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근박사의 물류이야기] 멀티 페르소나 소비자와 제조·유통·물류의 합체
[이상근박사의 물류이야기] 멀티 페르소나 소비자와 제조·유통·물류의 합체
  • 편집국
  • 승인 2019.11.11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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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가면을 쓴 멀티 페르소나 소비자들”은 가성비와 프리미엄 소비가 공존
●E2E(Everyone-to-Everyone), 개인중심경제(Individual-centered economy)로 전환
●4차산업혁명시대는 소비자의 다면성에 대응하는 제조·유통·물류의 융합(통합) 전략이 필요
●물류센터는 ‘밸류 네트워킹 거점’, 이동중인 선박, 열차, 차량은 생산·보관·배달 동시 수행
이상근 
산업경영공학박사 
삼영물류(주) 대표이사

미래세대인 Z세대(1995년-2005년생)는 기성 세대의 ‘10인(人) 1색(色)’이나 선배 세대의 ‘1인 1색’의 문화와는 다른 ‘1인 10색’의 세대로 다른 세대와 다른 유전자를 갖고 태어났다. 

이제 절반이상이 성인이 된 Z세대는 4차산업혁명 시대의 도래와 함께 가정, 학교, 직장 등 우리사회 전반에 걸쳐 문화, 소비, 생산, 서비스, 물류 등에서 그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천 개의 가면을 쓴 멀티 페르소나 소비자들”, 김난도교수는 2020 『트렌드 코리아 2020』에서 내년의 트랜드를 한 문장으로 설명했다.

지난 4일 대한상공회의소 “트랜드코리아 2020: 유통트랜드에의 함의” 제목의 강의에서 김교수는  “소비자는 아침과 저녁 다르고 집에서와 밖에서 다르다. 근무시간 전인 회사 출근 엘리베이터에서와 근무 시간과 퇴근 후 다르다. 혼자 있을 때 다르고 여럿 있을 때 다르며, 일상에서 다르고 여행 가서 다르다. 딸일 때 다르고 아내일 때 다르고, 엄마일 때 다르다. 이렇게 우리는 모두 조금씩 정체성을 바꿔가면서 살아간다.”고 했다.

또한 “유튜브 할 때 다르고, 페이스북 할 때 다르고, 트위터 할 때 다르며, 인스타그램 할 때 다르다. 하나의 SNS 채널에서 복수의 계정을 번갈아가며 사용하기도 한다. 나를 표현하기 위한 수많은 온라인 활동이 이제는 진짜 나를 숨기는 도구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정체성의 지나친 노출과 교묘한 숨김은 ‘좋아요’와 ‘팔로워’로 통칭되는 ‘느슨한 연대’ 그리고 ‘디지털 허언증’과 관계가 깊다.” 고했다.

익명성 인터넷 커뮤니티의 확산과 수많은 SNS의 등장으로 인간의 변검술은 그 어느 때보다 쉬워졌다. 매체의 상황에 맞는 다면적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한 시대이다.

◆E2E(Everyone-to-Everyone), 개인중심경제(Individual-centered economy)로 전환

4차 산업혁명시대는 쇼셜 미디어, 모바일, 애널리틱스(Analytics), 클라우드와 같은 최신 디지털 기술을 통해 사람, 기업, 정부 간 상호 관계도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E2E(Everyone-to-Everyone) 경제로의 패러다임 전환, 연결성(Connectedness)의 강화, 개인중심경제(Individual-centered economy) 전환의 속도가 빠르다.

개인이 원할 때 즉각 개인의 위치, 성향 등을 분석해 맞춤형 생산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디맨드(On Demand) 서비스 이용이 늘어나고 있다. 이미 제작된 상품만을 고르는 공급자 주도형 대량 소비시대는 저물고 개인화된 극소규모의 수요가 새로운 트렌드로 등장하고 있다.

