 흡수해 적혈구을 만들어 혈관을 통해 전신으로 보낸다. 

백혈구는 적혈구에서 만들어지며 장내세균에 의해 백혈구인 면역세포의 폭주를 견제할 T세포나 B세포가 생성된다. 이러한 주장을 장 조혈설이라고 한다. 

장내의 유해하거나 무해한 세균이나 박테리아는 음식물이 소화되어 영양분은 몸에 흡수되고 남은 찌꺼기가 부패되면서 발생한다. 

그렇지만 아직도 혈액의 장 조혈설은 의학계나 생물학계의 공식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혈액은 골수에서 만들어지고 분열에 의해 증식한다는 것을 정설로 여기고 있다.

그러면 도대체 혈액이 어디에서 만들어지는가를 밝혀내는 것이 왜 이렇게 중요할까?

인체의 혈액이 질병 치료의 이정표라는데 기인한다. 나이가 들게 됨에 따라 혈액과 혈관은 노화된다. 혈액의 상태나 성격을 알게 되면 질병 치료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혈액이 장에서 만들어진다면 거대한 인체 네트워크에서 장기세포 들간에 주고 받는 정보 메세지 물질의 해석과 더불어 질병 극복에 필요한 영양분을 집중 흡수하거나 배제하여 질병에 걸린 장기로 하여금 신속하게 대처토록 할 수 있다. 

또한 장의 면역세포 훈련장에서 육성한 대량의 신생 백혈구와 함께 메세지 물질의 해석을 통해 확보한 장기세포의 메세지 정보에 기반해 개발한 신약을 처방해 병원균을 물리칠 수 있다. 

게다가 질병 병원균의 유해 여부를 판단해 장에 음식물을 선별적으로 흡수하도록 하여 혈액을 깨끗하게 유지함에 의해 질병 치료를 도울 수 있다.

다시 말해 인체의 난치병 불치병과 같은 질병 치료에 외과적인 수술이나 약물 처방 뿐만 아니라 인위적인 영양분의 흡수 조절과 배제 등을 통해 혈액을 관리하면 질병 극복의 성과를 배가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인체의 혈액 조혈설에 관해 선진국과 한국의 바이오 산업계는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지 못한 상태가 계속되어 안타까움을 더해 주고 있다. 

세계 바이오 산업계의 질병 치료나 신약 개발에 관한 방향이 기존의 병원균 죽이기에서 크게 전환해 병원균의 증식 억제와 재생세포의 생성 그리고 유전자 분석을 통해 질병을 낫게 하자는 지금의 기회(chance)를 활용하여 혈액의 조혈설을 조속히 재정립해야 할 것이다. 

김근동 박사
-현 국제협력포럼 위원
-전 산업연구원(KIET),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
-전 삼성그룹 회장비서실(도쿄 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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