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길의 CEO칼럼] 마라톤과 페이디피데스(Pheidippides)
[전대길의 CEO칼럼] 마라톤과 페이디피데스(Pheidippides)
  • 편집국
  • 승인 2019.10.30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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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의 역사와 인간한계
전   대   길
(주)동양EMS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 한국본부 이사 

옛 부터 서양인들은 ’이란(Iran) 민족이 세운 고대제국‘을 ‘페르시아(Persia) 제국(帝國)'이라고 했다. 지금부터 2509년 前인 BC 490년에 지금의 이란(Iran)은 메소포타미아, 시리아, 레바논, 이스라엘, 중앙아시아, 코카서스 지방과 이집트를 통치했다. 

‘페르시아(Persia...BC550~BC330) 제국(帝國)’의 '다리우스(Darius..BC550~486) 대제(大帝)'는 그리스의 도시국가인 아테네와 스파르타에게 무조건 항복하라고 요구했다. 

“페르시아에게 무조건 항복하라”는 요구에 화가 난 그리스는 이를 단호히 거부하고 페르시아 사신을 우물 속에 매장해 죽여 버렸다. 이에 다리우스 대제는 '다티스(Datis)' 장군을 원정군 총사령관에 임명하고 아테네와 스파르타를 정복할 것을 명령한다.             

보병 100,000명, 기갑부대 10,000명과 전함(戰艦) 600척의 페르시아 원정군의 군사력은 막강했다. 드디어 페르시아 원정군이 그리스 본토 나티카주의 동쪽 해안에 상륙했다. 페르시아 군대가 그리스를 침략했다는 소식을 접한 아테네는 위기에 몰렸다. 그때 도시국가인 아테네는 페르시아의 막강한 병력을 당해낼 수가 없었다. 

  (그리스·페르시아 전쟁 원정로)
  (그리스·페르시아 전쟁 원정로)

궁여지책으로 아테네는 올림피아 경기의 달리기 선수인 ‘필리피데스(Pheidippides)’를 스파르타로 사자(使者)를 보내 스파르타의 군대를 아테네로 파병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종교적인 이유로 보름달 이전에는 출병할 수 없다”는 스파르타의 회신에 아테네는 절망에 빠졌다. 누란(累卵)의 위기를 맞은 아테네는 지장(智將)인 ‘밀티아데스’장군을 선봉장으로 10,000명의  기갑병으로 아테네 동북방 42km지점에 위치한 마라톤 평원에서 페르시아군과 전투를 벌였다. 

그러나 군사력이 10배나 우세한 페르시아군은 ‘밀티아데스’ 장군의 신출기묘한 전술(戰術)에 말려서 마라톤 협곡(峽谷)에서 참패했다. 이 전쟁에서 페르시아군은 6,400명이 전사하고 그리스 전사자는 192명에 불과했다.

B.C 490년 9월 2일, “그리스 군대가 마라톤 전투에서 페르시아에게 이겼다”고 아테네 시민들에게 외치고 헐레벌떡 달려 온 ‘페이디피데스(Pheidippides)’는 숨을 거둔다. 마라톤은 마라톤이란 지명에서 유래했음을 알 수가 있다.  

이와 같은 ‘그리스-페르시아 전쟁’ 이야기를 운동경기로 승화시켜 마라톤 경기를 창설한 사람은 프랑스 솔몬느 대학의 ‘미셀 브레알’  교수다. 1896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근대 올림픽이 부활할 때 그의  친구인 ‘쿠베르탱(Pierre de Coubertin..1863~1937)’ 남작에게 부탁해서 마라톤이라는 육상 경기가 처음으로 선보인 것이다. 

이처럼 제1회 아테네 올림픽에서 마라톤이 스포츠 경기로 치러진 후에 마라톤은 세계 각국으로 보급되었다. ‘육상경기의 꽃’으로 불리우는 마라톤을 유일하게 금기시 하는 나라는 이란(Iran) 뿐이다. 