최근 제조업은 ‘개방형 제조서비스(FaaS, Factory as a Service)’와 ‘無 공장 제조 기업(Factoryless Goods Producers)’ 의 확산으로 시제품과 제품 생산에서 맞춤형 차별화가 쉬어졌다. 유휴 공장과 스타트 업 기업을 연결시켜주는 미국의 Maker's row의 기본 아이디어는 같은 제조시설이더라도 소유주에 따라 다품종 소량생산, 소품종 대량생산, 맞춤형 대량생산 등 선호가 다른 점에 기반을 두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도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이 인터넷을 통해 아이디어 시제품 제작을 의뢰하거나 신제품 제작을 의뢰하면, IoT기반 스마트팩토리에서 이 제품을 생산하고 이를 온라인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제품을 고객에게 전달하는 개방형 제조서비스를 시작하였다. 이 개방형 제조서비스는 개인과 기업에게 개별 수요(욕구)에 대응하는 ‘맞춤형생산’이 가능하다.

◆4차산업혁명시대는 소비자의 다면성에 대응하는 제조·유통·물류의 융합(통합) 전략이 필요

천 개의 가면을 쓴 소비자들을 상대해야 하는 스마트시대의 기업은 고객맞춤화(Customizer)와 개인화(Personalization)를 넘어 개별 소비자의 다면성에 대응하는 제조·유통·물류의 융합(통합)적 전략이 필요하다.

다보스포럼(2016)에서는 4차산업혁명의 정의를 “물류적 세계(현실)과 사이버 세계(가상)과 바이오세계(인간)의 3개의 세계의 융합이 만드는 산업혁명”으로 정의했다. 

즉, 4차산업혁명은 인간을 위한 물리적 세계(현실)과 사이버 세계(가상)의 융합에 의한 혁명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 혁명의 바탕에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VR/AR, 로봇, 바이오 등의 기술혁신이 있다

4차산업혁명으로 형성된 스마트 시대에는 더 이상 산업간의 영역을 고집하기는 어렵다. O2O 서비스는 유통과 서비스에 물류가 연결되면서 실체가 있는 서비스로 전환되면서, 물류·유통·서비스가 합체된 새로운 형태로 우리 생활 속으로 들어왔다. 

제조업은 서비스화되고, 서비스는 현실의 기반(Device)이 없이는 그 힘을 발휘하기 어렵다. 유통업은 제조업으로, 제조업은 유통업으로, 이들은 물류서비스를 합해져 통합적은 플랫폼을 만들어야만 천의 얼굴을 가진 소비자에 대응 할 수 있다. 

◆아마존은 온라인, 오프라인 유통과 물류, 제조 통합 플랫폼 구축

천의 얼굴을 가진 소비자에 대응하기 위해 아마존과 알리바바같은 기업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유통의 합체, 여기에 제조의 합체, 다시 물류의 합체를 빠른 속도로 진행하고 있다.

아마존은 미국 전체가구의 34%가 반경 8Km내에 거주하는 홀푸드(Whole Food), 오프라인 서점Amazon Books와 화상인식, 센서퓨전, AI,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으로 무장한 아마존 고(Amazon Go)을 통해 오프라인 진출하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유통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또한 아마존은 유통과 제조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18년 7월 현재 아마존은 아동복의 ‘Moon & Back’, 커피의 “Amazon Fresh’, 화장품의 ‘Beauty Rules’, 남성의류의 ‘Proform’ 여성의류 ‘7 Goals’, 스낵의 ‘Happy belly’ 등 68개의 자기 브랜드와 건전지, 가구 등을 ‘Amazon Basic’을 통해 제조 플랫폼(Manufacturing Platform)을 구축하고 있다. 

아마존은 물류와의 경계도 허물고 있다. 아마존이 UPS, 페덱스, 미국우체국(USPS) 등 물류회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수억 달러를 지불하면서 책부터 가구까지 모든 것을 배송했었다. 그러나 ‘13년 크리스마스 시즌 때 UPS의 배송이 늦어지면서 고객에게 사과했던 경험 이후 자체 배송을 준비하면서 물류에 과감한 투자를 해왔다.

