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연 사장의 별빛에 꿈을 담고11] 첫 번째로 역설한 감정노동의 개념
[이수연 사장의 별빛에 꿈을 담고11] 첫 번째로 역설한 감정노동의 개념
  • 편집국
  • 승인 2019.11.0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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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앤비컨설팅 이수연 사장
제이앤비컨설팅 이수연 사장

누구보다 빨리 텔레마케팅의 가치를 깨닫고 사업화를 구현한 이래로 항상 관심을 가져왔던 것은 다름아닌 직원들과의 유대감 형성하기였다. 사업 초창기 유사 사업을 진행하던 다른 회사들이 가장 골머리를 앓던 것은 애써 가르쳐놓은 직원들이 일을 그만 두는 비율이 너무 높다는 점이었다.

그 부분만 잘 처리할 수 있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게 내 판단이었고 그 판단은 주효했다. 타 회사보다 현격히 낮은 이직률을 기록한 우리 직원들은 어디서 일하더라도 높은 실적을 기록하는 우수 사원이었고 덕분에 여기저기서 일을 의뢰받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난 직원들과 수시로 대화하고 함께 밥을 먹으며 그들의 고충을 헤아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직원들이 일을 그만 두는 이유는 무엇보다 일이 고되다는 데 있었다. 

제대로 된 텔레마케팅 기법도 없는 상태였던 지라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스스로 일을 배워나가는 것에 대한 고총도 컸지만 무엇보다 그들을 좌절하게 만드는 것은 수시로 겪게 되는 고객들의 무례함이었다.

요즘은 많이 나아졌지만 초창기엔 폭언은 물론이고 성적 희롱도 빈번하던 시절이었다. 사용 기업들은 그 사실을 알면서도 고객이 우선이라는 생각 때문에 못 본 척 하기 일쑤였고 덕분에 마음고생은 고스란히 콜센터 상담사들의 몫이었다.

화장실 가는 시간도 정해놓고 가던 시절이었으니 그깟 폭언 좀 들었다고 상담사들을 달래줄 만한 정신은 아예 없던 암울한 시절이었다. 같은 여자로서 그들의 심정에 공감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그때 생각했다. 몸이 피곤한 건 둘째 치고 감정적으로 너무 큰 소모를 감내해야 하는 것이 상담사의 숙명이라고. 이건 육체 노동이 아니라 감정 노동의 범주에 속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깨달은 때였다.

요즘은 누구나가 다 서비스업 종사자들을 감정 노동자라 칭하지만 그땐 그런 개념이 아예 없었다. 물론 나도 그런 용어를 입에 올릴 정도로 전문화되어 있지는 않았지만 어렴풋이 그 개념만은 인지하게 된 셈이었다.

훗날, 그러니까 경험도 쌓이고 체계적인 공부를 하게 되면서 이를 구체화시키기 시작했다. 그게 아마 박사 과정을 준비하는 시절이었던 모양이다. 난 당시 감정노동이란 개념을 박사 논문에 수록했도 이는 국내에서는 거의 처음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러나 감정 노동자를 위한 정책이나 기업 자체적인 보호 방안은 여전히 남의 일이었다. 최근 들어 산업안전보건법 등에서 감정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들이 생겨나고 있고 기업이나 각 지자체들도 감정 노동자를 위한 자구조치를 강화하고 있는 추세지만 여전히 콜센터 상담사들은 하루하루 폭언과 성적 희롱 같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게 사실이다.

몸이 힘든 건 참을 수 있어도 마음이 힘든 건 못 참겠다고 말하는 이 땅의 수많은 콜센터 상담사들이 당신의 딸일 수도 있고 아내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왜 못하는 건지 답답하기만 하다. 그 와중에도 상냥하게 건네는 말 한마디에 다시 힘을 얻는 게 이 친구들이다. 감사합니다. 수고해요. 말 한 마디가 그렇게 힘들까.

이 땅의 수많은 감정 노동자들의 눈물을 보지 않게 되는 날이 올 때까지 난 소통하고 소통할 것이다. 그게 이 회사를, 그리고 텔레마케팅을 평생의 업으로 삼은 사람이 해야 할 시대적 소명이라고 생각한다.  

이수연
-제이앤비컨설팅 대표이사(현)
-한국HR서비스산업협회 부회장(현)
-영등포구청 중소기업 창업지원센터 위원(현)
-호서대학교 벤처전문대학원 경영학 박사
-여성가족부 가족친화우수기업 표창
-고용노동부 남녀고용평등 우수기업 표창
-제45회 상공의 날 모범 상공인 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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