예전에 마라톤 전쟁에서 패배했던 이란인들은 페르시아의 후손이기에 치욕의 역사를 되풀이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1974년 테헤란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때에는 마라톤 종목은 열리지 않았다.

마라톤 풀코스가 42.195Km가 된 것은 제4회 런던올림픽 부터다.  ‘런던 올림픽조직위원회’는 메인 스타디움을 출발점으로 42Km 코스로 정했다가 영국 왕실인 ‘윈저궁(Windsor Castle)’에서 출발하도록 변경함에 따라 부득이 42.195km로 거리를 변경하게 되었다. 그 후 마라톤 정규코스는 42.195 km로 공식화되었다. 

이렇게 탄생한 마라톤 경기에서 1936년 제11회 베를린 올림픽 대회에서 손 기정 선수가 세계 신기록(2시간29분19초)으로 우승했다. 시상식에서 일본국기가 올라가고 일본국가가 울려 퍼질 때 손 기정선수는 가슴의 일장기를 월계수로 가리고 고개를 숙였다. 

3위는 한국의 남 승룡이 차지했다. 경기 후 한 기자가 반환점부터 스피드를 낸 이유를 묻자 "인간의 육체란 의지와 정신에 따라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불가능을 가능케 한다"고 답했다. 이러한 그의 스포츠맨십은 후배 선수들에게 교훈으로 전해진다.

당시 우승 부상인 청동투구는 기원전 6세기 올림피아 제우스 신전에서 고대 올림피아 제전 경기 때 승리를 기원하고 감사하는 뜻으로 봉납하기 위해 그리스 코린트에서 제작되었다. 

그러나 이 투구는 금품을 주고받는 행위가 올림픽정신에 어긋난다고 해서 손 기정 선수에게 전달되지 않았다. 행방이 묘연한 투구를 독일교포인  ‘노 수웅’씨가 독일 내 박물관을 오랫동안 탐사하다가 ‘베를린 샤를로텐부르크 국립박물관’에서 그 투구를 찾아냈다.

이런 연유로 베를린 올림픽 50주년을 맞은 1986년 독일(서독) 올림픽위원회는 손 기정에게 “청동투구를 돌려주기로 했다”는 서한을 보낸다. 아직도 IOC 공식 기록에는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 동메달리스트를 일본 국적(JPN)의 '기테이 손과 쇼류 난’으로 표기하고 있다. 

한국인 이름으로 회복하려 했지만 공식기록을 바꿀 수 없다는 IOC의 방침에 따라 아직까지 이루어지지 못했다. 다만 ‘기테이 손’의 프로필 세부내용엔 손 기정 선수와 남 승룡 선수가 일제 치하에서 일본 이름으로 대회출전을 강요당했다는 설명문이 있을 뿐이다.

1992년 7월25일, 제25회 바르셀로나 올림픽 남자 마라톤에서 몬주익 언덕을 달려 금메달을 딴 황 영조 선수를 응원하러 스페인으로 날아간 이 동찬 코오롱그룹 회장의 금메달에 얽힌 비화(秘話)다.   

“황 영조 선수를 응원하기 위해 스페인으로 날아가서 7월24일 바르셀로나 올림픽 주경기장을 둘러보는데 기념품 가게에 관광객용 금메달 1개만이 남아 있어 얼른 그 금메달을 사서 남에게 보이지 않게 내 목에 거는 순간, 우리 영조가 금메달을 딸 거라는 예감을 했었다. 다음 날 금메달을 따더라고. 그리고 1936년 일본 유학시절에 베르린 올림픽 남자마라톤에서 손 기정 선수가 금메달을 따는 감동적인 장면을 극장에서 보며 한없이 울었던 기억이 나네”  

마라톤과 인간의 한계에 관한 이야기다. 지상에서 가장 빠른 동물은 최고 시속 110㎞로 달리는 ‘치타(Cheetah’지만 300m 이상을 계속해서 뛰지 못한다. 인간은 최고 시속이 45㎞에 불과하지만 지구력이 강해서 치타보다 더 오랫동안 달릴 수 있다. 