아마존은 ‘14년 4월부터 자가트럭을 보유하기 시작하면서 육상 수배송을 내재화했다. ‘17년 12월 현재 약 6,000대의 트럭을 보유하고 있다. 해상 운송은 ’15년 11월 우리나라의 Forwarder와 같은 NVOCC (Non Vessel Operation Common Carrier) 면허를 미국 연방해사위원회(Federal Marine Commission)으로부터 취득했다. 

항공운송은 ‘15년 12월 자체항공기 도입을 발표하고 ‘16년 8월 현재 40여대의 보잉 767 를 리스하여 “Amazon One’이라 명명했고, ‘17년 2월 켄터키 인근지역에 $1.5B을 투자하여 신규공항 건설을 발표했다.

창고 운영과 네트워크 확장을 위해 ‘17년 한 해에만 26개의 풀필먼트 센터를 신설했고 현재 미 전역에 50개가 넘는 풀필먼트(Fulfillment) 물류센터를 운영 중이며, P&G 등 기업으로부터 확보한 물류센터는 200여개를 훨씬 넘는다.  

물류내재화의 기반에는 119불의 연회비를 납부하고 연 평균 1,400불을 아마존에서 소비하는 아마존 프라임(Amazon Prime)회원수가 1억명(미국 전자상거래 이용고객의 32%)을 돌파(‘18년 8월)하여 119억불(한화 약14조원)의 회비를 익일 무상 배송을 위한 재원으로 확보하고 있다. 

아마존의 물류플랫폼은 4차산업기술을 탑재하고 있다. SWA(Shipping with Amazon), FBA (Fulfillment by Amazon) 시스템에 예측배송, 자율주행차, 물류로봇 키바(Kiva) 웨어러블 팔찌, 드론(옥토콥터; Prime Air), 아마존 대쉬(Dash), 아마존 라커(Locker) 등 아마존이 보유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수중창고, 벌집물류타워, 공중물류센터, 달리는 열차 이동창고 등 신기술 특허와 하이퍼 루프(Hyperloop)와 드론을 이용한 신개념 배송시스템과 막대한 물류 인프라가 유기적으로 결합되면 하루에도 몇 번씩 바뀌는 소비자에 대응이 쉬워질 것이다.

◆알리바바 盒馬鲜生은 소비패턴 분석, 매장정보화, 플랫폼⋅물류⋅모바일 결제 생태계 구축 

알리바바 마윈회장은 ‘16년 10월 알리원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머지 않아 전자상거래란 말이 사라질 것“이라고 천명하였다. 온라인 만으로 존재하는 커머스는 더 이상 생존하기 힘들고, 온라인 커머스와 오프라인 커머스, 물류가 연결을 넘어 하나로 ‘합체’된 ‘신유통’이 New Normal이 될 것이라 선언했다. 

장융(张勇) 알리바바 최고경영자(CEO)는 “허마센성(盒馬鲜生)은 오프라인 매장을 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온라인상의 쇼핑몰 톈먀오의 소비 데이터(분석) 능력을 활용해 오프라인에서 허마와 다른 일련의 유통 브랜드를 통해 중국의 신유통 길을 탐색하기 위한 것” 이라고 설명했다. 

알리바바의 ‘18년 회계연도(2017년 4월~2018년 3월)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신유통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소매 전자상거래의 기타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25% 증가했다. 알리바바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신유통 비중도 6%로 전년 동기 대비 4%포인트 상승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물류를 결합한 알리바바의 신유통 허마셴성의 성공요인으로 차이종신(蔡崇信) 알리바바 부회장은 ①빅데이터를 통한 소비추세 분석 ②유통매장 정보화를 돕는 기술력 ③플랫폼⋅물류⋅모바일 결제 등으로 구성된 안정된 생태계 등 3가지를 꼽았다. 

구매력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의 가격 경쟁력을 갖춘 알리바바가 글로벌 물류 시스템까지 갖추게 된다면 멀티 페르소나 소비자화 되는 전 세계 전자상거래 시장에서의 패권 장악도 가능할 것이다. 

◆물류센터는 ‘밸류 네트워킹 거점’, 이동중인 선박, 열차, 차량은 생산·보관·배달 동시 수행

소비자의 다면성에 대응하기 위해 B2C물류는 대량 생산 보다 소량 소규모 스피드 생산이 가능해야 한다. 대형공장의 컨베이어 생산 방식보다는 소량 다품종 생산이 가능한 셀(Cell) 생산방식의 보편화될 것이다. 이에 따라 물류센터나 매장은 생산기능이 추가될 것이다. 

이는 개인 맞춤형 생산을 쉽게 한다. 아디다스(Adidas)는 스토어팩토리(Store Factory)를 통해 2시간반만에 개인맞춤 상품을 제조해 판매하고 있다. 럭셔리 브랜드 구찌(Gucci)의 온라인 단독 컬렉션에서는 다양한 컬러와 이니셜을 선택하여 자신만의 감성이 담긴 단 하나뿐인 오피디아 토트백과 에이스 스니커즈를 디자인할 수 있다.

3D프린팅 발전은 킨코스(Kinko’s) 같은 전문점에서 주문 즉시 맞춤 생산을 가능하게 한다. 자라 창업주 아만시오 오르데가는 “자라의 경쟁자는 3D프린터로 미래의 의류회사는 디자인을 팔 것!’이라 했다. 자라의 매장은 고객의 주문 즉시 생산, 보관, 판매, 배달하는 통합기능(공장. 물류센터. 매장)으로 변신할 것이다.

B2B, B2R물류는 제조방식이 ATO(Assembly to Order)로 변함에 따라 공장이 아닌 매장과 물류센터에서 고객수요 맞춤형 조립과 부가가치서비스(Value Added Service)를 통해 최종 생산하는 지연전략(Postponement Strategy)이 일반화되고, 조립을 넘어 생산 전 공정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물류센터는 개인화된 극소 수요 대응이 가능한 맞춤형 생산(MTO: Make To Order)에 부응하는 센터로 기능이 전환될 것이다. 이에 따라 물류센터는 넉다운(Knock down) 방식으로 생산된 모듈(부품)들을 물류센터에서 보관. 조립. 가공하거나 AS와 온라인판매까지도 대응이 가능하여야 한다.

조달, 생산, 물류의 JIT시스템은 재고를 극소화시킨다. 따라서 물류센터 입지도 산업공단, 항만 인근의 대형센터에서 소비자의 개별화된 수요와 납기(긴급배달, AS 등)에 대응하기 쉬운 도심내 소규모 물류센터수요가 늘 것이다.

운항중인 선박, 이동중인 화물열차, 배달차량 등 운송수단은 머지 않은 미래에는 (무인)생산과 (무인)보관, (무인)배송의 통합 기능 수행할 것이다. 아마존은 3D프린터를 탑재한 트럭을 이용해 운송 시간을 줄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완성품을 운반하는 기존의 개념을 파괴하고 주문을 받은 제품을 움직이는 차 안에서 제조하면서 배송지로 이동해 배송 시간을 단축한다.

스마트 시대의 물류는 조달, 생산, 물류 전 과정에 재고없는 JIT(Just in Time)시스템을 지향하고, 공장, 매장, 물류센터는 기능이 통합되어 주문 즉시 생산, 보관, 판매, 배달 기능을 수행 할 것이다.

물류센터는 ‘밸류 네트워킹 (Value Networking)’ 거점이 될 것이고, 운항중인 선박, 이동중인 화물열차, 배달차량은 생산과 보관, 배달을 동시에 수행하게 될 것이다.

2020년 새로운 트랜드는 소비자 맞춤형 생산과 서비스를 넘어 다면성과 변검술에 능한 소비자의 극소규모의 수요에 대응하는 제조 유통 물류 통합플랫폼의 등장이 필요하다.

이상근(ceo@sylogis.co.kr)
-산업경영공학박사 
-삼영물류(주) 대표이사(현)
-국토교통부 물류산업 공생발전협의체 위원 (현)
-국토교통부 규제심사위원  (현)
-인천지역 인적자원개발위원회 위원(물류분과위원장) (현)
-대한상공회의소 물류위원회 부위원장(겸 실무위원장) (현)
-국립 인천대학교 전문교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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