마라톤은 이 지구력의 한계를 시험하는 스포츠다. 인간 지구력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미국 스포츠의학자 ‘마이클 조이너’는 ‘응용생리학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마라톤 기록의 한계를 1시간57분58초로 추정했다. 또한 “2023~2036년에 2시간 벽이 깨질 것”이라고 예언했다. 영국의 ‘야니스 피츠일라디스’도 “2020년까지 2시간 벽이 깨질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인간이 2시간10분대에 진입한 것은 1967년이었다. 이후 36년 만인 2003년에 5분을 단축했으며 2018년에 케냐의 ‘엘리우드 킵초게(Eliud Kipchoge) 선수’가 2시간1분39초까지 기록을 단축했다. 

10월12일, 그가 1시간 59분 40.2초로 ‘마(魔)의 2시간 벽’을 깼다. 그 다음 날 케냐의 '브리지드 코스게이' 여자 선수’도 여자마라톤에서 2시간 14분 04초의 기록을 세워 ‘2시간15분 벽’을 넘었다.

이들의 성공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마라톤 강국인 케냐는 해발 2000m 의 고원지대에 있다. 고지대에서 달리면 헤모글로빈 수치가 높아져서 심폐지구력이 강해진다. 그 대신에 훈련 강도는 느슨하게 잡는다. 하루 1시간20분 정도를 달리며 35㎞ 이상은 월2회만 뛴다. 무리하게 욕심을 내면 역효과가 나기 때문이다. 

첨단과학과 자본의 뒷받침도 필요하다. 킵초게 선수는 이번에 탄소섬유판이 박힌 특수운동화를 신고 뛰었다. 영국 화학기업 이네오스의 각종 지원과 레이저 유도선, 페이스메이커 팀 등의 도움을 받았다. 규정에 맞지 않아 기록을 공인받지는 못했지만 인류 최초로 마라톤 풀코스를 2시간 안에 완주하는 ‘SUB 2’를 이루었다.

‘킵초게(Eliud Kipchoge)’ 선수는 “자신의 벽을 깨는 가장 중요한 열쇠는 마음을 몸과 함께 제어하는 것”이라며 “훈련할 때마다 수도승처럼 단순한 생활을 한다”고 말했다. 

육체의 한계에 도전하는 일은 마음을 다스리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는 이런 심신단련과 거듭된 도전으로 ‘인간의 한계는 없다’는 것을 입증했다. 앞으로 인류의 도전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인생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풀코스 마라톤 경기임을 일깨워준다.

한국에서 마라톤 풀코스 대회가 한 해에 400여개 대회가 열린다. 뿐만 아니라 마라톤 마니아도 수만 명에 이른다. 20년 전에 중앙일보 마라톤 대회(서울~춘천)에 참가했다가 중도에서 심장마비로 쓰러져 유명(幽冥)을 달리한 故.문 형렬 세종건설 사장의 명복(冥福)을 빈다. 그는 대회 직전에 필자에게 함께 달리자고 권유했었다.   

  (충북 영동지방 울트라 마라톤대회에서 역주하는 김 용관 회장) 
  (충북 영동지방 울트라 마라톤대회에서 역주하는 김 용관 회장) 

‘오대산 자생식물원’의  ‘마라톤 정원’에는 마라톤 풀코스를 100회 이상 완주한 마라토너 이름들이 큰 비석에 새겨져 있다. 그 중에서 ‘김 용관 아웃소싱타임스 회장’의 이름도 찾아볼 수 있다.
 
그는 2019년 10월21일까지 풀코스 마라톤을 187번이나 완주한 마라톤 마니아다. 매주 주말마다 그는 만사를 제쳐놓고 삼천리 금수강산의 길을 따라 한없이 내 달린다. 

전   대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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